영화 <너의 이름은.>

키미노 나마에와! (君の名前は)

지난 2017년, 모두가 한 번쯤은 들어봤던 이 명대사. 일본어를 모르는 사람도 이 문장의 뜻만큼은 알 것이다.

코로나 19의 여파로 다양한 재개봉작이 넘쳐나는 요즘 극장가, <너의 이름은.>과 <날씨의 아이>가 따뜻한 봄을 맞아 다시 찾아왔다. <너의 이름은.>은 일본 애니메이션이 하락세였던 우리나라 극장에 돌풍을 몰고 왔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아닌 일본 애니메이션이 이렇게까지 인기를 끈 것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 이후 오랜만에 있는 일이었다.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으로 무려 370만 관객을 동원하며 3억 6천 달러 이상의 전세계 흥행 수익을 올렸다. 이후 <날씨의 아이>로 돌아온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또 한 번 자신만의 세계관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우리나라뿐만이 아니었다. <너의 이름은.>과 <날씨의 아이>는 전세계로 뻗어나가며 호평을 받았고, 많은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애니메이션, 그 장르만이 갖는 많은 특성 중 하나는 바로 더빙이다. 살아 움직이는 그림에 목소리를 선사하는 일은 영화의 몰입도를 높이는 중요한 작업이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영화는 성우들만큼이나 배우들이 더빙을 하는 경우가 많다. 목소리만으로 우리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그 배우들, 얼굴이 보이지 않아 몰랐지만 사실은 핫한 배우들이 대거 포진해있다.


<너의 이름은.>

영화 <너의 이름은.>

카미시라이시 모네

카미시라이시 모네 / 미야미즈 미츠하

<너의 이름은.>의 주인공 미야미즈 미츠하 역을 더빙한 카미시라이시 모네는 일본의 유명 여배우 오디션을 통해 만 13세의 이른 나이에 연예계에 데뷔했다. 어린 나이지만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는데, 외화의 일본어 더빙을 맡기도 했다. 노래 실력도 뛰어나 <너의 이름은.>의 엔딩곡을 직접 불렀다. <너의 이름은.> 이후에도 계속해서 드라마, 영화에서 주조연으로 활약하던 카미시라이시 모네는 올해 1월 <사랑은 계속될 거야 어디까지나>의 주인공 사쿠라 나나세 역으로 캐스팅됐다.

드라마 <사랑은 계속될 거야 어디까지나>

일본에서 지난 주 종영한 이 드라마는 화요일에 방송했음에도 동시기에 방영한 모든 시간대의 드라마를 통틀어 평균 시청률 2위를 기록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최근 대부분의 일본 드라마가 장르물이었기 때문에 로맨스에 목말라 있던 시청자들의 마음을 제대로 저격한 것이다. 순환기내과의 츤데레 의사와 신입 간호사의 로맨스를 그린 이 드라마는 일본 방영 후, 우리나라에서도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며 채널W에서 방영을 시작했다. 현재 7화까지 방송됐으며, 네이버 시리즈에서 다시 보기 서비스를 하고 있다.


영화 <너의 이름은.>

나가사와 마사미

나가사와 마사미 / 오쿠데라 미키

우리나라에 국민 여동생 문근영, 국민 첫사랑 수지가 있다면 일본엔 나가사와 마사미가 있다. 대히트를 쳤던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에서 히로세 아키 역을 연기했던 나가사와 마사미는 엄청난 인기를 끌며 국민 첫사랑에 등극했다. 이 영화로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조연 여배우상의 최연소 수상자가 됐고, 각종 영화상에서 트로피를 휩쓸었다. 이후에도 영화에서의 청순한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비슷한 역할로 필모그래피를 쌓아왔지만, 나가사와 마사미의 진가는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 후에 빛을 발하게 된다.

드라마 <컨피던스맨 JP>

이미지 변신을 시작한 나가사와 마사미는 성우, 연극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큰 키와 시원시원한 이목구비에 잘 어울리는 이미지로 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이후 나가사와 마사미는 주로 영화 활동을 해왔는데, 2018년 주연을 맡았던 드라마가 큰 반응을 얻는다. 바로 세 명의 사기꾼이 악인들로부터 거액을 갈취하는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 드라마 <컨피던스맨 JP>다. 이 작품에서 나가사와 마사미는 능청스러운 연기로 다소 돌아이(?) 같은 캐릭터를 독자적인 매력으로 소화해내 큰 인기를 얻었다. 이 드라마는 인기에 힘입어 스페셜화까지 방영한 것도 모자라 극장판으로 제작됐고, 현재 극장판 2편까지 일본에서 5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또한 나가사와 마사미의 영화 <첫키스만 50번째>는 26일 한국에서 개봉해 현재 상영중이다. 나가사와 마사미의 색다른 매력이 철철 흘렀던 <컨피던스맨 JP>는 왓챠플레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


