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한 편 찍으면 많이 찍는 영화판. 촬영이 없을 때 배우들은 뭐 할까요? 이들은 불규칙한 수입과 스케줄 말고도 여러가지 이유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제 연예인 사업은 너무 흔한 일이죠. (예능에서도 사업 실패담이나 성공담은 단골 주제!) 그런 흔한 사례들 빼고, 특이한 일을 도모하고 있는 배우들을 모아보았습니다.


숙원 사업형

누구나 사소하지만 꼭 한번 이루고 싶었던 꿈들이 있을 것입니다. 여기 그 꿈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결국엔 해내고야 마는 배우들이 있습니다. 일명 '꼭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숙원 사업형들은 누가 있을까요?

스칼렛 요한슨
Yummy Pop 팝콘가게 사장님  

"우리 가족들이 가장 좋아하는 미국식 간식을 가장 좋아하는 유럽의 도시에 가져오는 걸 꿈꿔왔다."

스칼렛 요한슨이 얼마전 팝콘 가게를 오픈해 일일 판매원으로 나섰답니다. 영화에서는 포스 넘치는 연기력을 보여주었던 그녀가 팝콘가게라니. 이 친숙한 느낌은 뭐죠?

하지만 가격은 그리 친근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파리에서도 비싸다고 소문난 마레지구에 열었다고 하니까요. 뉴욕의 유명 셰프와 레시피를 고안해 버몬트, 트러플, 파마산, 체다 맛 팝콘을 판다니 영화관 팝콘 생각하시면 안될 것 같네요. 파리를 여행하신다면 한 번 들러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루퍼트 그린트
푸드트럭 아이스크림맨

"제가 처음 가졌던 꿈은 아이스크림 장수가 되는 것이었어요. 물론 허가증이 없어 판매를 할 수 없어 지방을 돌며 아이들한테 공짜로 나눠줄 계획입니다."

한때 유명한 일화였죠. <해리포터> 시리즈로 어마어마하게 돈을 번 루퍼트 그린트가 장만한 것은 스포츠카도 집도 아닌 아이스크림 트럭이었습니다.

그 당시 아이스크림 기계와 막대사탕도 잔뜩 갖다 놨다며 신나게 인터뷰를 하기도 했습니다. 비록 투잡으로 돈을 버는 건 아니지만 어린시절 꿈도 이루고, 좋은 일도 한 예라고 볼 수 있죠. 최근 인터뷰에서도 아이스크림에 대한 여전한 사랑을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언젠가 진정한(?) 아이스크림맨이 되는 걸 기대해도 되겠죠?

소지섭
래퍼

"나도 랩을 하는 건 내 발등을 찍는 도끼. 그래 또 난 열정을 태우고 태운, 랩을 듣고 즐기면서 배우는 배우"
- 소지섭의 랩 가사 中  

작품 속에서는 여심을 사로잡는 로맨틱한 모습을 보여주고 각종 인터뷰에서는 무뚝뚝하던 그는 알고보면 힙합 덕후였습니다. 직접 앨범을 제작해낼 때만 해도 그때 한 번이 끝일 줄 알았죠? 그러나 꾸준한 앨범 활동으로 팬들을 놀래키게 됩니다. 남이 뭐라 하든 하고 싶은 건 하고 사는 게 좋죠.

김영호
빵집 아저씨

"어렸을 때부터 빵집 아저씨가 되는 게 꿈이었다."

김영호는 덕후 방송 <능력자들>에 빵 덕후에 대적하는 스타로 출연했습니다. 프랑스와 독일로 빵 여행을 다녀오고, 프로그램에서 제빵 지식을 뽐내기도 했는데요. 벌써 10년이 넘게 빵집을 운영중이라는군요. (최근 예능 출연하면 연기 얘기 말고 빵 얘기만 할 정도로 빵에 대한 애착이 대단하더군요.)


