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5일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하 <노 웨이 홈>)이 개봉했다. 코로나 시국 이후 개봉 당일 최고 관객 수를 경신할 만큼 최고의 화제작인 이 작품. 예고편에서부터 닥터 옥토퍼스를 연기한 알프리드 몰리나가 오랜만에 얼굴을 비추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외에도 제이미 폭스나 다른 빌런들도 재차 <스파이더맨>의 빌런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모인 반가운 얼굴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노 웨이 홈> 배우들의 젊은 시절(젊은 배우들은 어린 시절)을 모아봤다.
*주의! 글 하단의 스포일러 표시 이후 공개되지 않은 출연진을 다룬다.
스파이더맨/피터 파커 - 톰 홀랜드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를 시작으로 어느새 6년 차 스파이더맨/피터 파커를 연기한 톰 홀랜드. 전작 이후 마블X소니 관계가 위태로웠을 때 그의 설득으로 시리즈가 이어졌으니 팬들에겐 영웅 중 영웅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영화가 마지막이 될 뻔했지만, 최근 소니와 마블이 톰 홀랜드 주연의 <스파이더맨> 3부작으로 추가 제작한다고 밝혀 그의 피터 파커를 또 만날 수 있게 됐다. 2012년 <임파서블>에서 큰 아들 루카스로 영화계에 데뷔했는데, 그의 팬들은 이 영화보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애기애기한 시절을 자주 떠올린다. 처음엔 빌리의 친구 마이클 역으로 시작해 3개월 만에 빌리로 발탁된 일화는 그의 떡잎을 진작 알린 일화 가운데 하나.
MJ - 젠데이아
젠데이아는 올해 최고의 화제작 <듄>과 <노 웨이 홈> 모두 출연해 현재 가장 핫한 젊은 배우 가운데 한 명임을 입증했다. 지금도 한참 젊지만, 아주 어릴 때부터 음악과 춤을 배워 일찍 스타가 된 케이스. 특히 디즈니의 청소년 드라마 <우리는 댄스소녀>(Shake It Up)에 출연해 스타덤에 올랐고 2013년 가수로 데뷔해 지금의 입지를 갖췄다.
닥터 스트레인지 - 베네딕트 컴버배치
닥터 스트레인지 망토만 두르면 굉장히 듬직하고 멋있어지는 베네딕트 컴버배치. <노 웨이 홈>에서 한 축을 맡았다. 2010년 <셜록>에서 셜록 홈즈를 연기해 영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2022년 <닥터 스트레인지 인 멀티버스 오브 매드니스>로 돌아온다. 올해에만 <노 웨이 홈>을 비롯해 <더 스파이>, <파워 오브 도그> 세 작품에 출연했으니 그의 연기를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네드 리즈 - 제이콥 배덜런
피터 파커의 절친 네드 리즈, 제이콥 배덜런은 두 친구에 비하면 필모그래피가 다소 아쉬운 상황. 하지만 스파이더맨 친구 네드라는 이미지 하나는 확실하게 챙겼다. 전작도 그렇고 이번 영화도 그렇고 은근히 실속을 잘 챙기는 캐릭터라서 “인생은 네드처럼”이라는 후기를 남긴 팬들도 적지 않다. 인스타그램에 아기 시절 사진을 딱 한 번 올렸는데, 무척 귀엽다.
닥터 옥타비우스 - 알프리드 몰리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가장 완벽한 닥터 옥토퍼스였던 알프리드 몰리나가 다시 돌아왔다. “안녕, 피터” 한 마디로 전 세계 팬들을 열광하게 했으니 2004년 <스파이더맨 2>의 영향력이 아직도 선명한 듯하다. 그는 <스파이더맨 2> 이상으로 유명한 영화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레이더스>, 즉 <인디아나 존스> 1편이다. TV와 영화 구분 없이 왕성하게 활동했는데(IMDb 기준 200편이 넘는다) 목소리도 좋아서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연기도 자주 했다. <겨울왕국 2>에서 안나, 엘사 자매의 아버지, 아그나르 국왕이 바로 알프리드 몰리나다.
