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 앤더슨에게 티모시가 유일한 제피렐리였던 것처럼, 드니 빌뇌브에게도 티모시는 유일한 폴 아트레이드였다. 지난 9월 많은 이들이 고대해온 예고편을 공개하며 개봉 임박을 알렸던 <듄>. 드니 빌뇌브도 인터뷰에 한 마디 더했다. 빌뇌브에게 티모시는 유일한 선택지였다. 애초에 캐스팅 2순위는 없었다. 감독은 티모시와의 첫 미팅 때 있었던 에피소드를 전했다. 빌뇌브가 티모시에게 드디어 젊은 배우를 만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더니, 티모시가 전에도 빌뇌브를 만난 적이 있다고 했다는 것인데. 티모시는 감독의 전작 <프리즈너스>의 켈러 도버(휴 잭맨) 아들 배역 오디션에 참여한 적이 있다. 빌뇌브는 "티모시는 오디션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줬지만 당시 캐릭터의 체격 조건과 맞지 않았어요"라며 "아마 본인을 뽑지 않은 것에 대해 저를 욕했겠죠"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폴 아트레이드는 아버지의 원수를 갚고 가족의 명예를 회복하려는 귀족 소년이다. 아라키스의 리더로서 행성 세계의 운명을 손에 쥔, 소년의 얼굴을 한 폴. 빌뇌브가 말하는 티모시는 이렇다. "티모시의 눈에는 깊은 지혜가 있어요. 감추려 해도 감출 수 없는 것. 속일 수 없는 것. 티모시는 현명하고 강해요. 가끔 카메라를 통해 그를 보면 해봐야 14세 정도밖에 되지 않는 소년 같아 보여요. 그런데 그의 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 안의 성숙한 사람이 보이죠. 이미 인생을 몇차례 살아본 사람 같기도 해요. 폴을 그리는 데 있어 그런 대조적인 면이 중요했는데 티모시는 그 요건을 갖췄어요. 티모시에게는 미친 카리스마가 있어요. 20년대 할리우드 영화에서 튀어나온 무비스타 같죠. 저에게 그는 폴 아트레이드 그 자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