영화 못지않게 전문가형

대부분의 연예인들은 연예인이 되기 전에 갖고 있던 직업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원래 직업과 영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은 능력자들도 있는데요. 그 유형들을 알아보겠습니다. 

조달환
캘리그라피 작가

"어렸을 때 난독증 때문에 글자를 그림처럼 그리다보니 어느새 캘리그라피 작가가 됐다."

대본을 이해하고 외우는 게 기본인 직업인 배우한테 난독증은 치명적인 약점입니다. 그래서 캘리그라피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역시 뭐라도 잘하면 다 도움이 되는 법입니다. 작품 개인전도 열고, 영화와 드라마의 캘리그라피도 계속하면서 진정한 투잡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예리
한국 무용수

"요즘도 무용수로 무대에 선다는 건 잘 안 알려져 있어요. 한국무용 특성상 개인공연보다 합동 무대가 많아 따로 홍보하진 않지만, 가끔 팬들이 보러와요."

한예리가 한국무용을 전공하고, 무용가로 활동했다는 사실은 많이 알고 계셨을 것입니다. 드라마나 영화, 예능에서 무용하는 모습도 많이 보여줬었구요.

그래서 에디터는 무용수가 전직인 줄만 알았는데요. 그녀의 한국무용 사랑은 아직도 식지 않았습니다. 한국무용을 다룬 영화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그녀. 영화계에서 입지를 굳혔지만 여전히 무용수로도 활동하고 있다니. 어서 한예리만 할 수 있는 한국무용 영화가 나오길 기대합니다.

이천희
목수

작년에 출판한 <가구 만드는 남자>에서 이천희는 자신을 14년 차 목수, 13년 차 배우라고 소개합니다. 두 직업 모두 10년 넘게 이어오다니. 전문가의 포스가 느껴집니다.

그가 대표를 맡고 있는 '하이브로우'의 모토는 '새 제품만 고집하기보다는 사물들을 다시 활용하는 것'이라고 하는 군요. 이런 좋은 의도를 갖고 있어서 그런지 이천희의 SNS에는 나무 냄새와 훈내가 동시에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예술가형

유아인
창작공간 '스튜디오 콘크리트' 대표

유아인은 한남동에 갤러리와 라이브러리, 아틀리에와 카페가 있는 복합형 창작공간 '스튜디오 콘크리트'를 만들었는데요.

유아인 인스타그램

평소 그의 SNS를 보면 자신의 배우 활동보다 아티스트들을 더 활발히 홍보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술과 창작활동을 하는 아티스트들을 대중과 잇는 역할을 하고 싶다며 이 공간을 만들었다는군요. 최근에는 일러스트레이터 장 줄리앙의 전시로 더 핫한 공간이 되었다고 하네요.  

조셉 고든 레빗
HIT THE RECORD 웹사이트 운영자

"컴퓨터와 인터넷만 있으면 누구나 자신의 창작물을 세상에 보여 줄 수 있어요. 유명인이 아니라도 말이에요. 흥미롭지 않나요?"

한국에서 조토끼라는 애칭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조셉 고든 레빗. 가만히 있어도 예술가의 느낌이 난다 했더니 역시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는 배우활동뿐만 아니라 'HIT THE RECORD' 커뮤니티 웹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입 자유', '참여 자유'를 모토로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이 소통하고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든 것이죠.

히트더레코드에서 1279건의 기여를 받아 43개 비디오, 167개 사진, 2개 음악을 조합하여 완성한 콘텐츠. 앤 해서웨이와 조셉의 병맛미를 볼 수 있음!

이렇게 직접 참여하고, 홍보하는 모습만 봐도 그가 얼마나 이 일에 애정을 갖고 참여하고 있는지 느껴지는군요!

