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정지훈, 노홍철.

글로는 제대로 전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이 인터뷰가 바로 그렇다. 쉼표를 찾을 수 없이 이어지는 유쾌한 대화는 그저 친한 친구들의 편한 대화와 다름이 없었다. 한 마디가 열 마디로 바뀌고 방향을 잃었다가도 어느새 다시 찾아가는 둘만의 추억 속에서 진심으로 서로를 이해하며 아끼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아챌 수 있었다. 왜 제작진이 제발 촬영 전에는 만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을지 납득이 가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이들의 대화가 끊길 일은 절대 없었을 것 같았다. 전에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함께하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아 보였기 때문이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대화에 귀를 기울이고 웃다 보니 어느새 약속된 시간은 훌쩍 지나가 있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먹보와 털보>는 여러모로 궁금한 점이 많은 프로그램이다. 슬쩍 봐도 맞는 구석이 전혀 없을 것 같은 정지훈과 노홍철의 조합이 그렇고, 방송국의 울타리를 넘어 새로운 플랫폼에 첫발을 디딘 김태호 PD의 행보가 또 그렇다. 정지훈, 노홍철과의 대화에서 그 궁금증의 대답을 찾아보길 바란다.


성격이 완전히 다를 것 같은 두 사람인데 실제로는 예전부터 친했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의외성이 프로그램 기획의 의도였다고도 하고요. 두 분은 어떤 계기로 친해지게 됐나요.

정지훈 평소에 홍철이 형 팬이었어요. 저와 이미지가 많이 다르지만 왠지 항상 잘되었으면 좋겠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게 홍철이 형이었어요. 우연한 기회를 통해 만났는데 막상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하다 보니 의외로 나와 결이 비슷한 거예요. 남에게 피해주는 거 싫어하고, 약간 개인주의고, 또 참견하는 것 싫어하고 각자의 인생 잘 사는 거 중요하고. 이런 게 저랑 딱 맞아떨어지더라고요. 그래서 가끔 연락을 하고 지내다가 제가 어떤 부분에 조언을 듣기도 하면서 이 형이랑은 '아 하면 어 하는 게 있구나'라는 것을 느꼈죠. 그때부터 저도 제가 좋아하는 것을 막 추천해줬어요. 음식 같은 것부터, 그다음에는 바이크 타는 거, 운동하는 거, 골프 치는 거. 이거 해봐 저거 해봐 하면서요.

노홍철 너무 이야기를 잘했는데, 제 주변에 정지훈 괜찮다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꼭 한번 만나게 해주고 싶다고 하는 사람들이요. 그런데 나이가 마흔이 넘으면 아무리 저처럼 사람 좋아해도 이전에 있던 사람들에게 더 신경 쓰지 새로운 사람을 알아가는 것을 좀 절제하게 되는데, 한 사람도 아니고 제 주위의 다수가 '야 너는 지훈이 꼭 한번 만났으면 좋겠다' 이러는 거예요. 그러다 지훈이 말한 것처럼 좋은 기회에 우연히 만났는데, 안 그럴 것 같잖아요? 그런데 먼저 연락처 물어봐 주고, 또 우리들 매번 습관처럼 하는 이야기 있잖아요? '언제 한번 밥 먹어요, 언제 한번 연락드릴게요' 이런 거. 근데 정말 먼저 연락을 해줘서 밥 한 끼를 먹었는데 정성을 다해서 식당 예약하고 메뉴를 준비하고.

정지훈 내가 좋아하는 거를 해줬는데 이 형이 잘 따라오는 거예요. 그런데 어느 순간 나보다 훨씬 더 박식하게 되고, 점점 흥미를 가지는 모습이 너무 저와 잘 맞았어요. 그러다 둘 다 바이크에도 완전히 꽂히게 되었죠.

노홍철 저는 새로운 자극을 좋아하는데 웬만한 건 거의 다 해봐서 새로운 게 뭐가 있을까 하던 차에 지훈이가 스쿠버 다이빙, 골프 이런 것을 추천했어요. 사실 골프는 저랑 안 맞는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 친구랑 하니까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누가 처음에 발 들이게 하냐가 중요한데 지훈이랑 하면 다 좋더라고요.

