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프랑코 로지는 세계 3대 영화제 가운데 두 군데서 최고상을 받은 유일한 다큐멘터리 감독이다. 로마의 고속도로 '그란데 라코르도 아누랄레'를 기록한 <사크로 GRA>(2013)가 베니스 황금사자상을 받은 데 이어, 이탈리아 최남단의 섬 '람페두사'의 주민과 난민의 담은 <화염의 바다>(2016)는 베를린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4년 만에 내놓은 새 다큐멘터리 <노투르노>는 잔프랑코 로지가 3여년 간 시리아, 이라크, 쿠르디스탄, 레바논 등 중동 국경을 다니며 촬영한 순간들을 모았다. 외세의 침입, 살벌한 독재 정치, 끊이지 않고 벌어지는 내전을 견디고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들이 자리한 풍경이 건조하게 이어진다. 작년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손꼽힌 <수베니어>를 연출하고, 올해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을 맡은 조안나 호그 감독이 <노투르노>를 특히 지지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