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바이블 브릭무비>는 1월 28일(목) 올레TV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극장에 걸리진 않았지만 이대로 놓치기 아쉬운 영화들을 한 주에 한 편씩 소개합니다.


성경, 봐도 봐도 모르겠다면?

수많은 텍스트에 영향을 미친 성경은 우리의 삶과 밀접히 맞닿아있는 베스트셀러다. 성경 속 특정 사건을 주목한 작품이나 성경 속 인물의 이름을 빌린 캐릭터를 여러 번 만나왔을 것. 그러나 성경의 풀 스토리를 정확하게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아담과 이브, 카인과 아벨, 노아의 방주, 바벨탑, 아브라함과 이삭, 야곱과 요셉, 모세의 기적까지. 믿음에 대한 설교는 부담스럽지만, 성경 속 핵심 사건, 인물들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주목하자. <더 바이블 브릭무비>는 성경 속 주요 인물, 사건의 흐름을 연대순으로 두 시간 안에 담아낸 성경 핵심 요약본이다.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면 이 모든 걸 레고를 활용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했다는 것. 교회에 다니지 않는 이들도 부담 없이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이유, 믿음을 강조하는 보통의 종교 영화와 차별화된 포인트다.


영화 전공 X! 선교사가 직접 만든 영화

카메라만 있으면 영화감독이 될 수 있을까? <더 바이블 브릭무비>를 연출한 조쉬 캐롤이 그를 대표하는 답이다. 조쉬 캐롤은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아프리카 우간다에 정착해 어린 시절부터 전도 활동을 펼쳤다. 동시에 누나로부터 비디오카메라 사용법을 배운 후 촬영과 영상을 만드는 데에도 흥미를 붙였다. 영화감독과 선교사 사이에서 진로를 고민하던 조쉬 캐롤은 아버지에게 조언을 구했고, 자신이 꿈꾸는 것을 모두 이룰 수 있는 최고의 답을 얻었다. 바로 “소형 카메라 렌즈를 통해 성경의 엄청난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

가족의 든든한 지원을 얻은 그는 12살 무렵부터 영화 제작/연출을 독학해 성경과 관련된 단편 영화를 연출하기 시작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찍은 단편만 100편에 다다른다고. 레고를 통해 성경 속 사건을 구현하기 시작한 건 2015년부터다. 한국까지 와닿은 <더 바이블 브릭무비>는 조쉬 캐롤 감독이 쏟아부은 노력의 결정체다. 목사인 아버지가 공동 각본가로 참여해 철저한 고증을 거친 <더 바이블 브릭무비>는 대형 엔터테인먼트의 인정을 받고 그를 발판 삼아 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었다.


알고 보면 1998년생, 고등학생 실력이라고?

더 놀라운 사실은 조쉬 캐롤 감독이 고등학교 학업을 병행하며 이 작품을 연출했다는 것. 조쉬 캐롤은 1998년생으로 올해 만 23세의 젊은 감독이다. 2015년부터 레고를 찍어왔으니 만 17세 당시부터 ‘레고 무비’를 찍어왔던 것. 더 놀라운 건 러닝타임 2시간에 다다르는 <더 바이블 브릭무비>의 연출뿐 아니라 각본, 촬영, 편집 등 제작 과정 대부분을 홀로 책임졌다는 사실이다.

조쉬 캐롤은 영화와 관련된 해외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영화 연출과 학교생활을 병행하며 균형을 맞추는 건 또 하나의 도전이었다” “하루에 8시간에서 12시간씩 영화를 찍으며 학교 졸업을 준비해야 했다. 새벽 4시까지 편집하다 7시에 일어나 학교에 갈 때도 있었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던 작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더 바이블 브릭무비>를 만들며 “정신적으로 많이 성장한 느낌을 받았다”고. 영화감독이라는 꿈과 신앙심,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낸 10대 소년의 성공적인 장편 데뷔작이라는 점만으로도 볼만한 가치가 충분한 작품이다.


<더 바이블 브릭 무비> 촬영 현장

위 사진 속 현장에서 담아낸 <더 바이블 브릭 무비>의 장면

고퀄의 섬세함이 돋보인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가장 큰 매력, 아기자기한 장면과 그를 한 땀 한 땀 빚어낸 제작진의 정성이다. <더 바이블 브릭무비>는 그와 함께 실사 영화 특유의 질감도 놓치지 않았다. 조쉬 캐롤은 레고를 활용한 영화에서 흔히 사용하는 CG, 특수효과에 기대는 대신 조명과 카메라, 장면에 맞는 로케이션을 활용해 사실감을 살렸다. 노아의 대홍수, 홍해의 기적 장면을 비롯해 곳곳에 사용된 물, 불, 흙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서 <더 바이블 브릭무비>에 색다른 개성을 살림과 동시에 작품에 신화적, 역사적 깊이감을 더한다. 등장하는 레고 인물들의 의상을 캐릭터에 맞게 하나하나 제작한 건 물론, 영화에 등장하는 소품 하나하나를 황토, 시멘트, 나무 등과 섞어 수작업으로 만들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극에 몰입도를 더하는 섬세함, 어린이뿐만 아니라 30대, 40대 관객까지 사로잡을 만큼 충분히 매력적인 이유다.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