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스크린에서는 유난히 아역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의 홍길동 껌딱지 말순이를 시작으로 마음에 콕콕 박힌 새로운 얼굴들이 여럿이었죠. 재미로 보는 2016 씨네플레이 아역 어워즈! 오늘은 올해의 아역들이 어떤 분야에서 활약했는지 정리해보았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을 사로잡은 친구는 누구?! 스크롤 내리면서 확인해보시죠~.


올해의 심쿵 상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 김하나

처피뱅 원조 말순이는 자기 할 말은 다 하는 소녀입니다. 까칠한 홍길동을 쥐락펴락하는 작은 소녀는 입을 열 때마다 관객들을 심쿵하게 만드는 힘을 지녔죠. 연기 경험이나 촬영 경험이 전혀 없던 배우였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은 능력자입니다. 이제훈은 촬영 당시 말순이 김하나의 귀여움에 반해 까칠한 홍길동을 연기하기 힘들었다고 밝히기도 했죠. 이 귀여운 소녀를 앞에서 본다면 누구든 하트 뿅뿅 눈을 할 것이 분명합니다.
올해의 명대사 상
곡성 / 김환희

<곡성>을 본 사람이든 안 본 사람이든, "뭣이 중헌디"는 한 번쯤 들어봤을 명대사임이 분명합니다. 누군가가 던진 미끼를 덥석 문 소녀 김환희는 '뭣이 중헌'지를 아는 배우입니다. 우리가 <곡성>에 현혹당한 건 김환희의 완벽한 연기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녀는 황정민, 곽도원, 쿠니무라 준 등 대선배들의 기에 눌리지 않고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아버지에게 애정 어린 잔소리를 하는 귀여운 딸의 모습에서부터 빙의되어 서슬 퍼런 냉기를 뿜어내는 소녀의 모습까지. 자신의 안에 '효진'의 다중적인 면모를 완벽히 담아낸 이 배우의 다음 캐릭터가 궁금해집니다.
올해의 눈빛 상
아가씨 / 조은형

조은형은 '비주얼 로또'를 안고 태어난 게 분명합니다.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이 소녀는 '히데코'의 아역으로 손색이 없었죠. 후견인 코우즈키의 행동에 겁을 먹은 모습부터, 날이 서 예민하게 돌변하는 모습까지. 조은형의 섬세한 연기를 통해 '신경쇠약'이 있는 히데코의 불안함과 외로움이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해질 수 있었습니다. 원래 히데코 아역은 세 연령층으로 나뉘어 있었다고 해요. 하지만 박찬욱 감독은 오디션 과정에서 조은형 배우의 연기를 보고 그녀에게 모든 연령층의 연기를 맡겼죠. 어린 이 배우가 풍기는 포스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후 어떤 작품에서 이 소녀의 '사연 있는' 눈빛 연기를 볼 수 있을지 기대되네요.
올해의 오열 상
부산행 / 김수안

에디터가 꼽는 <부산행> 속 명장면은 '수안'이 울부짖으며 아빠를 부르는 장면입니다. 다작으로 다져진 이 소녀의 연기는 따스함과 서늘함을 명확히 오고가는 힘을 지녔습니다. 어디서나 똑 부러지는 이 소녀는 인터뷰에서도 당돌한 말투로 유명하죠. 똘똘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이 배우는 작품마다 성인 배우들의 칭찬과 감탄을 듬뿍 안고 가는 배우입니다. 앞으로 <군함도>, <신과 함께>와 같은 기대작에서 찾아볼 수 있을 김수안의 얼굴! 나이답지 않은 노련함이 돋보이는 이 배우가 품은 진정한 힘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올해의 동공지진 상
우리들 / 최수인

초등학생의 단골 스포츠는 피구입니다. 리더들의 가위바위보로 팀이 정해졌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는 '누구보다 먼저 자신이 뽑히고 싶은', 인기를 가늠하는 척도일 수도 있겠네요. 영화의 첫 장면을 장식하는 최수인의 섬세한 감정 연기는 관객들을 압도하는 힘을 지녔습니다. 섬세한 감정 하나도 표정으로 표현할 줄 아는 이 배우는 보는 이로 하여금 집중할 수밖에 없는 연기를 펼쳐냅니다. 최수인은 이 배역으로 상하이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죠. 다듬어지지 않아 더 큰 가능성이 보이는 이 배우가 지니고 있을 연기의 폭이 얼마나 넓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올해의 리얼리티 상
우리들 / 이서연

