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떠나고 싶은 계절이 왔다. 집밖엔 봄꽃들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꼬까옷(?)을 차려입고 방문 박차고 놀러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강제 집콕 중인 요즘. 집에서 눈호강 패션으로 이 마음을 대리 만족시켜줄 영화와 드라마를 봐보는 건 어떨까? 입고 나갈 수는 없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반짝이는 고전 의상부터 지금 당장 따라해보고 싶은 패션 꿀팁이 가득한 작품까지 한데 모았다.
<드레스메이커>
출연 케이트 윈슬렛, 주디 데이비스, 리암 헴스워스
25년 전 소년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억울하게 마을에서 쫓겨난 틸리(케이트 윈슬렛)가 디자이너가 돼 마을에 돌아온다. 틸리는 화려한 드레스 선물로 마을 사람들의 경계를 풀고 환심을 사기 시작한다. 하지만, 틸리는 과거 살인사건에 숨겨진 비밀을 찾아내게 되고 자신만의 복수를 시작한다.
1950년대 오트쿠튀르와 케이트 윈슬렛의 조합은 더 말해봐야 입만 아프다. 케이트 윈슬렛의 패션뿐만 아니라 극중 틸리가 만들어내는 모든 드레스와 패션은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오트쿠튀르를 완벽하게 재현해냈다. 이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 1950년대 오트쿠튀를 황금기를 간접 체험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총 대신 재봉틀을 든 케이트 윈슬렛의 우아한 복수극이라니, 이보다 더 완벽한 조합은 없을 것이다.
<수수하지만 굉장해! 교열걸 코노 에츠코>
출연 이시하라 사토미, 스다 마사키, 혼다 츠바사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이 드라마는 패션 잡지 '랏시'의 편집자가 되고 싶은 주인공 코노 에츠코의 이야기를 그린다. 자신이 사랑하는 잡지의 출판사에 입사하기 위해 몇 년째 면접을 거듭한 코노 에츠코(이시하라 사토미). 드디어 입사에 성공하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잡지 편집부가 아닌 교열부에 배속된다.
이 드라마는 주인공 이시하라 사토미의 패션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는 평이 있을 정도로 매 회 눈호강 패션이 쏟아지는 작품이다. 드라마 중간 중간 이시하라 사토미가 선보인 착장을 모두 짚어주는 컷이 따로 있다는 점만 봐도 얼마나 패션에 신경을 쓴 작품인지 알 수 있다. 정말 꼭 한 번은 따라해보고 싶은 오피스룩부터 데이트룩, 홈웨어까지 다양한 패션을 선보여 많은 이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이 작품은 왓챠플레이와 웨이브로 즐길 수 있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출연 티모시 샬라메, 아미 해머
이번엔 남성 캐릭터의 패션이 눈을 사로잡았던 영화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1983년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열 일곱 살 소년 엘리오(티모시 샬라메)와 스물 넷 청년 올리버(아미 해머)의 이야기를 그린다. 뜨거운 햇살 아래 펼쳐지는 두 사람의 이야기와 이탈리아의 모습을 스크린에 아름답게 담아냈다.
이 작품에서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은 영상미만이 아니다. 영화를 본 관객의 대부분이 두 주인공의 패션에 마음을 뺏겼다. 빈티지한 분위기의 셔츠와 피케 셔츠가 특히 눈에 띄는 아이템인데, 적당한 오버핏 패션이 자연스러운 멋을 자아내 이탈리아의 여름과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단순히 옷만 눈길을 끈 것이 아니라 시계, 팔찌, 컨버스 등의 패션 아이템도 주목받았다. 성별을 가리지 않는 유니섹스 스타일로 여성 관객들의 관심도가 높았다.
<작은 아씨들>
출연 시얼샤 로넌, 엠마 왓슨, 플로렌스 퓨, 엘리자 스캔런, 티모시 샬라메
1868년 출간된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은 아씨들>을 또 한 번 스크린에 옮긴 영화 <작은 아씨들>. 영화로, 또 드라마로 이미 수많이 각색된 작품이지만, 그레타 거윅 감독을 통해 다시 한 번 재해석돼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았다. 각기 다른 꿈과 성격을 지닌 네 자매와 그들과 인연을 쌓아가는 사람들을 그린 이 영화는 19세기 후반 미국의 모습을 잘 담아냈다. 그리고 그 특유의 분위기를 완성시켜준 것이 바로 의상이다.
이 작품 속엔 평소에 입어볼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모두가 한 번 쯤 도전해보고 싶은 시대극 의상들이 가득 등장한다. 특히 의상 속에 네 자매의 개성을 잘 녹였다는 점이 눈에 띈다. 우아한 첫째 메그, 활기찬 둘째 조, 낭만적인 셋째 베스, 그리고 세련된 막내 에이미. 의상을 통해 드러나는 네 자매의 개성을 느껴보는 것도 이 작품을 더욱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
자매들의 의상뿐만이 아니다. 남성 캐릭터들의 의상 역시 눈을 즐겁게 한다. 조끼, 남성 블라우스 등의 아이템은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기에 볼 수 있는 특별함이다. <작은 아씨들>의 의상은 <오만과 편견>, <어톤먼트> 등 유명한 고전 영화 의상을 담당했던 재클리 듀런의 손에서 탄생했는데, 미국 아카데미, 영국 아카데미,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 등에서 의상상을 휩쓸었다.
씨네플레이 이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