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엄하며 박진감 넘치는 짐머레스크(Zimmeresque)‘국뽕’ 사운드
<크림슨 타이드>와 <더 락>에서 시작해 <피스메이커>와 <글래디에이터>, <진주만>을 거쳐, <블랙 호크 다운>과 게임 <콜 오브 듀티: 모던 어페어2>에 이르기까지 한스 짐머가 직조해낸 특유의 스타일은 유독 시각화된 액션(전투) 시퀀스에서 탁월한 강점을 보이는데, 상승과 하강으로 긴장과 이완을 조율하는 현악 오스티나토를 바탕으로 강력한 드럼 퍼쿠션 비트와 다층적으로 두텁게 레이어를 쌓아가는 일렉트로니카에, 쉽고 직관적인 멜로디로 풀어낸 팝적인 접근은 관객들의 흥분과 쾌감을 자아내며 무아지경에 빠지게 만든다. 존 파웰과 해리 글렉슨 윌리엄스, 스티브 자블론스키와 라민 자와디, 헨리 잭맨과 론 발페에 이어 앤드류 코친스키에게까지 전수된 이 방식은 이번 <팔백>에서도 유효하다. 가히 스펙터클의 음악이라고 말할 정도로 상하이 사변의 자극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전장의 이미지들을 강렬하게 청각적으로 구현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