영화 <너의 이름은.>

나리타 료

나리타 료 / 테시가와라 카츠히코

<너의 이름은.>에서 미츠하의 친구 테시가와라 카츠히코를 연기했던 나리타 료는 특유의 분위기로 틀에 박히지 않은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는 배우다. 일본에서 다수의 인기 배우들을 배출한 유명 잡지 맨즈논노의 모델 출신으로, 조연부터 차근차근 시작해 최근 주연으로도 활약하고 있는 주목받고 있는 배우다.

영화 <사랑이 뭘까>

나리타 료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드라마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인데, 일본에서 대히트를 기록했고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작품에서 비밀을 가진 미남 후배 우메하라 나츠키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 외에도 싸이코패스, 동성애자 등 개성 강한 캐릭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표현해내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닌 배우다. 그리고 이번에는 로맨스에 도전했다. 다음 달 우리나라에서 개봉하는 영화 <사랑이 뭘까>를 통해 현실 로맨스를 보여줄 예정이다.


<날씨의 아이>

영화 <날씨의 아이>

다이고 코타로

다이고 코타로 / 모리시마 호다카

"일본이야말로 열등한 존재예요." <봉오동 전투>를 본 사람이라면 일본의 월강추격대장 앞에서 당당히 저 대사를 말하던 소년병을 기억할 것이다. 다이고 코타로는 <봉오동 전투>에서 일본의 부당함을 깨닫게 되는 독립군의 포로 소년병 유키오 역으로 신스틸러에 등극하며 한국 관객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한국에서 촬영할 당시, SNS에 다양한 한국 관련 사진을 업로드하며 즐거워하는 귀여움을 보여주기도 했다.

영화 <봉오동 전투>

다이고 코타로는 2000년생의 어린 나이지만 연극 무대로 다져진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영화, 드라마에 조금씩 얼굴을 비치고 있다. 최근에는 위에서 언급한 카미시라이시 모네 주연 드라마 <사랑은 계속될 거야 어디까지나>에서 심장병을 앓고 있는 프로게이머 소년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아직은 출연한 작품이 많지 않지만, 매 작품마다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다이고 코타로는 앞으로 쌓아갈 필모그래피가 더 기대되는 배우임이 분명하다.


영화 <날씨의 아이>

오구리 슌

스가 케이스케 / 오구리 슌

<고쿠센>, <꽃보다 남자>, 이 드라마들을 떠올리면 청춘의 향수에 젖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한창 일드가 유행이었던 그때 그 시절, 오구리 슌은 두 드라마에 연속으로 출연하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이기 때문에 지금도 오구리 슌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오구리 슌은 이후 청춘 배우에 그치지 않고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며 연기력을 쌓았다. 그 결과, 1994년에 데뷔해 데뷔 27년차를 맞은 지금까지도 로맨스, 장르물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일본 대표 배우로 활약하고 있다. 차근차근 쌓아온 뛰어난 연기력으로 주연 작품은 물론 특별 출연만으로도 눈길을 끄는 대체 불가 배우다. 2017년에는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었던 로맨스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에서 남자 주인공의 12년 후 모습을 연기, 한국 관객들에게 변함없이 훈훈한 모습을 보여줬다.


영화 <날씨의 아이>

혼다 츠바사

스가 나츠미 / 혼다 츠바사

한국에 단발병을 부르는 연예인이 여럿 있다면 일본에서는 그 중 한 명이 혼다 츠바사다. 늘 쾌활한 분위기의 단발 스타일로 많은 이들의 단발병을 불러 일으킨다. 잡지 모델 출신으로 밝고 세련된 이미지의 역할을 맡아왔는데, <날씨의 아이>에서도 화려한 캐릭터인 스가 나츠미의 더빙을 맡았다. 최근에는 드라마, 영화에서 주조연을 오가며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있다.

영화 <신문기자>

혼다 츠바사는 최근 심은경이 일본아카데미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주목 받았던 영화 <신문기자>에도 조연으로 출연했다. 개인적인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바로 요즘 핫한 유투버다. 팬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게임 오타쿠로 2018년에 개인 유튜브 게임 채널을 개설했다. 이 채널은 한 달만에 구독자수 100만명을 돌파, 현재 163만명에 도달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씨네플레이 이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