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 또다시 논란?
지난 10일(한국시각),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개최됐다. <오징어 게임>이 TV 드라마 부문 작품상 후보로, <오징어 게임>의 이정재와 오영수가 각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의 후보로 올라 국내 관객의 관심 역시 뜨거웠던 자리. 결과적으로 오영수가 한국 배우 최초로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 소식은 골든글로브 측의 온라인 발표를 통해서만 알 수 있었는데,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무중계, 무관중으로 치러졌기 때문. 지난해 2월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주관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의 부정부패, 성차별 등의 논란이 불거지며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할리우드와 OTT 업계, 방송사들의 보이콧에 직면했다. 엄연한 미국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대화의 50% 이상이 영어가 아닌 경우 외국어 영화로 분류한다는 규정에 따라 주요 부문에 오르지 못한 <미나리>의 불공정 노미네이트 이슈는 골든글로브를 존폐 위기로 몰아넣었다.
이에 주최 측은 “외국어 및 애니메이션도 작품상, 감독상 등 상위 부문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변화가 올해 시상식엔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버라이어티’는 “올해 후보작을 정하기 위한 후보작 투표 리스트에서 비영어 및 애니메이션 작품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독점으로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주최 측이 발표한 개혁안과 상충되는 부분이다. ‘버라이어티’는 “올해 미국 비평가협회상을 휩쓸고 있는 <드라이브 마이 카>나 시대정신을 담아낸 <엔칸토: 마법의 세계> 등을 작품상 후보에서 볼 수 없었던 이유”라며 “주최 측이 논한 변화의 진정성에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드라이브 마이 카>, 전미비평가협회 작품상 등 4관왕
떠오르는 일본의 거장,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신작 <드라이브 마이 카>가 전미비평가협회상 시상식의 4관왕을 차지했다.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에 이어 남우주연상까지, 비영어권 영화가 주요 부문을 모두 섭렵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앞서 뉴욕, 로스앤젤레스 비평가협회상에서도 작품상을 수상했다. 세 시상식에서 최고상을 휩쓴 작품은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소셜 네트워크> 이후 처음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 <여자 없는 남자들> 속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이브 마이 카>는 죽은 아내에 대한 상처를 지닌 연출가 겸 배우 가후쿠(니시지마 히데토시)가 전속 드라이버 미사키(미우라 토코)와 만나 삶을 회복해가는 이야기를 담는다. 제74회 칸영화제의 각본상,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외국어영화상까지 품에 안은 <드라이브 마이 카>가 3월 27일 개최될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수상의 영광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해 보자. 아카데미 시상식의 후보는 2월 8일 공개되며, 시상식은 3월 27일 개최된다.
앤드류 가필드, “거짓말하느라 힘들었지만 스릴 있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개봉 이후 남다른 연기력(!)으로 호평받고 있는 배우가 있으니, 다시 한번 스파이더맨 슈트를 입은 앤드류 가필드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개봉 전까지 앤드류 가필드의 출연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있었던 바. 앤드류 가필드는 출연 루머에 휩싸일 때마다 출연하지 않는다는 거짓말을 여러 번 반복해야 했다. 이제서야 속 시원히 출연 비화를 밝힐 수 있는 자유를 얻은 앤드류 가필드는 “거짓말에 대한 스트레스가 매우 심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자신 역시 스파이더맨의 팬으로서 출연하는 배우가 영화에 나오지 않는다 생각하고 극장에 간다면 관객이 더 큰 희열을 느낄 것 같다 생각했고 전 세계인과 함께하는 마피아 게임(!)에 열심히 동참했다고.
이어 앤드류 가필드는 “존 왓츠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들의 연락이 왔을 때 출연 제의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그들의 아이디어를 듣자마자 관객석에 앉아 스파이더맨 세 명이 함께 서 있는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라고 회상했다. 인터뷰에 따르면 개봉일 밤 야구모자와 마스크를 쓴 채 극장을 찾아 토비 맥과이어와 함께 영화를 관람하기도 했다고. 앤드류 가필드는 “아무도 우리를 눈치채지 못했다. 관객과 함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관람하는 건 정말 아름다운 일이었다”고 밝혔다.
루니 마라, 오드리 헵번 연기한다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로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에, <캐롤>로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됐던 루니 마라가 신작에서 전설로 남은 배우 오드리 헵번을 연기한다. 애플TV+에서 방영될 오드리 헵번 프로젝트의 연출을 맡은 이는 루카 구아다니노.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서스페리아> <위 아 후 위 아> 등을 통해 작품마다 감각적인 연출을 선보여왔던 그와 루니 마라의 협업 소식만으로 할리우드가 들썩였음은 물론이다. 작품의 구체적인 스토리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루니 마라는 제작자로도 함께해 작품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벤 애플렉, “<저스티스 리그>는 최악이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벤 애플렉의 허심탄회한 속내가 화제다. 벤 애플렉은 최근 힘들었던 과거사에 대한 질문에 <저스티스 리그> 이야기를 꺼냈다. 벤 애플렉은 “<저스티스 리그>는 내게 최악이었다. 사생활과 이혼 문제, 잭 스나이더가 겪은 개인적인 비극(2017년 가을 잭 스나이더의 딸은 스스로의 선택으로 세상과 등졌다)과 재촬영까지. 여러 일이 겹쳤다”고 밝혔다. 심지어 “이제 이 일을 그만둬야겠다고까지 생각했다”고.
벤 애플렉은 이 자리에서 <더 배트맨>의 이야기도 함께 꺼냈다. 맷 리브스가 연출을 맡고 로버트 패틴슨이 새로운 배트맨으로 낙점된 <더 배트맨>은 애초 벤 애플렉이 주연과 연출을 겸하려던 작품으로 기획됐다. 하지만 벤 애플렉은 연출과 주연 자리를 내려놨고, 이어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았다. 벤 애플렉은 당시를 회상하며 “연출을 맡았다면 행복할 것 같지 않았다. 당시 내게 큰 가치가 있는 일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우선 순위의 방향을 바꾸고 삶을 다잡으며 더 편한 마음을 지닐 수 있었다고. 한때 벤 애플렉의 DC 은퇴설이 들려왔으나, 그는 다시 배트맨 망토를 두르고 관객 곁을 찾을 예정이다. 플래시 솔로 영화 <더 플래시>에서 그를 만날 수 있다.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