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팬들이 12월만 되면 정주행할 생각에 행복해진다는 그 영화, 그 시리즈가 왓챠에 안착했다. <해리 포터> 시리즈는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총 8편의 영화로 세계 각국 판타지 팬들의 사랑을 받았고, 그 인기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번 OTT 서비스 실시로 <해리 포터> 시리즈를 복습하거나, 정주행에 도전해보려는 이들을 위해 <해리 포터>에 대한 이모저모를 가져왔다.
위 노래와 함께 읽으면 더 좋을 듯하다.
왜 하필 12월 연례행사?
<해리 포터> 팬이 아니라면 '해리 포터가 왜 12월 연례행사지?' 생각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 1편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2편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은 12월에 개봉했는데, 그 당시 입덕한 팬들이라면 '12월=해리 포터'가 각인된 셈. 또 12월 크리스마스 시즌에 갈 곳 없는 해리가 기숙사에 남는 장면이 작품마다 그려지고, 그 와중 사건이 발생하는 전개도 적지 않다. 그런 연유로 크리스마스 시즌에 해리 포터를 연상하는 팬들도 있다. 사실 세세한 이유를 빼더라도, 12월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주는 특별한 기분이 <해리 포터> 세계관의 신비로움과 잘 맞아떨어지는 것이 가장 크긴 하다.
이 배우, 이런 영화에도?
<해리 포터> 시리즈의 주역은 역시 해리 포터, 론 위즐리, 헤르미온느 그레인저, 세 캐릭터다. 하지만 줄거리가 아니라 영화로 접근한다면, 세 캐릭터보다 주변인물에 눈이 휘둥그레져질 만큼 다양한 배우들이 포진했음을 알 수 있다. <해리 포터> 시리즈와 다른 출연작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던 배우들을 정리해봤다.
록하트 ← 케네스 브래너 → <테넷>
최근 가장 화제였던 배우는 케네스 브래너. 그는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에서 '어둠의 마법 방어술' 교수 질데로이 록허트로 등장했는데, 최근 개봉작 <테넷>에서 안드레이 사토르로 엄청난 악역 포스를 보여주면서 이때의 캐릭터와 비교됐다.
해그리드 ← 로비 콜트레인 → <007 골든아이>
착하지만 조금 모자란 숲지기 해그리드. 커다란 덩치와 얼굴을 뒤덮은 수염으로 굉장히 인상적인 캐릭터지만, 그 때문에 배우 로비 콜트레인의 민얼굴은 기억하기 어렵다. 콜트레인도 꽤 유명한 작품에서 그 얼굴을 만날 수 있는데, <007 골든 아이>의 절름발이 마피아 보스 발렌타인 주코브스키가 바로 이 배우다.
루핀 ← 데이빗 듈리스 → <네이키드>
데이빗 듈리스야 <원더 우먼>, <사랑에 대한 모든 것> 등 최근 출연작으로도 익숙한 배우지만, 그가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자라는 걸 모르는 이들도 은근히 많다. 그는 1993년 <네이키드>라는 작품에서 조니라는 역으로 1993년 칸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그 외에도 <토탈 이클립스>, <위대한 레보스키> 등 유독 청소년 관람불가 출연작이 많은데, <해리 포터> 시리즈와 함께 큰 관객들이라면 이제 볼 수 있는 나이니 도전해봐도 좋을 듯하다.
올리밴더 ← 존 허트 → <에이리언>
지팡이 제작자 올리밴더를 연기한 존 허트는 한국 관객들에겐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길리엄 역으로 익숙하다. 연극 무대 활동과 영화계를 오가며 대배우라고 불린 배우답게 대표작도 적지 않다. 영화라면 <에이리언> 케인 역이 가장 유명한 편. 케인이 누구냐면 체스트 버스터의 첫 희생자가 되는 인물. 시리즈 최초의 희생자이자 가장 충격적인 장면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재밌는 TMI 하나. 존 허트는 <1984>에서 빅 브라더가 지배하는 사회에 의구심을 갖는 윈스턴 스미스를 연기했는데, 훗날 <브이 포 벤데타>에선 영국을 지배하는 독재자 셔틀러로 출연했다.
