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본드의
멋진 애스턴 마틴을
기억하는가?

<007 스펙터>, 간지가 차 보닛에도 좔좔 흐른다

몸에 딱 맞는 슈트와 매력적인 여성과 함께 첨단 자동차는 첩보원의 상징이다.
007 시리즈에 나오는 본드카는 저런 게 말이 되나 싶을 정도로 별의별 첨단 장치와 빼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하지만 늘 등장 이후 이내 구겨진 종이처럼 사라지지만.
 
새로운 첩보영화의 히어로 제이슨 본은 과연 어떤 차를 타고 추격전을 펼칠까?
시리즈별로 등장한 본의 차를 소개한다. 놀라지 마시라 당신의 차와 비슷하다.

차보단 운전실력이다.


<본 아이덴티티>의 '오스틴 미니'

<본 아이덴티티>의 '오스틴 미니'. 여친(마리)의 차를 이렇게 몰고 있다.

파리 경찰들과의 자동차 추격신에서 제이슨 본은 낡은 오스틴 미니를 타고 고성능의 경찰 오토바이와 순찰차를 모두 따돌린다. 파리의 좁고 구불구불한 도로에 미니의 작은 몸집은 날렵한 코너링을 구사한다. 제이슨 본의 운전실력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오스틴 미니. 영화 <이탈리안 잡>에서는 금괴를 옮기던 장면에 등장

미니의 역사는 오스틴(Austin Mini)에서 시작했다. 미니는 1959년 8월 26일 공개되는데 당시 설계는 알렉 이시고니스가 맡았다. 오스틴의 레오나드 로드의 주문에 따라 기존의 엔진을 사용하고 기존 차량들의 길이를 유지하면서 3륜 버블카(Bubble Car)가 아닌 초소형 4기통, 4륜차를 만들게 된다. 
미니는 오스틴 세븐(Austin seven)과 모리스 미니 마이너(Morris Mini Minor)라는 두 가지 모델명을 사용했는데 여기서 미니라는 이름은 로드가 이시고니스에게 미니어처 수준의 작은 자동차를 개발하라고 요구 한데서 유래한다고 전해진다.

<본 슈프리머시>의 '볼가' 택시

<본 슈프리머시>의 자동차 추격신, 미터기는 꺾었던가?

모스크바에서의 자동차 추격신은 최고의 카체이싱 장면으로 꼽힌다. 
제이슨 본은 길에 주차된 택시를 훔쳐 달아나게 되는데 이 자동차가 러시아 자동차업체인 VOLGA가 만든 1998년형 GAZ-3110이다그저 러시아에 돌아다니는 흔한 택시이다마치 우리나라 쏘나타 택시처럼. 제이슨 본은 이 차량으로 엄청난 성능의 벤츠 G바겐의 추격을 벗어난다이 장면은 자동차끼리 서로 치고받는 마치 권투선수의 격투 장면처럼 보인다. 
차끼리 주고받는 강렬한 펀치를 느껴보시라.

VOLGA GAZ-3110 모델. 이것이 바로 러시아의 국민차

본이 탈취한 택시는 VOLGA GAZ-3110이라는 모델이다.
GAZ
Gorkovsky Avtomobilny Zavod 약자로 포드와 소련의 합자형태로 1929 설립된 회사로 이중  볼가는 가즈의 주력모델 중 하나이다.
1997 출시된 GAZ-3110 1968년 출시한 M-24 모델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100마력을 내는 2.5리터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VOLGA 자동차는 러시아 고위 관료층뿐만 아니라 일반시민들의 삶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특히 택시의 경우는 동구권 나라 대부분이 채택할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본 얼티메이텀>의 쉐보레 임팔라

<본 얼티메이텀>. 미국 경찰차의 대부분이 '임팔라'다

뉴욕 시내에서 본과 뉴욕 경찰, CIA 요원들과의 자동차 추격전이 전개된다. 이때 본이 몰고 가는 차는 바로 쉐보레 임팔라이다. 미국 경찰의 순찰차로 널리 쓰이는 이 평범한 차도 주인이 바뀌는 순간 괴물처럼 뉴욕 도심을 질주한다특별히 경찰차로 많이 쓰이는 대형세단 크라운 빅토리아 대신 중간 사이즈 세단인 임팔라를 사용한 것은 쫓기는 본의 처지를 반영하는 듯하다.

9세대(2006∼2013) 임팔라. <제이슨 본>에는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모는 10세대 임팔라가 잠깐 등장.

임팔라 9세대는 2005년에 2006년형으로 출시되었다. 출시 초기에는 세 가지 엔진이 탑재되었는데, 3.5 V6 211마력, 3.9 V6 233마력, 5.3 V8 303마력이 있었다. 이 중 5.3 V8은 SS라는 트림으로 출시되었다. 변속기는 4단 자동변속기만 존재했었다. 그 후 2010년식에 와서는 SS트림이 단종되어 두 가지 엔진만 남게 된다. 또 얼마 안 가서 2년 뒤에는 이 두 엔진이 모두 삭제되고, 3.6 V6 302마력 엔진 한 가지로 대체된다. 변속기 또한 자동 6단으로 변경되었다. 
현재 팔리는 10세대의 경우 경찰차의 비중이 적은 편이지만 9세대 임팔라는 경찰차로 상당히 많이 납품되었다.

<제이슨 본>의 닷지 차저

라스베이거스 대로를 달리며 무려 170여 대의 자동차를 부쉈다. 규모로만 보면 전작에 비해서도 월등하다. <제이슨 본> 추격전에 등장한 차는 닷지 차저. 본 시리즈 중 가장 좋은 차다. 약간은 김이 빠진다. 노쇠해진 맷 데이먼 액션의 아쉬움을 차량의 높아진 사양으로 상쇄한 것 같다.
어쨌든 경찰 특수차량을 쫓는 야밤의 카체이싱은 업그레이드된 차량의 성능만큼 화끈하다.

닷지 차저 2011년식. 출력이 무려 300마력이다(예전 벤츠 G바겐을 따돌린던 택시는 고작 100마력짜리)

전형적인 미국식 스포츠카인 닷지 차저는 최고 속도를 자랑하는 유럽의 스포츠카와는 다른 길을 걷는다. ‘머슬카란 별명처럼 엔진의 배기량과 가속능력에 중점을 둔 고성능의 자동차다. 1960년대부터 70년대 초까지 큰 인기를 누리다 보험료 인상, 석유파동, 배기가스 배출 규제 등의 여파로 점차 외면받게 되어 1974년 단종되었다. 이후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2005년부터 재생산되기 시작하였고 영화에 등장하는 닷지 차저는 2011년식으로 300마력 6기통 엔진이 들어간 모델이다.


저기... 자동차 보험이죠?

한바탕 추격전이 끝나면 본의 차는 늘 만신창이 되어 버린다. 매번 한결같다. 그럼 차 수리비는 어떻게 하냐고?

걱정 마라.
전부 남의 차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다스베이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