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 홍당무 - 양미숙
감독 이경미 │ 출연 공효진, 이종혁, 서우, 황우슬혜 │ 100분
많은 이들이 이 영화의 명대사로 꼽은 대사가 있다. "내가 내가 아니었으면 다들 이렇게 나한테 안 했을 거면서 내가 나니까 다들 일부러 나만 무시하고!" <미쓰 홍당무>는 이경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박찬욱 감독이 제작에 참여해 이슈가 되기도 했다. 영화는 안면홍조증,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양미숙(공효진)이 서 선생(이종혁)의 사랑을 얻기 위해 비상식적인 행동을 벌이는 이야기다. 뭐, 서 선생 때문이 아니더라도 이미 충분히 이상하지만 말이다. 열등감, 질투로 점철되어 비호감 끝판왕 캐릭터에 등극한 미숙지만, 그가 특별한 이유는 뭘까. 드러냈기 때문이다. 자신을 사랑받을 수 없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잘난 이들을, 예쁨 받는 이들을 시샘하는 미숙. 보통 치부라는 것은 될 수 있는 한 얼굴 뒤에 감추고 싶기 마련이다. 미숙의 열등감에는 그것을 감추려는 '척'이 없다. 사회와 동떨어진 것만 같은 미숙의 행동 때문에 이 캐릭터에 쉬이 정 붙이지 못한 순간들이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느낀 이들까지도, 끝내 '2번, 새 출발'을 선택하며 자신을 사랑하기로 한 미숙에 이입하게 되어 버리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