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언제나 그리고 영원히>

넷플릭스를 ‘로코 맛집’으로 통하게 해준 시리즈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가 마지막 이야기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언제나 그리고 영원히>로 돌아온다. 영화는 어느덧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라라 진(라나 콘도르)과 피터(노아 센티네오)의 인생을 바꾼 두 번의 여행을 통해 관계의 성장을 맞이하는 두 사람을 그린다.

지난 2019년 9월, 씨네플레이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언제나 그리고 영원히> 촬영장 방문을 초대받았다. 기대감을 안고 도착한 곳은 미국이 아닌 연남동의 한 카페. 이번 3편에서는 특별히 라라 진 가족의 서울 여행을 담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고. 궂은 날씨로 실내 카페에서 진행된 지난 촬영은 영화의 오프닝을 여는 주요한 장면으로, 수많은 제작진과 해외 각국의 기자들이 모두 모여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다. 촬영장 방문기를 소개하기에 앞서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언제나 그리고 영원히>(이하 <내사모남 3>)에 대한 제작진, 그리고 배우들의 말들을 통해 관람 포인트를 짚어 보자. 그전에! 한국 방문 당시 라나 콘도르와의 만남이 담긴 씨네플레이 인터뷰도 읽어본다면 더욱 좋겠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러브레터로 시작된 계약 연애

어린 시절 남몰래 써둔 나만의 비밀스러운 러브레터가 수신인에게 전달된다면?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는 막냇동생의 짓궂은 장난으로 어린 시절 짝사랑 상대들에게 러브레터가 전달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하이틴 로맨틱 코미디다. 소심한 한국계 미국인 소녀 라라 진과 교내 인기남 피터는 계약 연애로 관계를 시작하지만, 하이틴의 공식을 착실히 따라 사랑에 빠진다. 판타지에 가까웠던 두 사람의 연애는 라라 진의 유년기 시절 친구였던 존 앰브로스(조단 피셔)가 등장하며 위태로워진다(<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P.S. 여전히 널 사랑해>).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언제나 그리고 영원히> 메인 예고편

그렇게 한차례 성장통과 이별을 겪으며 서로에 대한 믿음을 쌓은 두 사람. 안정기에 접어든 라라 진과 피터는 이제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성인으로서의 삶을 준비한다. 대학 진학이 결정된 피터와는 달리 자신의 꿈과 피터 사이 갈등하는 라라 진. 그들에게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두 번의 여행이 찾아오고, 라라 진은 피터가 아닌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연출을 맡은 마이클 피모냐리 감독은 “(<내사모남 3>에서) 라라 진은 자아에 대한 탐구를 사랑을 넘어선 차원으로 끌어올린다”라며 “그녀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 복잡하지만 자기 내면의 소리를 믿는 것이 핵심”이었다고 관람 포인트를 뽑았다. 그는 전편의 판타지는 덜어내고 현실의 유쾌한 모험의 비중을 늘려 라라 진 뿐만 아니라 영화의 표현 방식 또한 그녀와 함께 성숙해졌음을 시사했다. 라라 진을 연기한 라나 콘도르는 씨네플레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라라 진이 첫사랑을 겪을 때만큼 그녀는 더 이상 외롭지 않다”라며 “스포일러는 할 수 없지만 피터는 라라 진의 성장을 도울 것이고, 마지막 편에서 보게 될 라라 진은 내가 성장하길 바라는 그 모습 그대로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언제나 그리고 영원히>

드디어 한국! 영화에 등장할 핫플레이스는 어디?

졸업을 앞둔 <내사모남 3>에는 뉴욕 졸업여행, 하이틴의 꽃 ‘프롬’ 등 여러 볼거리가 등장한다. 가장 주요한 관전 포인트를 뽑으라면? 바로 ‘한국 여행’이다. 어머니의 고향인 한국, 그중에서도 서울을 찾은 코비 가족의 유쾌한 서울 여행은 영화의 오프닝으로 담겨 라라 진의 정체성을 확고히 함과 동시에 익숙한 풍경들로 한국 팬들에게는 반가움을 자아낼 것.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언제나 그리고 영원히>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언제나 그리고 영원히>

제작진은 서울에서의 촬영을 끝으로 3편의 제작을 마무리했는데, 마이클 피모냐리 감독은 “특별한 방식으로 이 작품에 작별을 고한 셈”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배우들은 촬영을 위해 N서울타워와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광장시장, 명동 등 서울 명소를 방문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라나 콘도르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을 처음 방문했는데 음식, 사람들, 문화 모두 멋지고 즐겼던 기억이 난다”, “휴식시간이 많이 주어지지 않았지만 한국 자체가 멋진 명소에서 촬영해 모두 즐기며 촬영했다. 시장에서 만두와 국수를 8시간 동안 먹었다. 천국인 줄 알았다”라며 유쾌한 후기를 전했다. 함께 한국을 찾은 원작자 제니 한은 “제작진, 배우들에게 한국이 어떤 곳인지 선보일 수 있어 감사했고, 한국의 아름다움을 보여드릴 수 있어 좋은 경험이었다”라고 언급했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언제나 그리고 영원히>

