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개봉이 연기된 영화가 많다. 그 가운데 어떤 영화를 가장 손꼽아 기다리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007 노 타임 투 다이>와 함께 <듄>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것 같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듄>은 2020년 12월 개봉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2021년 10월로 개봉일이 늦춰졌다. 지난해 9월 첫 예고편이 나온 이후 최근 새 예고편이 공개됐다. 개봉까지 시간이 좀 남았지만 <듄>을 1년 이상 기다린 팬들을 위해 영화에 대한 몇 가지 정보를 공유해보려고 한다.


2차 예고편

7월 22일 <듄>의 새 예고편이 공개됐다. 2020년 9월에 공개된 1차 예고편이 나온 지 거의 10개월 만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2차 예고편은 1차 예고편에 비해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1차 예고편은 티모시 샬로메가 연기한 폴 아트레이드의 내레이션을 통해 영화에 대한 단편적인 이미지 위주의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이었고, 2차 예고편은 좀더 <듄>에 대한 거시적인 세계관에 대한 가이드 같은 느낌이다. 원작 소설가 로버트 허버트가 창조한 <듄>의 세계관을 전혀 모르는 관객이라면 예고편의 초반에 등장하는 찬니 역의 젠데이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는 자신의 고향인 사막 행성 아라키스와 그곳에 살고 있는 거대한 모래 괴물 샤이 훌루드와 그 괴물이 만든 신비로운 물질인 스파이스(향신료) 멜란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이 스파이스의 이권을 둘러싸고 황제 및 아트레이드와 하코넨 가문 사이의 대결이 <듄>의 세계를 이루는 큰 틀이다. 예고편 속에서 젠데이아가 폴의 이름을 부르면 폴이 잠에서 깨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1차 예고편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폴이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그는 아버지 레토 아트레이드를 따라 듄이라고도 불리는 아라키스에 왔다. 이후 예고편은 폴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듄>의 이야기를 축약해서 보여준다. 원작 소설을 읽은 관객이라면 예고편만으로도 대략적인 스토리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다. 참고로 해외 매체들은 2차 예고편에서 푸른 눈을 가진 폴이 황금 갑옷을 입고 전투를 펼치는 장면에 주목했다. 티모시 샬로메의 팬이라면 입이 떡 벌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듄> 아이맥스 이벤트를 알리는 공식 트위터 계정.

아이맥스

예고편의 끝에 개봉일과 함께 아이맥스 로고가 보인다. <듄>은 예고편만 봐도 아이맥스 상영관에서 봐야 하는 영화처럼 느껴진다. 끝없는 사막과 우주의 풍광, 거대한 괴물의 비주얼, 대규모 전투신 등은 큰 스크린을 통해서 봐야지 그 스펙터클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일까. <듄>은 개봉에 앞서 미국 현지 40여 개 도시에서 아이맥스 푸티지(Footage) 상영회를 개최했다. 7월21일(현지 시각)부터 22일까지 진행됐으며 특별 푸티지 영상과 새 비하인드 영상, 음악 등이 공개됐다.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을 받았으며 실제 아이맥스 극장에서 무료로 볼 수 있었다. 이 행사에서 초반 10분가량의 영상과 위에서 언급한 새 예고편, 한스 짐머의 오리지널 스코어 등이 공개됐다.


<듄> 캐릭터 포스터

캐릭터 포스터

워너브러더스는 최근 <듄>의 캐릭터 포스터도 공개했다. 국내 버전의 포스터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먼저 공개된 해외 버전 포스터는 인터넷을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캐릭터 포스터에서 팬들의 주목을 끈 인물은 아마도 스텔란 스카스가드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이미 1차 예고편을 통해 티모시 샬로메를 비롯한 오스카 아이작, 젠데이아, 레베카 퍼거슨 등 주요 캐릭터의 모습은 꽤 자세히 공개됐기 때문이다. 스카스가드가 연기한 하코네 남작 역시 1차 예고편에 등장했지만 짧게 스쳐 지나가는 수준이었다. 하코네 남작은 폴의 아틀레이드 가문과 대적하는 하코네 가문을 이끄는, 한마디로 메인 빌런이다. 그밖에 던컨 아이다호 역의 제이슨 모모아, 거니 역의 조슈 브롤린 등 조연 캐릭터들이 포스터를 통해 그 모습을 제대로 드러냈다. 캐릭터 포스터는 2차 예고편이 나오기 전에 먼저 공개됐다.


2부

<듄> 촬영현장의 드니 빌뇌브(왼쪽) 감독과 하비에르 바르뎀.

드니 빌뇌브 감독은 <듄>의 속편, 정확하게는 2부를 만들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개봉을 앞둔 <듄>은 소설의 전반부만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겨우 두 번째 예고편을 공개한 것 뿐이지만, 드니 빌뇌브 감독이 2부를 연출하게 됐다는 소식을 기다리게 된다. <듄>의 원작은 그 분량이 방대하기 때문에 영화화에 애를 먹은 걸로 아주 유명하다. <사구>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소개된 데이빗 린치 감독의 1984년 작품은 러닝타임을 줄이려는 스튜디오에 의해서 처참하게 가위질 당했고, 무려 16시간 분량의 영화를 기획했던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감독의 실패와 이를 다룬 다큐멘터리도 잘 알려져 있다. 참고로 국내에 출간된 원작 소설 <듄>은 총 18권이었다. 영화 개봉에 맞춰 6권으로 구성된 신장판이 출간되고 구판은 절판됐다. 영화의 내용을 이해하려면 적어도 1권은 읽어야 한다. 1권은 994쪽에 이른다.


10월 개봉을 앞둔 기대작 <듄>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간략하게 정리해봤다. 일부 팬들은 예고편 영상이 업로드된 유튜브 채널에 번역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기대를 드러냈다. 그 기대를 뛰어넘는 영화가 나올지, 기대가 실망으로 바뀔지, 10월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