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에 DC와 마블, 일본에 코믹스(출판만화)가 있다면 한국엔 웹툰이 있습니다. 어느새 웹툰 원작의 한국영화를 보는 일이 이제는 당연한 일이 됐습니다. 2006년 강풀 원작의 <아파트>가 웹툰 원작 영화의 시초였습니다. 2015년 윤태호 원작의 <내부자들>은 천만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면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10여년 간 제작된 웹툰 원작 영화의 변천사를 흥행, 장르, 원작과의 싱크로율 등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살펴봤습니다.
가장 흥행한 영화는?
1위 내부자들 7,072,057명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2,083,963명) 제외한 통계)
2위 은밀하게 위대하게 6,959,083명
3위 이끼 3,408,144명
4위 26년 2,963,449명
5위 이웃사람 2,434,099명
6위 전설의 주먹 1,744,585명
7위 그대를 사랑합니다 1,645,126명
8위 바보 974,554명
9위 더 파이브 731,212명
10위 순정만화 730,343명
*KOFIC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웹툰 원작 영화 가운데 가장 성공한 영화는 윤태호 원작, 우민호 감독 연출의 <내부자들>입니다. 감독판인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을 포함하면 약 900만명을 동원했습니다. 2위는 HUN 원작, 장철수 감독 연출의 <은밀하게 위대하게>입니다. 700만명 가까운 관객이 극장을 찾았습니다. 1위부터 10위까지의 흥행 순위 가운데 윤태호 원작의 <이끼>와 이종규, 이윤균 원작의 <전설의 주먹>은 강우석 감독이 연출했습니다. 충무로를 대표하는 감독이자 시네마서비스의 대표로 '흥행의 귀재'라 불리던 강우석 감독이 웹툰 원작 영화를 두 편이나 제작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웹툰 원작 영화가 어느 정도 흥행을 보증해준다는 뜻이겠죠.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와 원작 팬들의 기대 심리도 관객이 극장을 찾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가장 많이 제작된 장르는?
웹툰 원작 영화 가운데 가장 많은 장르는 드라마입니다. 영화의 장르는 각 작품에 따라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네이버영화를 기준으로 정연식 원작 및 연출의 <더 파이브>의 경우 스릴러와 드라마 장르에 모두 포함됩니다. 씨네플레이 장르 분석에서는 이렇게 한 영화에 여러 장르가 혼합되어 있을 경우 각 장르를 모두 포함시켰습니다. 그러니까 한 영화당 한 장르로 구분하지 않았습니다. 드라마 장르가 웹툰 원작 영화에서 비중이 높은 건 강풀 원작의 영화가 많기 때문입니다. 드라마 장르에 포함할 수 있는 강풀 원작 영화는 <그대를 사랑합니다>, <바보>, <순정만화> 등이 있습니다. 강풀 원작의 <이웃사람>는 명확하게 스릴러로 구분됐습니다. <이웃사람>은 강풀 원작 영화 가운데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했고, 평단의 평가도 좋았습니다.
원작과의 싱크로율이 가장 높은 영화는?
원작과의 싱크로율을 따질 때는 다양한 기준이 있습니다. 스토리와의 상관 관계가 있고, 캐스팅과의 관계가 있습니다. 스토리와의 관계에서는 대체로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가장 높은 싱크로율의 영화로 간주합니다. 초반 몇몇 장면은 원작 웹툰에서 그대로 따온 기분이 들 정도입니다. 김수현이라는 배우의 힘이 흥행에 큰 공을 차지하기는 하지만 각색이라는 부분에서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선택은 적중했습니다. 흥행 1위의 <내부자들>은 원작과의 싱크로율이 가장 떨어지는 영화입니다.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웹툰 <내부자들>은 미완결 상태입니다. <내부자들>은 영화를 통해 완성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작가 자신도 완결을 짓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캐스팅 싱크로율에서는 <이끼>가 1등입니다. 특히 이장 천용덕을 연기한 정재영의 분장은 웹툰의 그것과 매우 유사했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갑자기 수상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시골 생활을 시작한 유해국을 연기한 박해일의 싱크로율도 좋은 편입니다. 박해일은 어떤 역할을 하든 그 역할도 묘하게 어울리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만 어쨌든 싱크로율의 1등은 <이끼>입니다. 영화는 아닙니다만, 윤태호 원작의 드라마 <미생>도 높은 캐스팅 싱크로율을 자랑합니다.
개봉을 앞둔 웹툰 원작 기대작은?
웹툰 원작 영화 가운데 개봉을 앞두고 있는 최대 기대작은 주호민 원작의 <신과 함께>입니다. <국가대표>의 김용화가 연출하고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마동석 등이 출연합니다. <신과 함께>를 제작하는 리얼라이즈픽쳐스의 원동연 대표는 "저승편, 이승편, 신화편으로 구성된 웹툰 <신과 함께>를 3부작으로 제작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2017년 개봉 예정인 저승편의 흥행 성적에 따라 3부작이 나올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네이버에 연재한 <신과 함께>는 웹툰 유료화의 성공 사례로도 손꼽힙니다. <무한도전>에 출연한 이말년 작가가 주호민 작가의 작품활동이 뜸한 이유가 <신과 함께>의 다시 보기 수입이 좋기 때문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었죠. 정말 돈이 아깝지 않을 만큼 재밌습니다. *<신과 함께> 다시 보기
씨네플레이 에디터 두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