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을 즐기기 딱 좋은 날씨.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싶지만 쉽사리 발걸음이 떼어지지 않는 이들이라면 주목하자. 10월 23일부터 11월 1일까지, 산악문화의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는 산악영화 소개의 자리, 제5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이하 UMFF)가 열린다. 울주까지 갈 여유가 없거나, 코로나19 시기의 영화 축제가 우려되는 이들도 걱정 마시길. UMFF는 자연에 녹아든다는 취지, 그리고 언택트 시대라는 흐름에 걸맞은 새로운 형식의 영화제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안전하고 즐거운 언택트 관람이 가능한 자동차 극장, 그리고 온라인 상영관을 통해 관객을 만날 올해의 UMFF. 수많은 상영작 중 방구석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산악/모험/탐험/자연 관련 영화 다섯 편을 골랐다. 아래 소개할 영화들은 온라인 상영관에서 관람할 수 있다.

* 온라인 상영관 관람 안내

공식 홈페이지(http://www.umff.kr)에서 온라인 관람권(5,000원)을 구매하시면 10일 동안 온라인으로 영화 관람이 가능합니다.

- 온라인 상영은 작품마다 상영 기간이 다릅니다. 온라인 상영작 일정표를 꼭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 영화제 홈페이지 온라인 상영관에서 온라인 관람권 결제가 가능합니다. 단, 영화 관람은 영화제 개막일(10월 23일)부터 가능합니다.

- 휴대폰 인증을 거쳐 결제가 완료되면 10일 동안 온라인 상영관의 전 작품을 PC와 휴대폰에서 모두 감상할 수 있습니다.

- 온라인 관람권은 다양한 영화제 기념품과 같이 구매할 수 있습니다. 게스트 패키지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가파른 길을 올라 The Steep Way Up | 국제경쟁

1863년 설립돼 현재 11만 명의 회원 수를 지니고 있는 스위스 알파인클럽. 이 클럽에 여성이 발을 들일 수 있었던 건 설립 이후 무려 117년이 흐른 뒤인 1980년부터다. 이 같은 현실은 지금도 별반 다를 바가 없었으니, 스위스 알프스에서 활동하는 1300여 명의 산악 가이드 중 여성은 고작 36명.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을 포기하지 않는 세 명의 여성 산악인은 1986년 여성으로서 ‘최초’ 칭호를 얻었던 스위스 산악가 니콜 니퀼의 뒤를 이어 끊임없는 도전장을 내민다. 추락 사고의 고통을 딛고 일어선 아리아네 슈타우블리, 스위스 군대에서 트레이닝을 받은 나디아 로트, 가정과 육아, 산악 가이드 생활을 겸하는 아니나 레버의 용기 있는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한 발 한 발 내딛는 곳마다 아찔한 위기와 고통으로 가득한 산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은 소수의 여성 산악 가이드들이 사회의 장애물을 뚫고 자신의 꿈을 쟁취하는 과정과 똑 닮아있다.

온라인 상영 일정

10.28 ~ 11.01 (5일간 상영)


제시 더프턴의 도전 Climbing Blind | 국제경쟁

제시 더프턴은 정상 시력의 20퍼센트만 갖고 태어난 선천적 시각장애인이다. 4살 때 망막에 희귀 유전자 질환을 진단받았고, 스무살이 되자 더 이상 글자를 읽을 수 없게 되었다. 서른 살의 제시가 시력으로 구분할 수 있는 건 빛과 어둠 정도.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클라이밍을 멈출 순 없다. <제시 더프턴의 도전>은 장애인 스포츠클라이밍 선수를 거쳐 스코틀랜드 전통 등반의 상징, 450피트(약 137미터)의 올드맨 오브 호이 등반에 도전하는 제시의 사투를 조명한 작품. 장애가 있는 운동선수를 위한 클라이밍인 파라클라이밍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든다는 점도 주목해 볼 만하지만, 제시와 그의 파트너인 아내 몰리 톰슨과의 특별한 유대에도 주목했다는 점이 인상 깊다. 스포츠와 가족, 도전과 연대와 사랑, 보는 이의 마음을 움켜쥐는 감동의 레벨이 남다른 다큐멘터리.

