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내면 괴물이 공격한다는 기발한 소재의 스릴러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가 2편으로 찾아왔다. 에밀리 블런트의 연기력과 존 크래신스키의 연출력이 만나 영화는 박스오피스 흥행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사실 존 크래신스키는 속편을 만들 생각이 아예 없었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살펴보자. 나아가 소니 픽처스가 추구하는 전략과 수많은 팬이 손꼽아 기다린 <프렌즈 리유니언>의 제작 과정도 알아보자.


“소니 픽처스 안 팔아요”

– 요시다 켄이치로 소니 CEO

출처=소니 그룹

워너 미디어와 디스커버리의 합병에 이어 아마존의 MGM 인수까지, 연이은 스트리밍 업체의 몸집 불리기에 업계의 시선은 소니 픽처스로 향한다. 강력한 IP를 보유한 소니 픽처스는 매력적인 카드임이 틀림없다. 게다가 기업들이 앞다투어 스트리밍 플랫폼을 출시하는 가운데 소니 픽처스는 기존 플랫폼에 자사 콘텐츠를 공급하는 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요시다 켄이치로 소니 CEO는 “독자적인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로서 여러 기업과 협업하는 전략이 통할 것”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소니 픽처스는 소니 그룹 소속임을 확고히 밝히면서 사실상 소니 픽처스를 팔지 않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소니 픽처스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었는데, 요시다 켄이치로 CEO에 의하면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렇듯 “그룹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콘텐츠를 구축하고 강화할 수 있다”고 말한 요시다 켄이치로 CEO는 앞으로 극장이 아닌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공개될 중저가 영화를 더 많이 제작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한편 연내 소니 픽처스 기대작으로는 <베놈: 렛 데어 비 카니지>,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가 있다. 이런 텐트폴 영화뿐 아니라 앞으로 소니 픽처스가 제작할 스트리밍 전용 영화는 어떨지 관심이 쏠린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속편 만들 생각 없었어요.”

– 존 크래신스키

출처=롯데엔터테인먼트

2018년 <콰이어트 플레이스>가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흥행을 거두자 제작사 파라마운트 픽처스는 곧바로 존 크래신스키에게 속편 제작을 문의했다. 그러나 속편을 만들 생각이 없었던 크래신스키는 요청을 거절했다고 한다. “1편만큼 진정성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지 않았어요. 단지 돈 때문에 만든 영화라는 느낌을 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크래신스키가 이런 결정을 번복한 것은 “머릿속에 작은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이걸로 진정성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2>를 제작할 때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3편 제작에 대비하고자” 적어 두었다고 한다. 2편에 대한 자신감일까? 크래신스키와 제작진은 <콰이어트 플레이스 2>에 몇 가지 이스터에그를 넣었다고 한다. 만약에 3편이 제작되면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고. 존 크래신스키의 마음을 돌린 아이디어가 무엇인지는 6월 16일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MCU와 소니 세계관을 합칠 계획이 있습니다.”

– 샌포드 패니치 소니 모션 픽처 그룹 회장

출처=소니픽처스코리아

지금껏 히어로 영화 시장은 대체로 마블과 DC가 양분했다. 그러나 곧 3파전이 될 양상이다. 소니 픽처스가 ‘크레이븐’, ‘베놈’, ‘모비우스’ 등 적극적으로 영화를 제작하며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블과 소니의 관계는 지적 재산권 등으로 얽혀 복잡하다. 소니가 영화 판권을 보유한 스파이더맨은 MCU에 나오고 있지만 이런 겸직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으로 끝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많은 이가 아쉬움을 금할 수 없는 가운데 샌포드 패니치 소니 모션 픽처 그룹 회장은 “마블과 소니가 만난다면 매우 흥미진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엉킨 두 기업의 세계관이 대체 어떻게 합쳐진다는 것일까? 이를 두고 패니치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계획이 있습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보신다면 더 명확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나아가 “케빈 파이기 마블 회장과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런 관계 하에 앞으로 “수많은 기회가 실현될 것”이라는 방향성까지 제시했다. 과연 패니치 회장의 발언이 자사 영화를 홍보하기 위한 공수표일지, 아니면 실질적인 전략의 엿보기일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출연자 한 명 한 명에게 영업했어요”

– 벤 윈스턴 디렉터

출처=HBO Max

많은 이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나아가 영어 공부까지 책임졌던 전설적인 시트콤 <프렌즈> 배우진이 17년 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프렌즈 리유니언>을 이끈 벤 윈스턴 디렉터는 배우들을 캐스팅하기 위해 한 명 한 명에게 영업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옛 필름을 현상해서 세상에 공개된 적 없는 영상을 보여주는 것도 포함된다. 거기에 퀴즈, 테이블 리딩, 리사 쿠드로와 레이디 가가의 듀엣 같은 예능적 요소들을 제안했는데 배우들은 “좋네요. 재밌겠어요”라며 관심을 표했다고 한다. 캐스팅을 마치고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자 윈스턴은 출연진에게 대화거리를 제시하고 자리를 피했다. “배우들이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싶었습니다.” 또한 배우들에게 던진 질문도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 이렇게 프로그램 전반을 즉흥적이고 자연스럽게 연출한 윈스턴이 구체적으로 설계한 부분이 있다. 바로 배우들이 세트장에 걸어 들어오는 장면이다. 서로가 처음 재회할 때 느끼는 감정을 생생히 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총괄 제작자도 겸한 배우들은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지만 딱 하나 단호하게 거절한 장면이 있다. 바로 로스와 모니카의 댄스 배틀. 17년이 지나도 그때의 부끄러움이 남은 듯하다.


에그테일 에디터 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