노홍철.

서로 다른 점에 끌리기도 하고 같은 점에 공감하기도 합니다. 서로에겐 어떤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나요.

노홍철 저는 제게 없는 것이 있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는데, 제가 운으로 잘 됐다면 지훈이는 정말 엄청난 노력으로 모든 것을 이룬 사람이잖아요. 그렇게 호감을 느꼈는데 만나다 보니 이 친구도 말하는 거 굉장히 좋아하더라고요. 커피 한 잔 놓고 여섯 일곱 시간을 얘기할 수 있는 친구여서 나랑 또 비슷한 점도 있어요.

<무한도전> 이후 오랜만에 김태호 PD와 작업입니다. 처음 프로그램 제안이 왔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요.

노홍철 태호 형과는 워낙 친해요. PD와 출연자의 사이가 아니라 친구에 가까워요. 자주 보고 또 연락도 하고요. 이전에도 프로그램 한번 하자고 이야기해 주셨는데 그땐 방송보다 더 재미있는 게 생겨서 그쪽을 계속하고 싶다고 이야기했었죠. 어느 날 일상을 서로 이야기하다가 태호 형이 요즘엔 뭐가 제일 재미있냐고 물었죠. 제가 그때 지훈이 덕에 바이크에 빠져있던 터라 바이크가 너무 재미있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누구랑 많이 타, 뭔가 같이 해보지 않을래' 이런 말을 해주셨는데 처음엔 제가 정중히 거절했어요, 타는 사람만 재미있지 보는 사람은 재미없을 거라고요. (웃음) 지훈이와는 마침 우리가 매일 이걸 할 텐데 유튜브 같은데 기록으로 남겨볼까? 누구 보여주는 게 목적이 아니라 우리끼리 추억으로. 그러다 지훈이가 태호 형이랑 <놀면 뭐하니?> 싹쓰리 프로젝트를 같이 하기도 했고 그렇게 흘러가다가 넷플릭스라는 엄청난 서비스를 통해 이런 결과물이 나오게 되었어요. 상상도 못 했던 일이죠.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요.

정지훈.

<놀면 뭐하니?>의 싹쓰리 프로젝트는 음악적인 면을 넘어 완벽주의자로만 보이던 정지훈의 인간적인 면모를 잘 드러내게 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번 <먹보와 털보>에서는 본인의 어떤 점을 보여주고 싶었나요.

정지훈 이게 꾸밈이 없다라고 하면 딱 맞는 답인데 그렇게 딱 잘라 말하면 또 약간 아쉬운 부분이 좀 있어요. 그러니까 무슨 뜻이냐 하면 경계가 없다고 얘기를 해야 되나요. 이거 찍으면 이렇게 해야 되는 이런 콘셉트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오늘은 그냥 이 형이랑 뭘 할까 이런 식이란 거죠. 되게 웃긴 게 이걸 찍기 전부터 만나 하도 둘이 얘기를 많이 하니까 감독님이나 제작진이 제발 좀 그만 만나고 촬영장 와서 그 얘기를 하라고. (일동 웃음) 근데 우린 촬영장 가도 할 얘기가 많거든요. 오늘은 어떤 의미로 어떻게 풀어나갈까, 그렇게 계획을 짜본 적이 없는 거예요. 아이스크림 먹을래 하면 아이스크림 먹고, 호떡 먹을래 하면 호떡 먹고, 형 게장에 면 말아서 먹어봤어 묻고 좋으면 해주고. (웃음) 원래부터 둘 다 약간의 백수 기질이 있어요. 일하는 건 별로 안 좋아하고, 새로운 거 좋아하고, 또 빨리 질리고. 그래서 둘이 잘 맞아요. 또 서로 좀 참견을 안 하기도 해요. 저는 새벽 6시에 일어나서 운동을 해야 돼요. 근데 이 형은 아침잠이 많아요. 그리고 밤잠이 없어요. 근데 저는 안 깨우고 그냥 운동을 하러 가요. 저 혼자 운동하고 오면 이제 깨어 있어요. 그럼 또 밥을 자기가 하냐 안 해요. 내가 해요.

