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대로 돌아왔습니다! (아무도 기억 못하는 약속인 건 함정) 지난주에 흥행은 못했지만 의외로 재밌었던 외국영화를 소개해드렸는데요! 이번 주에는 한국영화 5편을 알려드릴게요. 이 영화들도 에디터가 봤던 영화들 중 '엄선'한 것! 그럼 바로 가시죠!

※에디터 개취 주의! 많이 주의! 엄청 주의!


<아는 여자>
감독 장진 / 출연 정재영, 이나영 / 상영시간 107분 / 제작연도 2004년

코미디 영화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다 알 만한 장진 감독! 그는 코미디 작가 출신으로 <SNL 코리아> 시즌 1부터 시즌 3까지 연출을 했을 정도로 코미디에 능한 감독입니다. <아는 여자>는 그런 장진 감독의 로맨스 영화입니다. 왠지 뻔한 러브스토리는 아닐 것 같죠? 맞습니다. 감독 또한 기존 멜로와는 조금 다른 걸 만들려 했다고 인터뷰한 적 있죠.

한때 잘 나가던 투수였지만 현재는 프로야구 2군에 소속된 외야수 동치성(정재영). 그는 여자친구에게 갑작스러운 이별 통고를 받은 날, 3개월 시한부 판정까지 받는 불운의 남자입니다. 그리고 그런 그를 10년째 짝사랑하고 있는 여자가 있죠. 바텐더이자 치성의 이웃사촌인 한이연(이나영)인데요.  

감독은 영화가 개봉한 해 <씨네21> 인터뷰에서 "사랑이 뭘까?"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 적 있습니다. "그걸 어떻게 해석하려고 하고 정의 내리고 할 수 있는 거냐고 말하려는 게 이 영화다. 짐작할 수 없는 순간에, 알 수 없는 여자가 내게 다가와 어느 순간 특별한 여자가 되는 게 사랑 아닌가."

과연 이연은 치성의 아는 여자에서 특별한 여자로 레벨업 할 수 있을까요?


<우아한 세계>
감독 한재림 / 출연 송강호, 오달수 / 상영시간 112분 / 제작연도 2007년

<연애의 목적>으로 데뷔하며 가장 유명한 신인감독으로 손꼽혔던 한재림 감독의 영화입니다. (후에 영화 <관상>으로 송강호와 또 한번 만나게 되죠.) 이 작품을 통해 <괴물> 이후 송강호와 오달수는 한 번 더 함께 작업하게 되는데요. <괴물>에서 오달수는 괴물(목소리)을, 송강호는 그런 괴물을 쫓는 강두를 연기했는데, 이 영화에서는 죽마고우이자 라이벌 조직원이라는 독특한 관계로 나옵니다. 

송강호가 연기하는 강인구는 '과장', '부장'이라는 직급 대신 '형님'소리를 듣는 조직폭력배입니다. 직업은 조금 남다르지만 가족들과 공기 좋은 전원주택에서 살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여느 아버지들과 다를 바 없는 가장이죠. 하지만 아내 미령(박지영)은 하루가 멀다 하고 그에게 일을 그만두라고 하고, 딸 희순(김소은)은 깡패인 아빠를 부끄러워하고, 설상가상으로 조직의 2인자 노상무(윤제문)는 자꾸만 그의 앞길을 방해합니다. 

인구는 그저 평범한 아버지가 되고 싶은 것뿐인데, 현실은 그를 맘처럼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아마 가족을 안고 살아가는 모든 아버지들이 그렇겠죠. <우아한 세계>는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담담한 어조로 풀어냅니다. 에디터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장면의 여운이 깊게 남았던 영화였습니다.