온라인 상영 일정

10.23 ~ 11.01 (10일간 상영)


아마존의 현실 Amazonia Undercover | 파노라마

오랜 세월 아마존의 땅과 물, 동물들의 수호자였던 원주민들. 하지만 1970년 이래 브라질에 속한 아마존 지대의 숲은 20%가 넘게 파괴됐다. 아마존 원주민들의 삶의 터전이 위협에 놓인 건 당연한 일. 토지 불법 점유자들은 아마존 내 8000만 헥타르(남한 면적의 약 8배)의 숲을 벌목하고 농장을 지으면서 열대 우림을 초원으로 변형시켰고, 아마존은 점점 지구의 허파로서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과학자들은 열대우림의 40%가 파괴되면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경고한다.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이 오지 않도록, 아마존의 원주민들은 그들의 일부이자 인류의 미래인 아마존을 지키기 위해 힘을 모은다. <아마존의 현실>은 아마존 숲을 파괴하는 행위가 아마존을 지켜온 원주민들의 인권, 그리고 지구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적나라하게 파고든다.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전, TV 시리즈의 형식으로도 아마존의 현실에 주목한 바 있는 에스테바오 치아바타 감독의 끈기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온라인 상영 일정

10.23 ~ 11.01 (10일간 상영)


트러플 헌터스 The Truffle Hunters | 국제경쟁

독보적인 맛과 진귀함으로 땅속의 다이아몬드라 불리는 식재료, 화이트 알바 트러플. 유럽의 산자락엔 개를 앞세워 이 버섯을 찾아내는 사람들이 있다. <트러플 헌터스>는 북부 이탈리아의 트러플 채취자 4인을 조명한 개성 넘치고 유머러스한 다큐멘터리다. 개성 넘치는 4인의 트러플 채취자는 버섯을 찾아내는 자신의 임무에 남다른 소명 의식을 지니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엄청난 가격으로 거래되는 트러플이지만 탐욕을 경계하고, 함께 트러플을 찾아 나서는 개들과 순수한 사랑을 나누며 동반자적 자세를 취하는 노인들의 삶은 보는 이들의 입가에 미소를 띠게 만든다. 단순한 음식 영화에 그치지 않고, 그 음식이 어디서 왔는지까지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독특한 작품. 2020년 선댄스영화제와 칸영화제,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됐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국내에 유명한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제작을 맡았다.

<트러플 헌터스>는 특별상영회에서 상영됩니다.

이 작품의 상영일정은 추후 ‘공지사항’을 통해 별도 안내됩니다.


꿈의 안데스 The Cordillera of Dreams | 파노라마

1973년 쿠데타로 독재 정권을 이어온 피노체트 군부를 피해 46년간 프랑스에서 체류한 칠레의 살아있는 거장 파트리시오 구즈만. 그가 칠레로 다시 돌아와 담은 풍경엔 독재가 남긴 아픈 역사가 담겨있다. 구즈만은 국토의 80%가 차지하는 안데스 산맥 2개 능선 중 하나인 코르디예라의 경이로운 풍광과 동시대 칠레의 모습, 27년간 독재 정권의 폭정을 기록한 파블로 살라스가 남긴 푸티지 영상을 이어붙여 칠레의 요동치는 역사를 담아냈다. 웅장한 안데스 산맥과 대비되는 시위대 진압 장면은 한국의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흔적, 현재 진행 중인 홍콩민주화운동과 겹쳐진다. 제72회 칸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특별상을 수상했고,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바 있다.

<꿈의 안데스>는 특별상영회에서 상영됩니다.

이 작품의 상영일정은 추후 ‘공지사항’을 통해 별도 안내됩니다.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