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e Together – a film directed by Wes Anderson starring Adrien Brody – H&M

짠! 선물이 도착했다. 크리스마스가 한 달도 남지 않은 11월 29일, <문라이즈 킹덤>(2012),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의 웨스 앤더슨 감독이 연출한 H&M 광고 <컴 투게더>(Come Together)가 공개됐다. 캐롤 '북치는 소년'이 자그맣게 흐르는 가운데 웨스 앤더슨 작품들에서 만날 수 있었던 사랑스러운 요소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컴 투게더>는 예쁘다. 색감의 가능성을 한껏 넓히는 컬러의 조합, 철저히 계산적으로 배치된 미장센, 그리고 수평과 수직 이동을 통해 구현한 공간감까지, 그야말로 눈의 호사를 만끽할 수 있다. 기장(앤더슨과 여러 작품을 함께 한 애드리언 브로디가 분했다)이 갑작스러운 연착을 알리며 시작하는 작품은, 빤히 예상가능한 결말을 향해가는 듯하면서 끝내 찡한 감동을 안겨준다.


웨스 앤더슨과 패션 브랜드와의 접점은 여러 영화에 걸쳐 엿보인다. 특히 그가 만든 단편에서 그 흔적이 제대로 드러났다. <호텔 슈발리에>(2007)에선 루이 비통의 소품이 중요하게 활용됐고, 2013년엔 프라다의 의뢰로 <프라다: 캔디>와 <카스텔로 카발칸티>를 만들었다. 짤막한 소개를 보탠다.

 호텔 슈발리에 
 Hotel Chevalier 

<다즐링 주식회사>(2007)에서 잭(제이슨 슈왈츠먼)은 헤어진 여자친구에 대한 글을 쓴다. 그 글을 바탕으로 프롤로그 격의 단편영화 <호텔 슈발리에>를 만들었다. 마크 제이콥스의 루이 비통이 만든 슈트케이스와 여러 의상들이 대번에 눈을 사로잡는다. 노랑이 주조를 이룬 호텔 내부의 경쾌한 색감에도 불구하고, 제이슨 슈왈츠먼과 나탈리 포트먼이 연기한 연인은 쓸쓸하게만 보인다.


 프라다: 캔디 
  Prada: Candy 

프라다의 향수 '캔디'를 위한 광고다. 1분 남짓한 3개의 에피소드가 프랑스를 대표하는 뮤지션인 '프랑스 갈'과 '자크 뒤트롱'의 명곡과 함께 펼쳐진다. 캔디 역의 레아 세이두를 비롯한 피터 가디오트, 로돌프 폴리 모두 프랑스 배우다. 두 절친이 캔디의 마음을 차지하고자 티격태격하고, 그녀는 그저 즐거워하는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그렸다. 곳곳에 숨어 있는 다양한 톤의 (향수 패키지의 주요색인) 핑크들을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즐링 주식회사>와 <문라이즈 킹덤>의 각본을 쓴 로만 코폴라와 공동연출 했다.


 카스텔로 카발칸티 
  Castello Cavalcanti  

프라다와 협업한 또 다른 작품. 1955년, 이탈리아의 가상 마을 '카스텔로 카발칸티'가 배경이다. 꼴찌로 달리던 미국인 카레이서 제드 카발칸티(제이슨 슈왈츠먼)가 갑작스런 사고로 머물게 된 마을이 선조의 고향임을 깨닫는 이야기다. 웨스 앤더슨과는 프라다 콜라보레이션에서만 같이 작업한 촬영감독 다리우스 콘쥐가 1950년대 이탈리아의 풍경을 생생하게 구현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