<바르게 살자>
감독 라희찬 / 출연 정재영, 손병호 / 상영시간 102분 / 제작연도 2007년

장진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고, 그의 조감독이었던 라희찬의 감독 데뷔작인 <바르게 살자>는 일본영화 <노는 시간은 끝나지 않았다>를 원작으로 합니다. 영화는 교통과 순경인 정도만(정재영)이 은행 강도극을 하는 극중극 형식, 즉 액자식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연쇄 은행강도 사건이 발생하는 삼포시에 새로 부임한 경찰서장 이승우(손병호)는 은행강도 모의훈련을 실시하기로 합니다. 훈련에서 강도 역할을 맡은 정도만은 융통성 0%의 원칙주의자로 대충 훈련이 끝나길 바라는 참가자들의 바람을 무시한 채 준비된 강도로서의 모범을 보이죠. 그의 강도 열연으로 모의훈련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결국 특수기동대가 투입되고, 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되는 등 일이 점점 커지는데요. 과연 이 훈련은 무사히 끝날 수 있을까요? 

정재영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대학로의 잔뼈 굵은 조연배우들, 그리고 탄탄한 스토리가 잘 맞아떨어지는 웰메이드 코미디영화입니다. 


<바람>
감독 이성한 / 출연 정우, 황정음 / 상영시간 107분 / 제작연도 2009년

남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영화죠? 드라마 <응답하라 1994>로 뜨기 전 정우와 손호준의 모습과 함께 황정음의 옛 모습도 볼 수 있는 영화 <바람>! 영화는 정우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인데요, 영화를 연출한 이성한 감독은 부산에서 보냈던 정우의 학창 시절 얘기를 듣고 그 이야기를 시나리오로 옮겼다고 합니다.

폼나게 학창시절을 보내고 싶었던 짱구(정우)는 부산 일대에서 알아주는 악명 높은 학교 광춘상고에 입학하며 집안의 골칫덩이가 됩니다. 그러던 어느날 짱구는 학교폭력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유치장에 다녀오게 되고, 그날 이후 교내 불법 서클 몬스터에서 그를 영입하려는 유혹이 거세지는데요. 그렇게 몬스터의 후광을 업고 예쁜 여자친구 주희(황정음)도 얻게 된 짱구. 그의 '바람'대로 폼나는 학창시절은 계속될 수 있을까요? 

정우의 질풍노도 열여덟 시절을 엿볼 수 있는 동시에 나의 그 시절은 어땠는지 돌아보게 되는 영화입니다.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감독 조성희 / 출연 이제훈, 김성균 / 상영시간 125분 / 제작연도 2016년

한국의 히어로 홍길동이 조성희 감독을 만나 새로운 탐정 홍길동의 모습으로 재탄생된 영화입니다. 악당보다 더 악명 높은 홍길동은 20년간 어머니를 죽인 원수 김병덕을 찾아다니는데요. 오랜 노력 끝에 드디어 그가 어디있는지 알게 되지만 찾아간 곳엔 김병덕의 두 손녀 동이와 말순이만 남아있습니다. 어쩌다보니 둘과 함께 사라진 김병덕을 추적하던 중 홍길동은 거대 조직 광은회의 실체를 마주하게 됩니다.

영화는 <늑대소년>에서도 볼 수 있었던 조성희 감독만의 독특하고 감각적인 연출로 꽉 차 있는데요. 배경이나 차량 등을 CG 처리해 마치 만화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함과 동시에 영상에 파스텔 톤의 컬러를 주로 활용해 캐릭터들의 감정을 즉각 느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이제훈은 선과 악이 공존하는 얼굴로 멋있고, 섹시하고, 귀여운 홍길동을 연기하며 관객들에게 심쿵을 선사합니다. 또한 김성균, 박근형, 정성화, 고아라 등 탄탄한 조연과 함께 말순이의 귀여운 연기까지! 보지 않을 이유가 1도 없는 영화입니다.


오늘의 뒹굴뒹굴 VOD는 여기까지! 혹시 안 본 영화가 있다면 이번 주말은 이 영화들과 함께 보내시는 건 어떨까요?! 그럼 다음에 더 재밌는 포스팅으로 찾아올게요! 안녕~

씨네플레이 에디터 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