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릴린 맨슨과 협업했던 <레지던트 이블>을 필두로, 시리즈 중에 가장 무거운 엔딩을 맞이하는 <터미네이터 3 - 라이즈 오브 더 머신>, 자신의 스승 제리 골드스미스의 뒤를 이어 멸망의 징조를 물려받은 <오멘> 리메이크, 본격적인 시한부 멸망론 영화 <노잉>, 전설적인 걸작의 프리퀄인 <더 씽>, 봉준호 감독과 함께한 묵시록 <설국열차>, 좀비로 인해 망하는 <월드워Z>와 <웜 바디스>, 디스토피아 세계관의 <아이 로봇>과 <더 기버: 기억전달자>, 괴물로 망한 세상 사랑을 찾아 떠나는 <러브 앤 몬스터즈> 그리고 멸망한 세계의 가족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에 이르기까지 마르코 벨트라미가 들려주는 잿빛의 마이너한 테마들은 기묘하고 불균질한 엠비언트 소음들과 결합해 무너져버린 세상의 긴장과 공포, 생존에 대한 갈망과 절망, 순수한 악을 담아내는 데 효과적이다. 그 사이에서 언뜻언뜻 들리는 희망적인 테마가 사랑을 이야기하고 감정을 표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