노홍철 해 먹지 않아, 해 먹지 않아요. 시키지도 않아요. 자기가 해요. (일동 웃음)

정지훈 어차피 나는 내가 할 거에 하나 더 하면 되고, 씻는 거 그냥 내가 더 씻으면 되는 거니까요. (웃음)

<먹보와 털보> 스틸.

여행을 함께 하고 나면 관계가 아주 좋아지거나 어떨 땐 완전히 틀어지거나 하지 않나요. 여행을 마치고 두 분은 어땠나요.

정지훈 이런 말씀 드려도 될지 모르겠지만 진짜 밉상인데 밉지가 않아요. (일동 웃음)

노홍철 아니라고 안 할게요. (일동 웃음)

정지훈 이게 무슨 말인지 아세요? 왜 홍철이 형이 우리 메인 피디 중에 한 분을 막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아껴주고 싶다고 하는 것처럼 저도 우리 홍철이 형 밥은 먹었나 궁금한 진짜 형인 거예요. 제가 이해하거나 제가 노력하는 게 절대 아니에요. 부부도 서로 희생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 그때부터 싸움이 되거든요.

<먹보와 털보> 예고편 캡처.

제주, 남해, 부산, 경주, 정선, 고창 등 전국의 아름다운 풍광을 선보였습니다. 특히 기억나는 곳과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이 있나요.

노홍철 저희는 운이 좋아서 이번에 갔던 모든 코스들이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해가 쨍하면 쨍한 대로 좋았어요. 해안도로가 아니라 진짜 해변 모래사장을 바이크로 달릴 기회가 있었어요. 낚시하시는 분들이 작은 오토바이를 타고 그 안에 들어가시거나 해서 문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죠. 지훈이와 그렇게 해변을 바이크로 달리는데 마침 또 일몰이 되고, 이것만으로도 이미 너무 완벽한데 어디선가 외승(승마장을 벗어나 밖에 나와서 말을 타는 것-편집자)하는 분이 바이크랑 나란히 달리게 됐는데, 저는 아직도 그 순간의 공기와 온도까지 다 생각이 날 정도로 너무 짜릿했어요.

먹보 정지훈의 맛집 리스트는 전국구라고 들었습니다.

정지훈 그렇죠. (웃음)

여행하면서 꼭 맛보면 좋을 음식이 있다면 추천해 주세요.

정지훈 제 소원이 <한국인의 밥상>을 최불암 선생님께 이어받는 거예요. (일동 웃음) 제가 농담 반 진담 반 이렇게 얘기하지만 저는 음식에 관해서는 굉장히 진지해요. 그래서 그 한 끼라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하루를 살아가는데도 저는 어디 갔을 때 어디가 제일 좋다 이런 것은 없어요. 어디든 나름대로의 문화와 삶이 있고 거기에 맞는 음식들이 있으니 그 아름다움과 정취를 느끼시면 어느 것이든 맛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잘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 말은 비슷해도 천지 차이 입니다. 전자는 즐거움이 우선이고 후자는 부담이 있는 것이니까요. 이런 고민을 하시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나요.

노홍철 저한테 없는 점이 노력, 인내, 꼭 이루어 내겠다는 의지 같은 건데 이런 것들을 다 가진 분들을 보면 너무 대단하게 생각해요. 이런 분들은 잘하고 싶은 거를 해내요. 그런데 조심스러운 이야기지만 그게 안 되는 사람도 있어요. 저도 어떤 것을 잘하고 싶지만 이것밖에 안 되나 하는 것도 있죠. 이런 게 싫어서 나중에는 마음을 조금 비우고 해도 해도 안되는 것 대신 하고 싶은 것을 해봤는데 노력이나 인내, 의지는 없지만 그걸 해내고 있더라고요. 하고 싶은 것을 하니까 그랬을지 몰라요, 노는 것 같으니까. 하고 싶은 일을 하니 잘되고, 그러다 보니 또 다른 곳에서 이렇게 일이 들어오고. 그래서 하고 싶은 것을 하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요.

