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대화가 술자리를 통해 이뤄진다. 전종서 배우는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한다고 들었는데 술 취한 연기 어려움은 없었나.
술자리는 자주 가서 분위기는 잘 안다. (웃음) 다만 내가 직접 먹어보지 않았으니 술 먹는 방법을 잘 몰랐다. 다행히 정가영 감독님이 애주가시다. (웃음) 감독님이 소주 먹는 방법을 잘 알려주셨다. 한 번에 그렇게 마시는 게 아니다, 텀도 좀 있어야 하고, 꺾어 마셔야 한다고. 근데 나는 그냥 물 마시듯 마신 것 같다. 영화를 보시고 술 먹는 장면에 집중하시는 분이 있다면 '쟤는 술 마실 줄 모르네' 하실 수 있을 것 같다. (웃음)
술을 처음부터 마시지 않았나, 아니면 먹어보니 내게 안 맞던가.
술을 먹어보긴 했다. 일단 냄새가 그리 좋지 않더라. (웃음) 그리고 술을 조금이라도 마시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빨개진다. 또 잠이 막 쏟아지고, 먹은 걸 다 뱉어내고 싶고. 술과 나는 안 맞는 것 같다.
이 영화를 가로지르는 태도는 연애와 로맨스의 사이를 오가는 감정의 변화다. 솔직하되 가볍지 않고 본능적이지만 서툴기도 한 감정들이 그렇다. 모든 사랑이란 시작의 불확실성을 확신과 이해로 바꾸는 과정일 수 있겠는데, 특별히 <연애 빠진 로맨스>가 보여주려는 사랑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
영화는 끝까지 사랑을 하지 않는다. 그 직전까지의 모습만 보여준다. 그래서 자영도 마음을 다 보여주지 않고 끝내고 싶었다. 그 둘이 함께 걸어가며 영화의 엔딩을 맞이하지만 그 뒤에도 계속 만난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자영이 끝내 우리를 안 받아줄 수도 있는 거다. 이 사랑이 어떻게 될지는 받아들이는 분에 따라 다를 것 같다. 나는 조금 가볍게 생각했다. 상처를 받아도 또 무언가를 기대하게 되고, 기대를 한 만큼 또 상처를 받게 되겠지만 그 영원한 굴레 속에서 아슬아슬한 감정을 계속 유지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