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형 감독은 1970년대 중후반 하이틴 영화 붐을 몰고 온 <진짜 진짜 좋아해>(1976)를 연출한 문여송 감독의 <사랑 만들기>(1983)의 각본을 쓰면서 충무로에 등장했다. 여러 영화의 시나리오를 써온 그는 1986년 직접 제작까지 맡은 <청 블루 스케치>로 감독 데뷔해 이듬해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를 발표했다. 박중훈, 강수연, 김세준 주연의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는 1987년 한국영화 흥행 1위를 기록했고, 이규형은 대종상 신인감독상을 받았다. 당대 청춘스타들을 캐스팅 한 <어른들은 몰라요>(1990), <굿모닝! 대통령>(1989), <난 깜짝 놀랄 짓을 할 거야>(1990)를 발표한 뒤 90년대 들어서는 국내외 화제작의 인기에 편승해 기획된 영화들을 주로 만들었다. <공룡 선생>(1992)은 <죽은 시인의 사회>, 애니메이션 <헝그리 베스트 5>(1995)는 <슬램 덩크>, <DMZ, 비무장지대>(2004)는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 등의 영향이 짙게 묻어났다. '세계 최초 인터넷 개봉 영화'를 표방한 <굿 럭>(2006)마저 실패한 뒤 사기 혐의로 여러 차례 법정에 섰고, 담도암 투병 중에 올해 2월 별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