정지훈의 이미지를 보면 엄청난 노력파와 성실함이 눈에 먼저 띕니다. 일에 열정적으로 몰두하고 자기관리에 철저하기 때문이죠. 언젠가 방송에서 '대충 살자'라는 인생 모토를 이야기한 적도 있습니다. 이제는 삶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시도처럼 보였는데, 현재의 자신을 설명하는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정지훈 며칠 전 제 사수인 진영(박진영)이 형을 만나서도 얘기했던 건데 인생이라는 게 계획한 대로 다 잘 될 수가 없거든요. 열 개를 계획한다고 해도 한 개가 될까 말까 해요. 제가 홍철 형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게 이 형은 매번 놀거든요.

노홍철 진짜 놀아요. (일동 웃음)

정지훈 아니 저 형은 왜 저렇게 놀지? 근데 잘 돼요. (일동 웃음)

노홍철 저 오늘 제주도 가요. 이거 끝나면.

정지훈 아니 뭐든 하면 다 잘 돼요. 이 형은 노는 것 쪽으로는 정말 최고예요. 노는 거로는 누구도 이길 수가 없어요. 요즘 유튜브 1인 매체 중 잘되는 것을 보면, 내가 뭔가를 공부해서 보여주는 게 잘 되는 게 아니라 내가 그냥 하고 싶은 거 그냥 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잘 되잖아요. 전 뭐 하나 목표를 정하고 노력을 해서 죽을 때까지 하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거든요. 그래서 정말 계획하고 했던 것들이 잘 안 될 때 그 다가오는 고통이 커 저를 자책하기도 했죠. 그런데 어떨 땐 좀 대충했는데 박수받기도 하더라고요. 또 어떨 땐 대충해서 망하기도 하고요. '그래 다음부터는 조금 더 열심히 하지 뭐' 그러니까 이런 게 이제는 조금씩 받아들여지더라고요. 그렇다고 대충하겠다는 생각이 아니고요. 오해하시면 안 돼요. (일동 웃음) 부담감에 대해 조금 자유로워졌다고 할까요. 이제는 좀 더 즐기면서 일을 하고 싶어요.

노홍철의 젠더리스 패션이 화제입니다. 시대를 읽는 남다른 감각을 가졌습니다.

노홍철 알고 이렇게 입는 건 아니고요. 저는 태생적으로 콤플렉스가 많아요. 지훈이는 비율이 좋잖아요. 반면 저는 얼굴도 크고 골격도 이렇게 커가지고 어떤 옷을 입어도 태가 안 나는 거예요. 지훈이는 뭘 입혀도 이렇게 막 태가 나는데. (일동 웃음) 그래서 제가 처음 했던 게 그래 아방가르드하게 꼭 그 형식대로 입지 말고 그 형식을 그냥 파괴해서, 잘 입자가 아니라 그냥 입어보자로. 그래서 치마도 입어보고 이런 다양한 패턴도 입어보고 또 이것저것 섞어도 보고. 늘 투 머치라는 얘기를 듣고 '쟤 왜 저래'라는 얘기를 듣는데 그렇게 얘기 듣는 게 완벽하게 시선을 분산했다는 증거 같아요. '쟤 왜 이렇게 얼굴 커'에서 '왜 저렇게 입어'로 바뀌고 '왜 이렇게 하체가 비만이야'에서 '쟤 왜 치마를 입고 있어'로 철저하게 제 콤플렉스를 숨기게 된 거죠. 이건 훈련을 통해 얻은 결과물인데 이걸 이렇게 또 젠더리스라고 평가하고 한 템포 앞서간다는 얘기를 들으면, 아니라고 안 하고 그냥 고개를 끄덕이는 제 모습이 너무 좋아요. (일동 웃음)

정지훈 저도 가끔 생각해요. 아 홍철이 형처럼 입어야 되는 건가? 그래야 뭔가 앞서가는 건가?

노홍철 대중도 속더라고요. 패션 상도 많이 받았습니다. (일동 웃음)

요리에 대해 진심입니다.

