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바: 개과천선 비리경찰>는 7월 9일(목) 올레 TV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극장에 걸리진 않았지만 이대로 놓치기 아쉬운 영화들을 한 주에 한 편씩 소개합니다.
7억 4000만 회! 인도영화 <심바: 개과천선 비리경찰>(이하 <심바>)에 등장한 노래의 유튜브 뮤직비디오 조회수다. 발리우드(Bollywood)의 마살라(Masala) 파워가 느껴진다. 7억 뷰라니! 인도 인구가 몇 명이더라.
인도의 향신료 마살라는 인도 상업영화를 뜻하는 말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흔히 마살라 영화라고 부른다. 수백 명이 등장하는 춤과 노래의 뮤지컬 장면이 영화 곳곳에 등장한다. 이를 마살라 시퀀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심바> 역시 마살라 영화로 분류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뮤직비디오의 노래 ‘안크 마레’(Aankh Maarey)를 비롯해 수많은 노래가 영화 속에 등장한다. 참고로 ‘안크 마레’는 1996년 영화 <테레 메레 사프네>(Tere Mere Sapne)에 삽입된 동명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것이다. 과거 버전과 <심바> 버전을 비교해 보면 어마어마하게 커진 스케일에 입이 딱 벌어진다.
인도 미남 배우의 히트작
인도영화의 이런 스펙터클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심바>의 국내 정식 개봉을 손꼽아 기다렸을 것이다. <심바>는 인도 경찰 액션영화의 진수로 평가 받는 로힛 쉐티 감독의 <모범경찰 싱감> 시리즈의 스핀오프에 해당하는 영화다. 인도의 젊은 미남 배우 란비르 싱을 기용해서 만들었다. 2018년 개봉 당시 발리우드 박스오피스 3위를 기록했다. 주연 배우 싱의 최고 히트작이기도 하다. 참고로 싱은 <심바> 촬영 중 인도의 3대 미녀 배우로 손꼽히는 디피카 파두콘과 결혼하며 인도 최고의 스타 커플에 등극했다.
인도의 스타, 싱이 연기한 <심바>의 주인공 캐릭터 심바는 상감(아제이 데브건)과는 반대되는 인물이다. 고아로 자란 그는 먹고 살기 위해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다라고 생각했고 어린 시절 목격한 경찰의 부패 행각을 본 뒤 경찰이 되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돈밖에 모르는 경찰이 된 심바는 어떤 사건을 계기로 개과천선하게 된다.
마살라 액션과 로맨스의 만남
마살라 영화답게 <심바>의 내러티브는 단순하다. 권선징악이라는 구도도 매우 대중적인 선택이다. 여기에 액션, 코미디, 로맨스 등의 마살라 양념이 추가된다.
특히 액션이 눈에 띈다. 영화의 초반부에 어린 심바의 뺨을 때리는 손이 허공을 가르는 걸 보며 살짝 당황할 수 있지만 곧 인도영화 특유의 과장된 액션 연출에 적응할 수 있다. 한번 이 액션에 맛을 들이면 중독성이 꽤 강하다. 보면 볼 수록 점점 박장대소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유튜브에는 ‘super funny indian action movie’라는 제목으로 <모범경찰 싱감>의 한 시퀀스를 올려둔 사용자가 있을 정도다. 영화의 후반부 하이라이트 액션은 모범경찰 싱감의 특별출연으로 완성된다.
액션 못지 않게 로맨스도 <심바>의 볼거리다. 심바는 경찰서 맞은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샤군(사라 알리 칸)을 보자마자 사랑에 빠진다.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악독한 경찰인 심바도 샤군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진다. 그런 심바에게 먼저 고백을 하는 사람은 샤군이다. 두 사람의 로맨틱한 노래 ‘테레 빈’은 스위스 현지 로케이션으로 완성됐다. 1990년대의 아련한 감성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하다.
중독성 최고의 매력
과도한 슬로 모션, 주인공 심바가 등장할 때마다 비치는 후광, 심각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배우들 주변으로 빙글빙글 도는 카메라, 지나치게 단순한 이야기 구조, 20~30분에 한번씩 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노래와 춤. 인도영화 <심바>를 구성하는 요소들이다. 이 모든 게 영화적으로 훌륭하다고 보기 힘들다. 그럼에도 <심바>는 매력적인 영화다. 마살라 영화 열풍을 이끌었던 <춤추는 무뚜>(1995)나 <옴 샨티 옴>(2007)을 기억하거나 혹은 국내에 가장 널리 알려진 인도의 3대 칸 가운데 한 명인 아미르 칸 주연의 <당갈>, <세 얼간이> 등을 본 관객이라면 <심바>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적어도 즐길 수 있는 준비는 돼 있다.
그렇다. 마살라 영화는 감상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즐기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니 한번 도전해보자. 2시간 30분이라면 인도영화치고 긴 러닝타임도 아니다. 흥겨운 노래와 춤을 감상하다 보면 러닝타임이 짧게 느껴질 가능성이 높다. <심바>는 한번 맛들이면 헤어나오기 힘든 마살라의 진한 맛을 느끼게 한다. 영화를 보고 나면 “그가 온다, 심바가 온다. 경찰이다! 경찰이다!”라는 가사의 주제곡을 흥얼거리게 될 것이다. 심지어 심바의 저 느끼한 콧수염마저 멋지게 보일지도 모른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