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호의 공간은 매우 한국적이다. 아파트 같다고 해야 할까. 각자의 공간과 거실처럼 보이는 조종실이 있다.
초기에 컨셉을 고민할 때 승리호 내부 공간은 우주선이기도 하지만 생활감이 묻어있는 사람 사는 공간처럼 보였으면 한다고 의견을 나눴다. 자세히 뜯어보면 질문한 대로 가장 흔한 아파트 구조를 많이 닮아있다. 거실이 있고, 건너편 탁 트인 공간에 주방이 있다. 좁은 복도를 조금만 지나면 다른 방들이 나오고 그 옆에 화장실도 있다. 크기도 약 30평대 아파트 비슷하다. 여기가 집이고 일터라는 부분을 전달하고자 했다.
<늑대소년> 이후 두 번째 송중기 배우와 작업했다. 태호역에 송중기 배우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고, 다시 만난 송중기 배우는 어땠나.
<늑대소년>을 만들고 나서 그때 결심했던 것이 언젠가 다시 한번 송중기 배우와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거였다. 어떤 작품이든 어떤 배역이든 현장에서 다시 만났으면 좋겠더라. 그래서 <승리호> 시나리오를 전했는데 이 작품의 맹아(萌芽)를 좋게 봐줘서 함께 작업을 하게 됐다. 다시 함께 작업하니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모든 스태프와 잘 어울리고 현장 분위기를 이끄는 편한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어 반가웠다.
처음 시나리오에 태호의 이름은 철수였다고 들었다. 이렇게 되면 <늑대소년>의 철수와 순이가 다시 만나는 거다. 나중에 이름이 태호로 바뀐 이유가 있나.
내가 이름 짓는 것을 너무 힘들어한다. (웃음) 그냥 그때 임시로 지은 이름이었던 것 같다. 아무 이름이나 그냥 생각나는 대로 대충 짓고 나중에 바꾸는 편이라 그냥 가장 먼저 떠오른 이름이라 철수라고 붙였다. 나중에 태호라는 좋은 이름이 생각나 바뀌게 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