세트장이 아니라고? <내사모남 3> 서울 촬영 현장

<내사모남 3> 촬영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비를 뚫고 도착한 그곳은 세트장이 아닌 연남동에 위치한 한 카페였다.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2D 카페’로 1020세대 사이 유명세를 치른 카페는 마치 만화책의 한 컷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한 이색적인 장소였다. 서울의 핫플레이스를 소개하고 싶다는 제작진들의 의도와 완벽하게 부합하는 촬영장이었다. 실내가 협소해 맞은편 카페에 마련된 대기실로 향하자 10명 내외의 기자들이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원작자인 제니 한과 제작진들이 함께 자리해 촬영을 지켜봤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언제나 그리고 영원히> 촬영 현장

촬영이 시작되고 라나 콘도르와 시리즈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편지’가 등장했다. 서울에 머물고 있는 라라 진이 피터에게 연애편지를 쓰는 장면이었다. 곧이어 키티 역의 애나 캐스카트가 앵글 안으로 들어왔다. 투닥거리는 두 사람은 흰 벽과 검은 선으로 이루어진 배경과 대비되며 더욱 생동감 넘치고 도드라져 보였다. 이어 여행의 필수, 자매들의 ‘인증샷’ 셀카 타임이 이어졌고 촬영은 빠르게 마무리됐다.

잠시 쉬는 시간이 되자 다음 촬영을 위해 준비 중인 촬영장을 구경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빠르게 들어간 카페 내부에서는 미국 현지 촬영팀과 한국 로컬팀이 호흡을 맞추고 있는 낯선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매 시리즈마다 개성 있는 세트장으로 화제가 되곤 했던 <내사모남>과 어울리는 곳이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연이은 감독의 디렉팅과 한국 촬영팀의 분주한 움직임 또한 인상적이었다. 짧게 허락된 시간이 끝나고 궁금증을 돌아온 대기실. 얼마 지나지 않아 촬영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언제나 그리고 영원히>

라나 콘도르를 본 한국 팬들의 반응은?

촬영이 막바지를 향해 진행될 때쯤, 쾌활한 성격을 지닌 프로듀서가 대기실에 들어왔다. 궂은 날씨로 인해 현장에서 배우들과 인터뷰는 진행할 수 없었지만, 프로듀서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사모남 3> 현지 촬영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밝은 웃음이 매력적이었던 오브리 벤딕스 프로듀서와의 대화를 마지막으로 방문기를 갈무리하려 한다. 발렌타인데이를 앞둔 2월 12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언제나 그리고 영원히>. 달콤했던 이들의 마지막 여정에 함께 하시길!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언제나 그리고 영원히>

-어쩌다 서울을 촬영지로 선택하게 됐나?

=전적으로 프로듀서 맷과 마이클 감독에게 달려있었다. 그들은 라라 진의 가족들이 원래의 환경 밖으로 나가서 새로운 곳을 여행하며 기존 영화들에서는 보여주지 못했던 것들을 보여주길 바랐던 거 같다. 특히 가족의 뿌리 일부가 한국에서 왔으니까, 그게 특징적인 점이라 한국에 오게 됐다. 그들이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길 바란 거다. 라라 진이 집, 고등학교, 이런 곳에 있는 걸 봤으니까 서울이라는 새롭고 아름다운 장소에 감으로써 관객들이, 그중에서도 글로벌한 관객들이 라라 진의 가족들이 아시아로 여행 다니는 걸 보며 재미를 느낄 것 같다.

-촬영을 위해 서울 어느 장소를 다녀왔는지.

=DDP를 갔다. 서울로도 걸었고 세 자매가 같이 자전거를 탈 공원도 갔다. 청계천 등 여기저기 다닌 여행 영상들이 짧게 몽타주로 영화에 나올 예정이다.

-라나 콘도르와 같이 배우들을 본 현지 팬들의 반응은 어땠나?

=서울에 정말 많은 팬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라나도 정말 기뻐했다! 다들 우리를 알아보는 것도 신기했고, 한국 팬들이 촬영 현장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재밌는 경험이었다. 특히 명동은 워낙 북적이는 곳이라 주변 사람들이 더욱 신나있었다. 쿨한 경험이었다. (라나 콘도르는 씨네플레이와의 인터뷰에서 “마스크를 쓰고 길을 걷는데 소녀들이 다가와서 울고, 소리 지르고, 붙잡고 그랬다. 그들에게 포옹과 함께 고맙다고 말했는데 정말 대단한 경험이었다. 앞으로 팬들을 자랑스럽게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국 로컬 크루와의 촬영 호흡은?