정지훈 저는 요리에 관한 어떠한 지식 같은 게 전혀 없어요. 요리라는 세심한 프로세스를 아는 사람은 아니에요.

그러니까 '이건 꼭 이렇게 해야 돼' 그걸 다 깨요. '왜? 이렇게 하면 안 돼?', '이렇게 해도 맛있잖아' 그렇게 제 생각대로 하고 나서 맛을 보면 얼추 제 의지대로 되더라고요.

삽입곡 <On The Way>를 직접 부르기도 했습니다. 여행을 더욱더 즐겁게 하는 것은 플레이리스트일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시리즈의 음악도 남다르다 들었는데 어떤 점이 그런가요.

정지훈 드라마나 영화는 OST 작업을 하잖아요. 그런데 예능에서도 OST 작업을 한다는 건 꿈에도 생각 못 했어요.

그냥 있는 음악 가져다가 라이선스 피 주고 쓰잖아요. 그런데 이번 프로젝트는 저희 캐릭터를 분석하고 회차마다 거기에 맞는 음악을 고민하고, 너무 남달랐어요. 음악 감독으로 상순(이상순)이 형은 정말 딱이셨던 것 같아요. 약간은 슴슴한 사골국부터 시작해서 진짜 타격감 있는 마라탕까지. 이런 걸 한 번에 싹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일까 고민한다면 음악적 지식이 풍부하면서 예능에 대한 이해가 깊은 이상순 감독님뿐인 것 같고, 저는 모든 것에 너무 만족하고 있습니다.

<먹보와 털보> 공개가 12월 11일 토요일 저녁 5시입니다. <놀면 뭐하니?>는 6시 25분에 시작하고요. 김태호 PD 입장에서 보면 김태호가 김태호와 경쟁하는 것입니다. 두 분 입장에서도 보면 모두 유재석 씨와 각별한 사이시잖아요. 동시간에 맞붙는 기분은 어떤가요. 자신 있나요.

정지훈 저는 이 질문은 패스하겠습니다. (일동 웃음)

노홍철 정면 승부하겠습니다. (일동 웃음) 농담이고요. 요즘은 편성이 무의미해졌잖아요. 프로그램마다 확실한 리듬이 있으니까. 두 프로그램은 경쟁 관계의 콘텐츠가 아닌 것 같아요, 완전히 다른 맛이라. 넷플릭스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는 한 번에 보는 맛이 있지만, 우리 콘텐츠는 아까 우리 김태호 PD님도 얘기하셨듯 과자를 좀 먹다가 진공 포장 잘해서 보관해두고 또 나중에 꺼내 먹는 것 같아요. 토요일에 오픈하니 다 봐야 해 이런 게 아니라 천천히 오래 느끼시며 보셨으면 좋겠어요.

정지훈 진짜 맞는 말씀인 것 같아요. 왜냐면 '저희는 무엇을 상상하든 정말 재밌고 그 이상입니다'가 아니라 좀 쉬어가고 싶을 때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그것이 저희 <먹보와 털보> 매력이거든요.

저도 이번 주 토요일은 맛있는 걸 집에 시켜놓고 5시에 딱 맞춰 보려고 합니다.

정지훈 꼭 그러셔야 해요. 안 그러면 정말 침이 막 고여서 감당하기 힘들 거예요.

시즌 2에서 다시 만나신다면 여기만큼은 한 번 꼭 가보고 싶다는 곳이 있나요.

노홍철 외국에도 한번 나가보고 싶어요, 정말 사람들이 안 가본 곳으로요.

정지훈 넷플릭스가 안 해주면 저희끼리라도 찍을 겁니다. (일동 웃음) 저희 둘은 이미 합의했어요. 제가 털보 형한테 약속한 것도 있고요. 미국의 넷플릭스 본사는 꼭 내가 어떻게든 힘을 써서 데리고 갈 거예요. 이미 다 뚫어놨고 저희 비행기 티켓만 끊으면 되는데 시즌2 안 해도 정말 저희 전화기 들고서라도 찍을 겁니다. (일동 웃음)


글 · 씨네플레이 심규한 기자

사진 · 백종헌 사진기자(씨네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