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종교와 과학을 바탕으로 일궈낸 역사적 사실을 비틀어 가상의 음모론을 펼치는 흥미진진한 미스터리 드라마 <다빈치 코드> 시리즈의 3편 <인페르노>가 한국 극장가를 찾아온다. 소설가 댄 브라운의 베스트셀러 원작을 바탕으로 앞선 두 편의 영화화에 성공한 일등 공신 론 하워드 감독과 배우 톰 행크스가 이번에도 함께 돌아온다. '지옥'을 뜻하는 제목답게 전편을 뛰어넘는 세기의 음모론이 펼쳐질 예정이다. 개봉에 앞서 이전 시리즈를 기억하는 관객들을 위해 영화의 기대 포인트를 짚어봤다.
1. 기억나니?
천재 기호학자, 로버트 랭던(톰 행크스) 컴백
전 세계를 누비며 신화와 종교, 과학 속에 숨겨진 비밀과 역사를 파헤치는 <다빈치 코드> 시리즈의 주인공 로버트 랭던이 돌아왔다. 뉴욕타임즈 86주 연속 베스트셀러를 기록했고 국내에도 출간 당시 30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리며 21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를 차지했던 소설가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 시리즈의 주인공 로버트 랭던은 숱한 세계 테러의 음모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남은 놀라운(?) 생명력의 소유자. 이번에 영화화되어 개봉을 앞둔 <인페르노>는 지난 2013년에 출간됐던 동명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앞선 두 편의 영화 <다빈치 코드>와 <천사와 악마>에 뒤이어 또 다시 세계를 위협하는 테러 조직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소설에서 그는 하버드 대학에서 종교 기호학을 가르치는 교수이다. 외모는 해리슨 포드를 닮았다고 서술하고 있는데 지난 영화에서 로버트 랭던을 줄곧 연기했던 배우는 영원한 포레스트 검프, 톰 행크스다. 전세계 흥행 수익 7억 달러를 벌어들인 <다빈치 코드>의 성공 이후 4억 달러의 흥행 수익을 올린 <천사와 악마>에 연이어 출연한 그가 아니었다면 3편은 아마 만들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2. 너만 몰랐니?
일루미나티, 프리메이슨, 예수의 정체 파헤치는 음모론 교과서
먼저 영화를 기다리기에 앞서 간단하게 지난 시리즈의 소설과 영화 속 이야기를 다시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작가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와 <천사와 악마>는 실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가상의 음모론을 만들어낸 소설이다. 소설 출간 당시 독자들 가운데는 소설 속 내용을 사실이라 믿는 사람도 있었을 정도로 탄탄한 이야기를 자랑하는 작품이다. 로버트 랭던이 해결해 나가는 온갖 음모론, 그러니까 소설과 영화가 다루고 있는 이야기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따로 구분지어 설명하지는 않겠다.
예수가 실은 결혼을 했다고?
<다빈치 코드>에서 주인공 로버트 랭던이 사실관계를 파헤치며 해결해나가는 음모의 정체를 기억하시는가? 그것은 바로 제목에서 뜻하듯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유명한 그림 '최후의 만찬'에 실은 아무도 몰랐던 비밀 기호가 숨겨져 있고, 그것이 뜻하는 바는 예수가 마리아 막달레나와 결혼한 사이이며, 그 후손이 아직도 살아있다는 것이었다. 누구도 믿을 수 없고 사실 확인조차 할 수 없는 낭설이지만 소설과 영화에서는 그럴 듯하게 근거를 만들어 이야기를 꾸려나간다. 이 과정에서 고행을 일부러 교칙으로 일삼는 '오푸스 데이'라는 잔인한 비밀 종교단체의 실체도 드러나게 된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 작가 댄 브라운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가상의 조직인 바, 영화 개봉 당시 이를 너무 진진하게 받아들인 기독교 단체에서 영화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을 정도로 논란이 됐던 내용이다.
일루미나티, 프리메이슨 멤버는 누구?
<천사와 악마>는 배경 시기상으로 사실 <다빈치 코드> 전편에 해당하는 소설인데 영화가 뒤늦게 만들어지는 바람에 2편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내용 연결에는 두 편 중 어떤 것을 먼저 봐도 아무런 영향이 없다. 아무튼 이번 편에서 주로 다뤄지는 내용은 비밀결사단 일루미나티의 존재 여부다. 흔히 저명한 사회 인사들이 지배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비밀리에 만든 조직이라는 설이 많은데 소설과 영화에서는 세계 최고 과학 전문 기관인 'CERN'에서 개발해낸 '반물질'을 이용해 바티칸의 권력을 휘어잡으려 하는 어느 신부의 음모로 밝혀진다. 그에게는 사실 가슴 아픈 반전 사연이 숨겨져 있는데 궁금한 관객들은 영화를 다시 한 번 보시길 바란다.
3. 궁금하지?
제목 <인페르노>의 진짜 속내. 단테의 <신곡>에 담긴 비밀
무려 22년 동안 <스플래시>, <아폴로13> 등 여러 영화에서 함께 작업했던 론 하워드 감독과 톰 행크스, 그리고 <천사와 악마>의 각색을 담당했던 각본가 데이비드 코엡이 모여 만든 시리즈 3편 <인페르노>가 다루는 이야기는 역시 전작과 마찬가지로 종교와 과학의 음모가 교묘하게 결합된다. 로버트 랭던과 천재 여주인공 시에나 브룩스, 그리고 WHO의 사무총장인 신스키가 조브리스트라는 사람이 만들어낸 바이러스를 찾아나선다. 이 바이러스는 인간의 DNA를 변화시켜서 불임으로 만들어버리는 치명적인 독성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후대로 그대로 이어진다는 설정. 때문에 위기에 처한 인류를 구해내기 위해 바이러스를 찾기 위한 과정이 펼쳐지고 그 과정에서 가장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게 될 사료가 바로 단테의 <신곡>이다.
영화 제목이기도 한 '인페르노'가 바로 단테의 <신곡>에서 따온 것. <신곡>은 3장으로 이뤄져 있는데 지옥(인페르노), 연옥(퍼가토리purgatory), 천국(파라다이스)을 뜻한다. 기존의 두 영화가 교회와 종교와 밀접하게 연관이 있는 내용이었다면 이번 영화는 테러 단체와 연관이 있는 영화가 될 예정이다.
4. 어디까지 가봤니?
피렌체, 베니스, 이스탄불에서 펼쳐지는 지옥도
<다빈치 코드> 시리즈가 전세계 독자와 관객들을 모두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은 치밀하게 짜여진 미스터리 구성의 촘촘함과 더불어 이런 사건들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유적지에서 펼쳐지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배경 공간이 중요하고 흥미를 끄는 요소였던 것. 전편인 <다빈치 코드>에서는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이 주요 배경이었다. 박물관 내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장면은 영화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볼거리를 만들어줬고 <천사와 악마>에서는 일반인들에게는 잘 노출되지 않았던 로마 바티칸의 구석구석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줬다. 그래서 많은 관객들은 <인페르노>의 주요 배경이 될 피렌체와 베니스, 이스탄불 등의 역사 유적지가 영화에 어떻게 담기게 될지를 기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이스탄불에 위치한 비잔틴 양식의 산 마르코 대성당(유스티니아누스의 성 사도 성당을 모방한 대성당basilica)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배경이 될 예정이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김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