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펜던스 데이>,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 포스터

<인디펜던스 데이>가 속편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이하 <리써전스>)로 돌아온다. <인디펜던스 데이>1996년으로부터 20년 후, 언제 다시 벌어질지 모르는 외계인의 습격에 대비해 지구우주방위대가 조직된다. 외계인이 남기고 간 것들을 연구해 과학기술의 성장까지 이뤄낸다. 하지만 외계인은 인간이 상상도 못할 만큼의 힘을 키워 다시 지구에 침입한다. ‘파괴왕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작품이니만큼 전작보다 훨씬 거대해진 스케일을 자랑할 게 분명하다. 당신이 당장 <리써전스>의 상영관으로 달려가야 할 이유 세 가지를 꼽아봤다.


핵심 제작진이 그대로 합류한 20년 만의 속편

1996년 미국 독립기념일에 지구를 침략한 외계인에 맞서 싸우는 실감나는 비주얼로 그려내 SF 재난 블록버스터의 시작으로 회자되는 <인디펜던스 데이>1996년 당시에도 무난한 제작비였던 7500만 달러를 들여 81740만 달러의 수익을 거두었다. 그해 최고의 흥행 기록이자, 90년대 제작된 영화를 통틀어 다섯 번째에 해당하는 성적이었다. 그리고 20년이 지나 드디어 속편이 제작됐다. 롤랜드 에머리히가 메가폰을 잡은 건 물론 <인디펜던스 데이>의 각본가 딘 데블린과 특수효과 감독 볼커 엥겔 등이 제자리를 지켜, 전편의 영광을 재현할 예정이다. 이번 속편이 나오기까지 2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세 번째 시리즈의 가능성을 내비칠 정도로 새 프로젝트에 대한 각오가 대단하다.  


빌 풀먼 (토마스 휘트모어 역)
제프 골드블럼 (데이빗 레빈슨 역)

세대와 동서양을 뛰어넘는 캐스팅

<리써전스>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는 화합이다. 구세대와 신세대의 배우들이 적절히 배치된 캐스팅 리스트는 그 뜻이 제대로 드러나는 지표다. 외계인의 지구 공습을 가장 먼저 알아챈 데이빗 레빈슨 박사 역의 제프 골드블럼, 외계인과의 교감까지 가능한 다재다능한 미국 대통령 역의 빌 풀먼을 비롯한 주드 허쉬, 비비카 A. 폭스, 브렌트 스파이너 등 본래 역할 그대로 출연했다. 여기에 지구우주방위대 최고의 파일럿 제이크 모리슨 역의 리암 헴스워스, 대통령의 딸 패트리샤 휘트모어 역의 마이카 먼로 등 젊은 배우들이 합세해 세대 간의 화합을 그린다. 캐스팅 불발로 안타깝게 속편에 참여하지 못한 전편의 주연 윌 스미스의 부재는 (스티븐 힐러의 의붓아들) 딜런 힐러를 연기한 제시 어셔의 활약이 대신한다. <리써전스>에는 진화한 외계인에 맞서 미국과 더불어 전 세계의 인재들이 힘을 합친다는 설정이 더해졌다. 프랑스의 명배우 샤를로뜨 갱스부르가 외계인과 인간의 정신을 연구하는 카트린 박사를, 중국의 톱스타 안젤라베이비가 중국인 파일럿 레인 라오를 연기한다. “미국이 해결한다는 서사와 과도한 가족주의로 독일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미국적인 영화를 찍는다는 비판에 꾸준히 직면하는 롤랜드 에머리히가 <리써전스>를 통해 그 한계를 얼마간 씻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리암 헴스워스(제이크 모리슨 역), 마이카 먼로 (패트리샤 휘트모어 역), 제시 어셔(딜런 힐러 역) (왼쪽부터)


더욱 강력해진 파괴왕

규모로 밀어붙이기로는 쌍벽을 겨루는 마이클 베이가 지난 20년간 <아마게돈>(1998), <트랜스포머> 시리즈로 승승장구하는 사이, 롤랜드 에머리히의 파괴의 미학’ 역시 멈추지 않았다. 거대 생명체가 고질라가 뉴욕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고질라>(1998), 전 지구를 빙하로 뒤덮어버리는 <투모로우>(2004), 지진과 해일 그리고 화산 폭발 등 각종 자연재해가 벌어지는 <2012>(2009) 등을 성공시키며 명실 공히 재난영화의 대가로 군림하고 있다. 재난의 온갖 종류를 몸소 구현해보고 (전편 대비 3배에 준하는) 2억 달러의 예산을 등에 업은 <리써전스>의 롤랜드 에머리히는 영화 속 외계인만큼이나 무시무시한 괴력으로 말초적인 재미를 시전한다. 외계인의 우주선은 지구를 그대로 뒤덮어 <인디펜던스 데이>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백악관 등 미국 랜드마크만 폭파시켰다면 <리써전스>는 런던의 빅벤 시계탑,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페트로나스 타워 등 동서양을 막론한 명소들을 ‘3D모조리 날려버린다. 지구도 모자라 우주전까지 벌인다고 하니, 최적의 관람 스팟을 찾지 않고선 못 배길 것이다.

120분짜리 영화의 예고편이 무려 4분 35초라니, 롤랜드 에머리히의 오만방자함이 느껴진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