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보이
감독 셀린 시아마 │ 출연 조 허란, 말론 레바나, 진 디슨, 소피 카타니, 마티유 데미 │ 2011 │ 82분
로레(조 허란)라는 이름의 소녀가 있다. 파란색을 좋아하고 짧은 머리가 아주 잘 어울리는 로레는, 새로 이사 온 동네에서 만난 리사(진 디슨)와 친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미카엘이라 한다. 충동적으로, 얼떨결에, 혹은 처음부터 그러고 싶었기 때문에 미카엘이라고 해버리고 만다. 아이들은 의심 없이 그를 소년으로 받아들인다. 이름쯤은 쉽게 바꿀 수 있었지만, 이미 달리 생긴 신체는 내 멋대로 할 수가 없다. 웃옷을 벗어 팀을 구별 짓는 남자아이들의 축구 게임에 쉬이 뛰어들 수 없고, 수영 한 번 하러 가는 데에는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톰보이>(2011)는 미카엘이 되고 싶었던 로레의 여름을 담았다. 위기를 그런대로 잘 넘겨 오던 미카엘이었지만 어머니의 개입과 함께 그의 비밀이야기는 종결된다. 어머니에 의해 로레는 예쁜 파란색 원피스를 입고 비밀을 발각당하는, 잔인한 처벌을 받는다. 다행히 영화가 이대로 끝나지는 않는다. “네 이름이 뭐야?” 80분 만에 이름을 다시 묻는 리사에게 로레는 웃으며 답한다. “로레.” 버려둔 원피스와 이름을 뒤로하고, 미카엘이 아닌 로레로 살아갈 한 아이의 얼굴과(희망과) 함께 <톰보이>의 막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