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말한 것처럼 용미와 용찬은 미우나 고우나 서로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다. 영화에서도 그런 부분들이 뭉클함을 선사하는데, 혹시 두 사람에게도 이런 존재가 있는지 궁금하다. 영혼의 동반자랄까. 꼭 남편이나 여자친구가 아니어도 삶의 많은 부분을 의지하는 존재가 있나.
이동휘: 하나, 둘, 셋 하면 고양이! (일동 웃음)
염혜란: (웃음) 나는 요즘 특히 공감하고, 의지하는 배우가 '육아를 겸하고 있는 여배우'다.
<새해전야>에 깜짝 출연(!)한 라미란 배우인가. (웃음)
염혜란: 언니는 거의 육아를 끝냈다. (웃음) 애가 많이 컸다. 사실 육아를 겸하고 있는 여배우들끼리 생기는 어떤 공감대가 있다. 우리가 정말 프로 배우기는 하지만 육아도 놓을 수 없는 지점들이 있기 때문에 워킹맘 동료들을 만날 때마다 많이 의지가 된다. '그래 우리만 아는 것들이 있지', '우리만 아는 어려움들이 있지' 하면서 서로 의지한다. 나만 지금 힘든 게 아니구나 이런 생각도 들고. 최근엔 장윤주 배우도 그렇고, 촬영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동료 배우들에게 육아 공감대가 있으면 갑자기 확 친해지게 되더라. 별로 만나지 않았더라도 육아 이야기로 갑작스럽게 친해진다. (웃음)
이동휘 배우는 어떤가.
이동휘: 요즘 나는 사람보다 그림에 빠졌다. 사람에게 털어놓지 못할 말들을 그림을 그리면서 하고 있다. 너무 TMI인데, 사실 배우가 창작하는 에너지를 혼자 만들어 내기엔 힘든 부분이 있다. 연기를 하려면 동료 배우, 무대, 연출, 시나리오가 다 있어야 하니까. 그런데 그림은 나 혼자 힘을 쏟아붓고, 나 혼자 창작의 에너지를 소비할 수 있는 분야다 보니까 그림에 빠지게 됐다.
염혜란: 정말 멋지다.
이동휘: 전혀 그렇지 않다. (웃음) 내가 그리는 그림은 멋이 없기 때문에. (웃음)
나중에 '이동휘 전시회'를 기대해봐도 되는 건가.
이동휘: 지금은 그럴 계획은 없다. (웃음) 혼자 소통하고, 혼자 에너지를 쏟아붓는 창구라 생각하고 열심히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