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고 즐거운 소식을 접하기가 어려운 시기다.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정리해고와 임금삭감 소식이 들려온다. 이런 때 외출도 제대로 하지 못하니 우울함은 더 심해진다. 갑갑하고 속상해도 나와 다른 사람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외출과 모임은 삼가고, 책을 읽거나 VOD로 영화나 드라마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등 가능한 엔터테인먼트를 잘 활용해보자. 이젠 영화제, 공연 실황 등 안방에선 즐기기 어렵다고 생각한 것들이 스트리밍 서비스로 여러분을 찾아오기 때문이다.


영화제 취소로 영화를 공개하지 못한 사람들을 돕고 있다

- 마크 듀플라스

마크 듀플라스

코로나19 사태로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 트라이베카, 칸 등 여러 영화제가 연기되거나 취소되면서, 영화제에서 영화를 공개하려 했던 필름메이커들이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IFC, 매그놀리아 등 인디영화 전문 배급사들의 업무가 극장 폐쇄로 사실상 중단되면서, 이들에 영화 배급권을 판매했던 제작사들의 기회도 없어졌다. 결국 스트리밍 서비스 등 홈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눈을 돌렸지만, 넷플릭스 등 거대 기업에 ‘입주’하기는 꽤 어렵다. 최근 마크 듀플라스는 이런 상황에 처한 필름메이커들을 도우려 나섰다. 그와 형 제이가 운영하는 듀플라스 브러더스 프로덕션의 인맥을 이용해 적절한 공개 플랫폼을 찾고, 플랫폼 측이 만족할 만큼 영화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듀플라스는 “업계 전체가 다들 멈춰 있거나 매우 느리게 움직이고 있지만, 아직 죽진 않았다”라며 모두가 희망을 가지길 당부했다.


맹수가 무서워서 <타이거 킹>을 못 본다

- 래리 데이비드

<타이거 킹: 무법지대>

요즘 미국 네티즌들에게 가장 핫한 콘텐츠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타이거 킹: 무법지대>(이하 <타이거 킹>)이다. 사설 동물원을 운영하며 맹수를 사육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회차를 거듭할수록 인간의 추악한 면이 드러나며 본 사람들 모두에게 충격을 안긴다. 코로나19 때문에 자가격리 중인 미국인들에게 리얼리티 쇼보다 더 강력한 자극을 선사한 만큼, <타이거 킹>이 2020년 상반기 화제성 높은 콘텐츠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건 어렵지 않아 보인다. 당장 소셜 미디어에서 ‘타이거 킹’이나 ‘조 이그조틱(다큐의 중심인물)’을 검색하면 재미있는 밈(Meme)이 마구 쏟아진다. 이렇게 “남들이 다 보는” 콘텐츠를 1분도 보지 못하고 끈 사람이 있으니, 바로 <커브 유어 엔수지애즘>(Curb Your Enthusiasm)의 래리 데이비드다. 여러 번 도전했지만, “등장하는 호랑이나 사자가 너무 무서워서 매번 실패했다”고 한다.


<부통령이 필요해> 주인공은 코로나19 사태에 잘 대처할 것이다

- 데이비드 맨델

<부통령이 필요해>

코로나19가 대유행이 되면서 각국 지도자들의 리더십도 시험에 들었다. 특히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가벼이 여긴 리더들은 비판 여론에 시달리고 있다. 현실이 돌아가는 꼴에 실망한 사람들은 한 번쯤 이런 상상을 해봤을지도 모른다. <하우스 오브 카드>의 프랭크 언더우드(케빈 스페이시)라면, <웨스트 윙>의 바틀렛(마틴 신) 대통령이라면 어떻게 대처했을까? 최근 TV 작가 35명은 “자신의 작품 속 주인공이 코로나19 사태를 맞았다면?”이란 주제로 어떤 에피소드를 쓸지 상상했다. 그중 작가 데이비드 멘델은 한때 TV 속 대통령이었던 <부통령이 필요해> 셀리나 마이어가 모두의 예상과 달리 잘 대처할 것이라 상상했다. 왜? 마이어는 이미 전략담당 켄트 데이비슨을 통해 바이러스 대유행의 위험성을 알 뿐 아니라, “안 예쁜 사람을 싫어하는 만큼 아픈 사람도 싫어하기 때문”이다. 멘델의 상상이라면 현실 풍자 코미디마저 현실보다 더 나을 수도 있겠다.


데이브 바티스타를 캐스팅하려 싸워야 했다

- 제임스 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데이브 바티스타

영화감독이 배우를 캐스팅하는 데 가장 믿는 것은 무엇일까? 오디션, 평판, 본인의 직감 등 다양한 게 있겠지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제임스 건 감독은 “배우와 함께 일한 감독의 평가”를 가장 정확한 레퍼런스로 꼽는다. 건은 최근 트위터에서 팬들과 질문/답변 시간을 가졌는데, 캐스팅 과정에서 “직감을 믿으면 십중팔구 실패한다”라며 “함께 일한 사람들의 평가가 캐스팅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이 적역이라 생각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스튜디오와 다른 제작자들을 끈질기게 설득하는데, <가오갤> 때는 데이브 바티스타를 드랙스에 캐스팅하려고 스튜디오와 싸워야 했고,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밝혔다. 건이 고집을 꺾어서 다른 배우가 드랙스를 연기할 수 있었겠지만, 바티스타가 아니라면 건의 비전이 100% 실현될 수 없지 않았을까?


에그테일 에디터 혜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