트릴로니 교수 ← 엠마 톰슨 → <하워즈 엔드>
두꺼운 뿔테안경 속 커다란 눈망울에 시선이 뺏긴다면, 트릴로니 교수를 연기한 배우가 엠마 톰슨이란 걸 눈치채지 못할 수도 있다. 로맨스나 사극 등에서 점잖은 연기가 일품인 배우지만, <해리 포터> 시리즈에선 도통 못 미더운 점성술사로 출연해 완전히 다른 연기 톤을 보여준다. 그의 대표작 <센스 앤 센서빌리티>, <하워즈 엔드>, <러브 액츄얼리> 등을 생각하면 정말 배우는 이래서 배우구나 싶다.
퀴럴 교수 ← 이안 하트 → <백비트>
마, 마, 말을 더듬는 퀴렐 교수. 1편에만 나오지만 특유의 소심함과 버릇 때문에 은근히 오래 사랑받는(?) 캐릭터 중 하나. 퀴렐은 이안 하트가 연기했는데, 이 배우의 대표작은 <백비트>라는 1994년 영화. 오래전 영국 영화라 인지도는 낮지만, 적어도 그가 연기한 인물은 누가 들어도 알만한 사람이다. 바로 '비틀즈'의 존 레논. <백비트>는 초기 비틀즈 멤버 스튜어트 서트클리프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안 하트는 1991년 <시간과 시대>라는 작품에서도, 2013년 TV드라마에서도 존 레논 역을 맡아 3번이나 존 레논을 연기했다.
출연진의 또다른 대표작을 짚어봤으니, 화제를 모았던 몇몇 배우들의 근황 또한 짧게 훑어본다. 이 소식들을 마지막으로 <해리 포터>의 세계로 떠나보자.
희대의 악역 돌로레스 엄브릿지를 연기한 이멜다 스턴톤은 드라마 <더 크라운> 시즌 5, 6에서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를 연기한다. 클로어 포이(시즌 1~2), 올리비아 콜먼(시즌 3~4)에 이은 엘리자베스 2세 배우로, 1990년대의 여왕을 맡는다.
해리 포터를 괴롭히는 사촌 더들리를 연기한 해리 멜링은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퀸스 갬빗>에서 베스 하먼(안야 테일러 조이)의 조력자 해리 벨틱으로 출연했다.
론 위즐리를 연기한 루퍼트 그린트는 최근 아빠가 됐다는 근황을 전했다. 정확히 말하면 6개월 딸을 공개했으니 이미 반년 전 아빠가 된 것. 주인공 삼인방 중 가장 장난꾸러기인 론이 가장 먼저 가정을 꾸린 셈이다.
루나 러브굿을 연기한 이반나 린치는 3월, SNS로 미각, 후각이 둔해졌다면서 코로나 증상을 호소했었다. 나중에야 코로나19 증상인 건 알지만 건강에 별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후에도 별다른 확진 소식이나 입원 소식 없이 활동 중인 걸 보면 코로나는 아니었던 듯하다. 이 소동 덕분에 '진짜 루나 러브굿답다'고 말하는 팬들이 생기기도.
2020년 11월에 말포이 역의 톰 펠튼이 주도한 라이브 방송에서 <해리 포터> 주연진이 모였다. 다니엘 래드클리프, 루퍼트 그린트, 보니 라이트, 이반나 린치, 올리버 펠프스와 제임스 펠프스, 크리스 랜킨, 제이슨 아이삭스, 그리고 초기작을 연출한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이 자리에 참석했다. 2020년은 <해리 포터> 영화 시리즈의 19주년. 마지막 작품에서 19년 후를 에필로그로 다룬 것에서 영향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왓챠에서 반드시 다음 세 단어를 검색해 볼 것.
볼드모트, 루모스, 골든 스니치.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