<우리들> 속 '보라'는 어딘가 있을 것 같은 초등학생입니다. 초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거짓말을 그럴싸하게 포장하는 법을 이미 알고 있는 보라. 보라는 <우리들>에서 가장 어른스러운 소녀죠. 이서연은 '악역' 보라를 찰지게 소화해냈습니다. 날카롭게 올라간 눈매로 친구들을 내려다보는 이 소녀를 보고 있자면, 어딘가 모를 동정심이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알 수 없는 안쓰러움을 품은 똑쟁이 소녀, '보라'라는 입체적인 캐릭터의 탄생은 모두 이서연의 훌륭한 연기 덕에 가능했습니다.
올해의 보석 상
가려진 시간 / 신은수

배우 신은수는 이번주 개봉한 <가려진 시간>으로 첫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신은수는 JYP엔터테인먼트가 가려둔 보물임에 틀림없습니다. <가려진 시간>은 러닝 타임 내내 신은수의 존재감이 빛나는 영화입니다. 유난히 클로즈업이 많은 이 영화에서 그녀의 페이스가 지닌 힘은 독보적으로 발휘됩니다. '가려진 시간' 속에 갇혀있진 않았지만, 알게 모르게 성민과 같이 어른이 되어가는 이 소녀의 성장은 신은수의 탄탄한 연기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그녀의 차기작을 기대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올해의 반전매력 상
가려진 시간 / 이효제

강동원의 소년 시절을 연기한 배우 이효제는 이미 여러 작품에서 우리를 마주했습니다. 어린 정조 역으로 나왔던 <사도>, 어린 최부제 역으로 나왔던 <검은 사제들>, 어린 장한으로 나왔던 <덕혜옹주>. 모두 다 다소 어두운 면을 지닌 역이었기에 이 영화에서 또한 다크한 포스를 뿜을 줄 알았죠. 이효제는 <가려진 시간>에서 반전매력을 선보입니다. 긍정부심을 지닌 이 소년은 다른 차원의 세계로 떠나고 싶어하는 소녀 '수린'을 웃게 만드는 유일한 사람입니다. 수줍음을 가리고 능청스럽게 던지는 대사에는 이 시절에만 지닐 수 있는 풋풋함이 묻어있죠. <가려진 시간>은 배우 이효제가 지닌 연기의 폭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올해의 친화력 상
우리들 / 강민준

<우리들>에서 인생 연기를 선보였다는 평을 받은 강민준은 올해의 아역에서 빼놓으면 섭섭할 배우입니다. <우리들> 속 선과 지아의 사이가 어떻든, 마냥 지아 누나가 보고 싶은 선의 동생 '윤'은 관객들에게 자동 엄마 미소를 선사하던 캐릭터였습니다. "나는 그냥 놀고 싶은데"라며 매번 싸우는 친구와 손쉽게 화해하는 이 능력자는 촬영 현장과의 친화력도 어마무지했는데요. 윤가은 감독이 전하는 비하인드에 따르면, 이 소년은 촬영장에서 눕기만 하면 바로 잠들었다고 하네요.(ㅋㅋㅋ) 코까지 골며 잠자는 연기의 리얼리티를 살린 이 배우! 앞으로 차기작에서는 또 어떤 막대한 귀여움을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

올해의 감초 상
김단율

왼쪽에서부터 정우진, 김단율, 이효제, 안지호, 신은수 (출처. 김단율 인스타그램)

<가려진 시간>은 아역들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태식(엄태구)의 아역을 연기한 김단율은 친구들 사이에서 '대장' 역할을 맡은 친구입니다. 걸걸한 말투와 허세로 똘똘 뭉친 이 캐릭터는 관객들에게 깨알 웃음을 선사하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동시마음을 뭉클하게 만드는 힘을 지니기도 했죠. 이 배우가 유독 돋보였던 이유는 그간 쌓아왔던 필모 덕분이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이미 <헬로우 고스트>, <미나 문방구>, <오직 그대만> 등에서 얼굴을 내비친 이 소년! 앞으로는 또 어떤 작품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코헤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