=판타스틱하다! 로케이션을 갈 때마다 다른 언어를 쓰고 다른 영화, TV 촬영 스타일을 갖추고 있는 크루들을 다뤄야 하는데 한국 크루는 경이롭다. 굉장히 빠르게 일하고 다른 사람들을 돕는다. 로케이션을 여기저기서 찍는 게 사실 엄청 큰 부담이지 않나. 가끔은 현지 팀이 “보통은 까다로워서 여기서 잘 안 찍어요” 하는 곳인데 우리는 “괜찮아요, 그래도 여기서 찍을게요~” 대답하면 또 흔쾌히 응해준다. 정말 협조적이고 일하기도 편하고 식견도 있고. 좋은 사람들이다. 다른 문화에서 어우러져서 하나의 대단한 프로젝트를 해낸다는 게 멋진 일이다. 어떻게 보면 영화의 내용과 상통한다고 볼 수 있을 거 같다. 이 프로젝트도 재미교포 가족이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내용이지 않나. 우리 팀에도 한국에 처음 와본 사람들이 많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언제나 그리고 영원히>

-촬영 장소 답사는 누가 했나?

=북미 프로듀서가 서울의 라인 프로듀서들과 함께했다. 맷과 마이클이 6월에 미리 와서 3일 정도 머무르며 서울이 어떤 도시고, 촬영하는 게 어떨지 구상했다. 우리는 슈팅 들어가기 일주일 전쯤 들어와서 모든 로케이션지를 2∼3번씩 와봤다. 어떨 때는 낮에 가서 날씨랑 이야기가 어떻게 굴러가게 될지 고려하다 보면 그때그때 상황이 달라지기도 했다. 장소를 스카우팅하는 과정이 꽤 흥미로운 편이었다. 영화를 만들기 위해 일을 진행하는 동시에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그런 순간들 중 하나였다.

-오늘을 포함해서 이번 로케이션의 일정이 대략 어떻게 되나?

=오늘은 연남동 카페에서 실내 촬영을 진행한다. 근처에 다른 로케이션도 생각해놨는데 비 때문에 시간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아마 여기(카페)서 촬영을 하고 파크 하얏트 호텔로 스태프가 옮겨서 찍을 거다. 라라 진의 가족들이 스토리상 머물고 있는 곳이다. 다른 날에는 광장시장에 가서 촬영을 할 예정이다. 음식과 가판대, 사람들이 북적이는 시장이지 않나. 우리 엑스트라들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촬영 현장을 채울 계획이다. 이렇게 한국스럽고 현실적인 곳들에서 촬영을 할 거다. 보통 낮에 촬영 장소를 한 번 바꾸는데, 그만큼 서울에서 많은 걸 보여주고 싶다(웃음).

-시리즈 처음부터 제작에 참여해 왔나. 마지막 3편을 찍게 됐는데 기분이 어떤가.

=그렇다. 1편부터 참여해 왔다. 시원섭섭하다. 짧은 시간 안에 열심히 일해야 했다. 2, 3편의 경우 우리가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냈지 않나. 함께 오래 일하며 다들 정말 가까워졌다. 그 끝을 관객과 공유하는 게, 우리가 만든 결과물을 선보이는 게 아주 신나는 동시에 촬영이 끝나면 각자 갈 길을 가야 한다는 게 슬프기도 하다.

-마지막 질문이다. 1편을 촬영할 때와 다른 차이점이 있다면.

=1편은 정말 아무도 어떻게 될지 예상을 못 했다. 그저 작은 프로젝트였다. 제니가 집필한 젊은 여성들이 좋아하는 책으로부터 출발한, 그 해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는 여러 영화들 중 하나였다. 근데 공개됐을 때 그 반응에 우리도 정말 깜짝 놀랐다. 차이를 말해보자면, 처음보다 지금 현재 이 영화를 기대하고 기다리는 관객들이 많아졌다는 거. 우리가 뭘 하는지 관심 갖는 사람들이 많아지니 압박감이 있긴 하다(웃음). 팬들도 만족하길 바라고, 책도 제니가 쓴 만큼 충분히 잘 반영해야 하고. 무엇보다 보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확실히 압박감이 있다(웃음). 그 외에 영화가 성공하면서 경제적 지원도 커지고 하다 보니 확실히 우리가 시도할 수 있는 범위나 기회도 커졌다. 2년간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씨네플레이 문선우 기자

사진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