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뭐든지 너무 열심히 해서 본인에 대한, 그리고 결과에 대한 커트라인이 높은 스타일인 것 같다.
맞다. 나만의 커트라인이 높기도 하다. ‘아 됐어!’ 라고 느낀 적은 노래했을 때부터, 춤출 때, 연기를 할 때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 항상 아쉽고, 뭔지 모르게 최선을 다 안한 것 같고.
완벽주의자인 것 같다.
주변에선 완벽주의자라고 하더라. 난 완벽하지 않은데. 어떤 일이든 요이땅, 시작하는 순간은 다 내려놓는다. 그런데 시작하기 전까진, 예민하게, 미친 듯이 치열하게 준비한다. 제가 자주 쓰는 표현이 있다. 세포 터지는 느낌? 영화나 드라마나, 어떤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이전까지 준비된 걸 바탕으로 현장의 상황에 맡긴다.
예민한 준비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따라올 법도 한데. 본인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다면?
“아 짜증나”, 이런 종류의 스트레스가 아니라 “어? 뭐가 더 있을 것 같은데”, 이렇게 보이지 답을 찾는 과정에서 오는? 그러다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다고 생각하면 갑자기 운동을 한다. 갑자기 편집을 하고 싶으면 편집을 하고, 글을 쓴다. 이런 식의 루틴이 있다. 극도의 상태로 기울기 전에 다시 회복력을 찾을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이랄까. 그간 춤도 추고, 노래도 하고, 정말 많은 걸 하지 않았나. 회복력을 되찾을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이런 걸 병행하며 해소한다.
춤과 노래, 연기와 연출까지. 계속해서 자신의 분야를 하나씩 넓혀나가고, 그러면서도 지치지 않고 활약할 수 있는 원동력이 뭘까 물어보려 했는데, 이게 바로 그 이유였다.
마침표를 싫어한다. 항상 진행형이다. 내가 온전히 나의 인생을 사는 건데,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선 내가 하고 싶은 것, 지금 하고 싶은 것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지금은 연기를 너무 하고 싶지만, 난 앞으로 이것만 해야 한다는 주입을 시키고 싶진 않다. 내일 내가 일어나서 눈 뜨고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것. 그러다 보니 춤도, 노래도, 연기도 하게 됐다.
그 모든 분야에서 성과를 거뒀다.
누군가에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이것저것 얕게 건드린 게 아니라 한 번 했던 건 모두 10년 이상 했다는 것. 특출나게 하나를 잘하는 건 없다고 생각하지만, 무에타이도 13년 동안 훈련해 체육관을 차릴 수 있을 정도의 운동을 했다. 춤도 오래 췄고, 결과적으론 음반도 여섯 장을 냈다. 연기를 시작하면서는 결국 배우가 되기 위해 이 모든 장르를 거쳤나,라는 생각도 했다. 연기는 종합예술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