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유진과 닮은 구석이 있는 것 같다. 평소에도 책을 많이 읽나. SNS에 업로드된 글들이 꽤 묵직하더라.
평소 좋은 글귀를 찾아보는 편이다. 책을 많이 읽는다기보단, 영화 혹은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극 중 인물들에 이입해 보기도 하고, 후에 따라붙는 생각들을 정리한다. 그런 글들을 가끔 SNS에 업로드한다. 누구나 다 각자 상황만 다르지, 비슷한 고민을 하면서 사는 것 같더라.
2013년 <투윅스>로 데뷔한 후 <밤을 걷는 선비> <아름다운 당신>에 출연한 2015년까지 쉴 새 없이 달리다 공백기를 맞았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작품 활동을 쉬었는데, 그 당시 본명 여의주에서 무진성으로 이름을 바꾼 건가.
맞다. 변화가 필요한 시기였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 하다가 ‘다시 시작하는 의미로 이름을 바꿔보는 게 어떻겠냐’는 지인분의 권유로 이름을 바꿨다. 진성은 ‘세상에서 가장 반짝거리는 별이 되어라’라는 뜻을 지닌 이름이다. 이 이름에 좋은 에너지가 있는지, 이후 웹드라마도 다시 시작했고 조금씩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는 캐릭터들을 맡기 시작했다.
벌써 8년 차 배우다. 긴 시간 동안 연기만을 바라봐왔는데, 그 시작점이 궁금해진다. 어떻게 배우를 꿈꾸게 됐나.
초등학교 땐 전교 회장, 중학교 땐 전교 부회장을 맡았다. 고등학교 때도 공부를 좋아하던 학생이었고, 변호사, 검사, 호텔 경영 등의 꿈을 품고 있었다. 당시 짝꿍은 연극과를 지망하는 친구였다. 어느 날 그 친구를 따라 대학로에 연극을 보러 갔다. TV나 영화를 통해서만 배우들을 접하다가, 무대 앞에서 배우들의 살아 숨 쉬는 연기를 보니 낯설고, 어색한 것 같기도 하고… 기분이 이상하더라. 연극이 끝난 후 커튼콜이 진행될 때 이 혼란스러운 감정의 실체를 알 수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주위를 두리번거렸는데, 많은 관객이 환희에 찬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그때 이런 생각을 했다. 나의 일에 최선을 다했을 때 박수를 받을 수 있는 직업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래서 막연하게 시작했다. 무작정 부모님에게 연기를 하겠다고 이야기했고, 그렇게 지금까지 이 일을 하고 있다. (웃음)
부모님께선 바로 허락하셨나.
부모님께서 반대하시긴 했는데, 제가 말씀드렸다. 연기 학원 한 달만 다니고 재능이 없으면 바로 다시 공부에 몰입하겠다고. 그렇게 한 달이 두 달이 됐고, 두 달이 석 달이 됐다. 당시 연기 학원 선생님의 공이 크셨다. 가능성을 알아봐 주셨던 것 같다. 부모님도 설득시켜주시고 그랬다.
가족분들이 영화를 보면 많이 좋아하실 것 같다.
아직 안 보셨는데… 많이 우실 것 같기도 하다.
가족 이야기를 하니 눈가가 촉촉해졌다.
제가 감수성이 풍부한 편이라. 가족들이 영화를 봐야 (이 상황이) 조금 더 실감이 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