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건 북미건 할 것 없이 올여름 흥행시장을 살리는 데는 다들 실패한 듯합니다. 회복세를 보이던 소비심리가 새롭게 등장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 앞에서 다시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국내도 7월 12일부터 진행된 거리두기 4단계로 인해 여름 시장이 그대로 얼어붙었습니다.

지금까지의 박스오피스를 살펴보면 북미는 Domestic에서 1억 7834만 달러를 기록한 <블랙 위도우>가 1위를, 그리고 1억 7212만 달러를 기록한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가 2위를 , 3위는 1억 5984만 달러를 기록한 <콰이어트 플레이스 2>, 4위는 1억 56만 달러를 기록한 <고질라 VS. 콩>, 5위는 8585만 달러를 기록 중인 <크루엘라> 순입니다. 국내는 295만 명을 동원한 <블랙 위도우>가 1위를, 그리고 8월 22일 현재 278만 명을 동원 중인 <모가디슈>가 2위를, 3위는 229만 명을 동원한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4위는 215만 명을 동원한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5위는 205만 명을 동원한 <소울>이 차지하였습니다.

북미는 1억 달러를 넘긴 4편의 영화 덕분에 작년대비 약 2% 소폭 성장하였으나 국내시장은 작년 대비 약 –28%로 하락한 상태입니다. 작년 같은 경우는 300만 명을 넘긴 영화가 <남산의 부장들>(475만),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436만), <반도> (381만)까지 해서 3편이나 있었습니다.

국내시장은 이제 8월 말을 기점으로 해서 비수기 시장으로 접어듭니다. 이 비수기 시장은 추석 연휴 때 잠깐 반짝하고는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집니다. 올해는 하필 이른 추석이라 비수기 기간마저 길어질 전망입니다. 구세주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 그래서 할리우드 히어로 영화를 살펴보았습니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가장 먼저 만나게 될 영화는 천만다행으로 비수기 시작점인 9월 1일로 개봉이 잡힌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입니다. 이 영화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페이즈4의 두 번째 영화이며 마블의 아시아 슈퍼히어로 ‘샹치’의 첫 실사영화입니다. 샹치 역에 시무 리우 그리고 양조위와 양자경 두 양씨가 출연합니다. 최근에 결정된 바로는 이 영화는 45일간 극장독점 상영 후 디즈니+를 통해 공개된다고 합니다. 물론 국내는 극장단독입니다. 9월 비수기 시장으로 접어드는 초입에 개봉되다 보니 마블이 가진 그 흥행 파워로 비수기를 뒤로 확 밀어내 주었으면 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그렇게만 되어 준다면 이 영화로 인해 추석연휴 시장마저 예상보다는 더 뜨거운 시장이 되리라 판단됩니다.

<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

추석시즌이 끝나고 본격적 비수기 시장으로 접어들 시점인 10월 13일 소니의 <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1편 <베놈>이 2018년 같은 달인 10월 3일 개봉되어 국내서 390만 명을 동원하였었습니다. 이렇듯 10월에는 15세 관람가가 흥행에 있어 문제가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또한 기대하건대 이때쯤 되면 거리두기도 조정될 듯하고 아직은 날씨도 그리 춥지도 않으니 의외의 흥행을 이어가지 않을까 기대를 해봅니다. 그렇게 10월을 달궈주었으면 합니다.

이어서 한 달 뒤인 11월 3일 우리의 마동석 배우가 출연한 MCU 페이지4의 3번째 영화 <이터널즈>가 드디어 대망의 개봉을 합니다. 이 영화는 정말 편하게 기대해도 될 것 같습니다. 일단 마동석이 나온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한데, 거기에 마블영화이고, 또한 <노매드 랜드>의 클로이 자오 감독이 과연 어떻게 찍어냈을까 하는 궁금함도 있으니, 흥행가능성은 100%인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거리두기가 몇 단계가 되든 상관없이 흥행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오히려 천만고지를 넘길 수 있느냐에 관심이 더 갈 것 같습니다. 이 영화 덕분에 코로나19로 황폐해진 시장이 곧 회복되리라는 기대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한달 뒤, 12월 15일에 톰 홈랜드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이전 시리즈인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이 800만 명을 넘기며 초대박 흥행을 했던지라 이 영화는 분명 한 주 뒤에 있을 크리스마스 연휴를 통과하여 연말까지 굵직하게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로써 올해는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시장이 더 좋았던 한해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정말 그래주었으면 합니다.

2022년 새해로 들어서자마자 1월에는 ‘소니 픽처스 유니버스 오프 마블 캐릭터스’의 세 번째 영화 <모비우스>가 대기 중에 있고, 3월에는 DCEU와는 별개로 제작되고 있는 로버트 패틴슨의 전혀 새로운 배트맨 영화 <더 배트맨>과 마블영화인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닥터 스트레인지 인 더 멀티버스 오브 매드니스>가 또한 대기 중에 있습니다. 이 정도면 2022년은 일찌감치 시장이 예열상태로 접어들 것 같습니다.

4월에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페이즈4의 6번째 영화이자 토르 실사영화 시리즈의 4번째 영화 <토르: 러브 앤 썬더>가 대기하고 있고, 7월에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가 대기 중입니다. <블랙 팬서>에서 블랙 팬서 역을 맡았던 채드윅 보스만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다음 시리즈를 어떻게 이어갈지? 티찰라의 여동생 슈리가 블랙 팬서를 맡는다는 이야기가 있긴 합니다. 그리고 같은 7월에 드웨인 존슨이 주연을 맡은 DCEU <샤잠!>의 스핀오프 영화 <블랙 아담>이 대기 중입니다. 이로써 여름시장도 일찌감치 불타오르기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11월엔 또 하나의 기대작이 있습니다. <캡틴 마블>의 속편이자 MCU의 31번째 영화라는 것 말고도 박서준이 출연하기에 더 기대되는 <더 마블스>입니다. 그리고 DCEU의 12번째 영화 <더 플래시>도 있습니다. 12월에는 <아쿠아맨>의 속편 <아쿠아맨 앤 로스트 킹덤>이 대기 중에 있습니다.

이렇게 내년 12월까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이렇게 살펴보는 이유는 하루라도 빨리 시장이 활성화 되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일 것입니다. 흥행이 극장에서부터 시작되면 그 흥행으로 인해 시장이 살고, 시장이 살면 투자시장이 활성화될 것이고, 투자시장이 활성화되면 비로소 제작이 활성화될 수 있으니, 그러면 지금 죽도록 힘들어 하는 제작사들이 작은 희망이나마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해서입니다. 그렇게 되리라 희망을 가져봅니다.


글 | 이하영

하하필름스 대표, 《영화 배급과 흥행》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