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을 하다 <하울링>(2012)으로 서른이 넘어 늦게 데뷔했다. 30대 초에는 데뷔를, 40대의 시작엔 첫 주연작이 개봉했다. 마라톤으로 비유해보자면 초반에서 중반에 막 접어든 셈인데. 앞으로 다가올 4, 50대에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서서히 올라가서 서서히 내려오는…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는 법이니까. 그게 개인적인 바람이다. 4, 50대에는 계속 연기를 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다른 건 꾸며낸 말일 거 같고 오래 연기하고 싶다는 게 제일 솔직하고 정확한 바람이다.
-인터뷰를 찾아보니 <곡성> 이후 슬럼프를 겪었다고. 지금은 많이 극복한 거 같다.
=오해다! 기사가 <곡성> 때문에 슬럼프가 생겼다는 뉘앙스로 났는데 그 얘기가 아니었다. <곡성>을 찍고 나서 드라마에도 출연했어야 했었고, 그 과정에서 내 연기를 했어야 했다. 그런데 그 환경들이 낯설다 보니 촬영 속도를 못 쫓아가겠더라. 기존에 비해 일하는 환경이 수월해질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여러 가지가 겹쳐서 슬럼프가 왔었다. 기사가 <곡성> 때문에 슬럼프가 왔다는 것처럼 되어서… 나홍진 감독님이 벌떡 일어날 얘기를(웃음). 이번 기회에 오해를 꼭 풀고 싶다(웃음).
-차기작이 연상호 감독의 <지옥>이다. 연상호 감독과 <염력>(통편집됐지만), <방법>, <반도>에 이어 4번째 호흡이다. <지옥>에서는 화살촉 일원으로 출연해 광기 어린 연기를 펼칠 예정이라고. 이번엔 생존을 기대해 봐도 좋을까(웃음).
= 연상호 감독님은 내게 스승 같은 분이시다. 항상 “배역에 맞으니까 쓰는 거지 안 맞으면 어떻게 써” 말씀하신다. 캐릭터에 어울리는 모습이 있다고 생각하시니까 나를 쓰시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짠해서 챙겨주시는 거일지도 모른다(웃음). 하하, 농담이고. 감독님이 나와 하는 작업들이 편하신 거 같다. 나 역시 감독님과 작업할 때 편한 마음이다. <지옥>은 아직 말씀드리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스포일러인가 보다. 그럼 머리를 계속 기르고 있는데, <지옥> 때문에 기르고 있는 건가.
=그렇다. 나는 내가 머리를 묶고 다닐지 상상도 못 했다(웃음). 머리숱이 많아서 감당이 안 된다. <지옥> 기대해 달라(웃음).
-<럭키 몬스터>를 보실 관객분들에게 마지막 소감 한마디 부탁한다.
=저희 영화가 이상한 영화이긴 한데 어려운 영화는 아니다. 되게 직관적이고 어이가 없으면서도 재미가 있다. 마음을 조금만 열고 그냥 느껴지는 대로 감상하시면 ‘아, 이런 영화도 있구나’, ‘내가 한국 영화의 다양성에 기여를 했구나’ 하실 만한(웃음), 그런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