일렉트로 - 제이미 폭스
음악이면 음악, 연기면 연기, 코미디면 코미디, 팔방미인 엔터테이너 제이미 폭스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이후 처음으로 시리즈에 돌아왔다. 사실 그가 “이번엔 파란색이 아니다”라며 입방정을 떨어 전작 빌런의 등장을 함구하려던 소니픽쳐스가 한숨을 푹 쉬었다고. 이번에도 일렉트로를 맡았는데 그의 말처럼 전작과는 무척 다른 모습으로 나온다. 유쾌한 성격에 학장 시절 교우 관계가 좋았고, 농구부로도 활동해서 그의 학창시절 사진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린 고블린/노먼 오스본 - 윌렘 대포
실사 영화 <스파이더맨> 최고의 빌런, 그린 고블린의 윌렘 대포도 예고편에서 사악한 웃음소리로 등장을 암시했다. 영화를 본 관객들 모두 ‘윌렘 대포의 격은 다르다’라고 입을 모아 칭찬할 만큼 강한 존재감을 남겼다. 1980년대부터 연기 활동을 펼친 그는 지금까지도 각종 시상식에 주·조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면서 맹활약 중인데 DC 영화에선 아틀란티스인 벌코로, 마블에선 그린 고블린으로 행적을 남기고 있는 것도 특이하다. 대포는 원래 무대에서 활동을 시작한 배우라서 블록버스터와 예술 영화를 오가며 보여주는 연기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다.
메이 파커 - 마리사 토메이
피터 파커가 힘들 때면 언제나 힘이 돼주는 유일한 혈육, 큰엄마 메이 파커는 마리사 토메이. 시리즈를 리부트 할 때마다 점점 어려진 피터 파커처럼 메이 파커도 점점 어려졌고, MCU 세계관에선 자선 단체를 운영하는 능력 있는 인물로 그려졌다. 해피 호건(존 파브로)과의 밀당으로 시리즈의 웃음 포인트도 담당했고. 마리사 토메이는 1992년 <나의 사촌 비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는 것치곤 출연작 대다수의 국내 흥행 성적이 썩 좋지 않아 한국에선 인지도가 높은 편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MCU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선 친구 같은 보호자 캐릭터로 시리즈 특유의 ‘풋풋함’을 더욱 빛냈다.
여기서부터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출연 배우들을 다룬다.
스파이더맨/피터 파커 - 토비 맥과이어
스파이더맨을 최초로 연기한 토비 맥과이어는 최근 활동이 잠잠했다. 그렇지만 영화판을 완전히 뜬 것은 아니고 배우가 아닌 프로듀서로서 집중하고 있다. <더 베스트 오브 에너미즈>, <보이즈 인 더 우드> 등 여러 작품에 제작자로 이름을 올렸다.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활동했기에 잠시 숨을 돌린 것인지, 아니면 배우 활동을 영영 접은 것인지 아리송했던 찰나에 <노웨이 홈> 속 출연이 그의 연기가 그리웠던 팬들에겐 정말 좋은 선물인 셈. 인생 절친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함께 찍은 사진이 많아 지금도 그의 어린 시절은 자주 회자되는 편이다.
스파이더맨/피터 파커 - 앤드류 가필드
어떤 면에선 가장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 시리즈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적어도 3편은 나올 줄 알았는데, 소니픽쳐스 본사 해킹 사건과 기대보다 못했던 흥행 성적에 시리즈가 2편에서 막을 내렸다. 앤드류 가필드는 <노웨이 홈>에서 그 한을 풀듯 섬세한 감정 연기로 관객들의 눈물을 훔쳤다. 사실 그동안 블록버스터 영화에 안 나와서 그렇지, <핵소 고지>, <사일런스>, <언더 더 실버레이크> 등 연기력과 작품 보는 눈 모두 여전하다. 최근 출연한 넷플릭스 영화 <틱, 틱… 붐!>도 호평을 받았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