최승현(탑)
미술품 경매회사 큐레이터

최승현은 지난 10월 소더비 홍콩 경매에서 '동서양 현대미술 이브닝 세일'의 큐레이터로 데뷔했습니다. 약 193억원의 판매가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큐레이터 데뷔를 했는데요. 가수 활동, 배우 활동만으로는 모자랐나요. 그의 도전이 뜬금없는 도전은 아니었습니다. 외가가 미술계에서 유명해 이쪽 계통에 조예가 깊다는군요.

"먼 훗날 제 컬렉션을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아주 작은 미술관을 만들고 싶습니다."


사회 공헌형

엠마 왓슨
페미니즘 독서 문화 커뮤니티 운영자

런던 지하철에 엠마 왓슨의 친필이 담긴  책을 찾아라

얼마전 엠마 왓슨의 한 영상이 화제였습니다. 그녀가 운영하는 페미니즘 독서 커뮤니티 '아워 셰어드 셸프'(Our Shared Shelf)의 이벤트였는데요. 사비로 책 100권을 구입한 뒤 책 첫장에 '책을 재밌게 읽고, 감상문을 커뮤니티에 남겨주세요'라는 메시지를 남깁니다.

최근 페미니스트와 UN 친선 대사로서 여성 인권 운동에 관심이 많은 걸로 알려져 있는데요. 론처럼 살고 있는(?) 루퍼트 그린트에 이어서 엠마 왓슨도 헤르미온느처럼 책 많이 읽는 똑쟁이로 살고 있습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환경 다큐 제작자

4전 5기 끝에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받은 디카프리오는 지금의 환경 문제를 지적하며 "인류 모두가 직면한 위협이기에 인류가 나서야 한다"며 개념 수상 소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은 소감뿐 아니라 활동으로도 이어졌습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기후 변화 문제를 다룬 환경 다큐멘터리 영화를 직접 제작하고 출연했다고 합니다. 디카프리오는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3년간 세계 곳곳의 기후 변화를 목격했다고 하네요.  

김남길
'길스토리' 비영리단체 대표

영화 제작비 스토리펀딩 홍보도 아닌데 배우가 직접 스토리펀딩에 뛰어들었습니다. 분야도 색다릅니다. '우리가 만드는 문화유산, 한양도성'을 주제로 서울의 옛길을 알리는 콘텐츠를 만들 계획이라는군요. 그 가운데 그의 꿀성대로 설명해주는 오디오 가이드도 있다는 사실! 

많은 스타들이 본업인 영화에 충실하느라 홍보 위주의 활동만 하곤 하는데 김남길의 이번 프로젝트는 본인의 아이디어임은 물론 스토리볼이나 캠페인에 담기는 글도 직접 쓰며 투잡러로 열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외

윤계상
시리얼 바 운영

세상에. 에디터는 시리얼만 모아 파는 가게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는데요. 무려 시리얼 바(bar)라서 낮에는 시리얼을 먹고 밤에는 술을 먹는 특이한 곳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윤계상이 이 매장의 오픈멤버라는군요.

영국에서 우연히 시리얼 카페를 방문하고 가게를 열게 되었고, 외국에서 직접 공수해 온 40여 종의 시리얼이 일주일에 한 번씩 업데이트 된다고 합니다

9월달 오픈한데다 힙한 인테리어와 윤계상을 비롯해 연예인 지인들 목격담으로 요즘 핫플레이스로 뜨고 있다고 합니다. 에디터는 한번도 시리얼을 밖에서 사 먹어본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어떤 곳인지 궁금해지네요.

쿠엔틴 타란티노
고급 한식당 운영

배우이자 감독인 쿠엔틴 타란티노가 뉴욕 맨하탄에서 한국인 친구와 14년 째 한식당을 공동 운영중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이곳의 SNS 인증샷을 남긴 흔적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분위기는 칵테일 바인데 떡볶이, 해물파전부터 육개장까지 메뉴가 없는 게 없습니다.  


지금까지 배우들의 이색 투잡을 살펴보았는데요! 배우들의 반전 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씨네플레이 인턴에디터 조부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