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코믹스에는 다양한 성 정체성을 가진 히어로들이 활동중입니다. 성 정체성이 왔다 갔다 하는 경우도 제법 자주 그려집니다. 오늘은 마블의 게이 히어로들을 모아봤습니다. 

“대표적인 게이 히어로 노스스타”

대표적인 게이 히어로 노스스타

엑스맨의 노스스타는 마블에서 가장 대표적인 게이 히어로입니다. 울버린 등과 함께 캐나다 정부의 슈퍼히어로팀 ‘알파 플라이트(Alpha Flight) 활동으로 유명한 캐릭터이지요. 언제나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품고 있는 엑스맨에서 뮤턴트이자 게이인 노스스타는 소수자 중에서도 소수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인지 엑스맨에서는 게이 히어로들이 많습니다. 엑스맨의 초기 멤버인 아이스맨 역시 뮤턴트이자 게이인 히어로입니다. 겉으로는 구김없이 밝아보이는 성격인 그는 자신의 성 정체성으로 고민이 많았었는데요. 진 그레이의 조언으로 게이임을 밝히게 됩니다. <데드풀>에 출연해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콜로서스는 얼티밋 유니버스에서는 게이로 묘사됩니다. 울버린의 아들 다켄은 양성애자인데요. 성 정체성하고는 상관없는 이야기이지만, 불우한 유년시절과 아버지에 대한 분노 때문에 성격이 삐뚤어질 대로 삐뚤어져서 남자에게나 여자에게나 좋은 연인은 아닙니다. 

“성대했던 최초의 동성 결혼식”

노스스타와 카일의 성대한 결혼식. 역시 게이인 아이스맨이 날아다니며 축하해주고 있다.

노스스타는 스포츠 스타로도 인기가 많습니다. 이런 활동을 지원하는 매니저가 ‘카일 지나두’라는 일반인입니다. 둘은 노스스타의 쌍둥이이자 카일과 오랜 친구 사이인 오로라의 소개로 만났습니다. 카일은 불행하게도 빌런들의 표적이 될 때가 많습니다만, 그때마다 노스스타가 목숨을 걸고 구해왔습니다. 작중의 행적을 보면, 노스스타는 히어로로서의 의무감보다는 카일과의 행복한 미래에 관심이 더 많은 사랑꾼에 가깝습니다. 결국 둘은 많은 히어로들의 축하 속에 마블 최초로 동성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마블이라는 전 지구적인 콘텐츠에서 동성이 행복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은 인류 문화사에 중요한 사건일 수도 있겠습니다. 또한, 슈퍼히어로와 일반인의 결혼이라는 점 역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하긴, 안드로이드인 비전과 스칼렛 위치를 결혼시키는 마블이니까요.)

“성장 드라마 같은 스토리들”

파충류 같은 외모의 게이 히어로 아놀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엄청난 학대를 받은 ‘그레이말킨’은 파충류 같은 신체가 특징인 ‘아놀’과 고민을 주고받습니다. 아놀 역시 게이인데요. 그는 나중에 인터넷상에서 ‘노암’이라는 게이 청년과 호감을 주고받지만, 자신의 겉모습을 보여줄 자신이 없어서 첫 데이트 장소에 나가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때, 악마와 같은 형상을 하고 있어서, 아놀만큼이나 겉모습에 고민이 많았을 친구 ‘나이트 크롤러’가 겉모습은 중요한 게 아니라며 용기를 줍니다. 

팬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헐클링과 위칸 커플

노스스타가 역사 깊은 게이 히어로라면, 헐클링은 마블에서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게이 히어로를 대표합니다. 외계의 종족인 크리(Kree)와 스크럴(Skrull) 사이의 혼혈이라서 뮤턴트 게이 히어로보다 더 소수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의 연인은 젊은 히어로팀 영 어벤저스에서 같이 활동하고 있는 마법사 ‘위칸’입니다. 위칸의 어머니 스칼렛 위치가 그렇듯 현실조작류의 마법을 사용하는 캐릭터들은 종종 정신적으로 불안함을 보일 때가 있는데요. 듬직한 성격의 헐클링은 위칸의 멘탈이 흔들릴 때마다 중심을 잡아줍니다. 바이 섹슈얼인 ‘프로디지’가 헐클링과 잠깐 ‘썸’을 타긴 했지만, 헐클링과 위칸은 비교적 관계를 잘 유지하고 있는 젊은 세대의 대표적인 게이 커플입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게이 히어로들이 있습니다. 레즈비언과 바이섹슈얼 히어로에 대해서는 나중에 한번 더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MCU에 LGBT 캐릭터가 등장한다?!”

마블의 총괄 프로듀서 케빈 파이기는 <앤트맨> 언론 시사회에서 성소수자 캐릭터가 앞으로 MCU에 등장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답변한 적이 있습니다. 올해 개봉했던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의 루소 형제 역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LGBT 캐릭터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한 번 더 확인해주었지요. 

영화 <데드풀>의 콜로서스

<데드풀> 이후, PG13등급에 얽매이지 않게 된 히어로 무비에서 LGBT를 좀 더 편한 방법으로 다룰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해볼 수 있습니다. 표현이 좀 더 자유로운 스몰 스크린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겠지요. 모쪼록, ‘화젯거리’로만 소비되지 않는 멋진 방법으로 다양한 성 정체성을 가진 히어로들이 MCU에서 풍성한 드라마를 만들어주길 기대해봅니다. 

씨네플레이 객원 에디터 오욕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