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덕밍아웃' 포스팅으로 돌아온 에디터입니다. (흠흠.) 휴덕은 있어도 탈덕은 없다는 사실. 팬질 좀 해봤다면 아실텐데요. 오늘은 에디터 과거 팬질의 아련했던 추억(?)을 떠올려 보며 배우 김남길에 대해 다섯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그럼 바로 시작합니다!   


1.
짠내나는 '인생캐'들

김남길의 필모를 쭈욱 보면 영화와 드라마를 가리지 않고 유독 짠내나는 캐릭터들이 많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그가 작품 속에서 얼마나 나빴는지, 불쌍했는지, 많이 죽었는지(?) 알아봅시다!

영화 <미인도>(2008), 드라마 <선덕여왕>(2009), 영화 <해적>(2014)

사극 캐릭터는 진리
김남길의 인생캐는 누가 뭐래도 드라마 <선덕여왕>의 비담입니다. 사실 '비담'은 김남길 이전과 이후 작품에서 보여준 모든 캐릭터(가난미, 부자미, 불쌍미, 퇴폐미, 똘끼 등)의 총집합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김남길이 '비담' 캐릭터를 얻는 데는 영화 <미인도>의 공이 컸습니다. 당시 무명 배우였던 김남길에게 드라마의 주인공이나 다름없는 비담 역이 주어질 리 없었죠. 그런데 드라마의 PD와 작가가 영화 <미인도>의 캐릭터를 보고, 캐스팅을 결정! 인생캐를 만나게 됩니다. 어쨌든 둘 다 결국 죽었다는 것.

<해적>과 <선덕여왕>은 김남길의 필모 중에서도 가장 흥한 작품인데요. 확실히 김남길은 사극 캐릭터가 진리인것 같습니다.

드라마 <나쁜남자>(2010), <상어>(2013)
영화 <모던보이>(2008), <무뢰한>(2014)

나쁜 남자
사실 김남길은 시대를 가리지 않고 나쁜 남자를 연기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사랑에 빠져서는 안 될 여자'하고만 사랑에 빠진 다는 것입니다(<선덕여왕>, <나쁜남자>, <상어>, <무뢰한>). <모던보이>에선 절친을 고문해야 하는 일본인 검사 역을 맡았었죠.

김남길이 맡은 캐릭터들의 루트는 이렇습니다. '복수심에 접근 → 사랑에 빠짐 → 내적갈등 폭발 → 상처는 혼자 다 받음 → 짠해짐'. 특히 김남길표 눈빛 연기가 그 역할을 톡톡히 했죠. (정말 트..트루 아이즈 김남길입니다.)

<판도라>(2016), <굿바이솔로>(2006)

소시민
대중들이 기억하는 김남길은 대체로 힘이 빡 들어간 쎈 캐릭터들일 텐데요. 최근 개봉한 <판도라>에서는 사투리를 쓰는 소시민으로 돌아왔습니다. <판도라>의 캐릭터는 영화의 주제의식이 워낙 강해 돋보이는 편은 아니어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는데요.

김남길의 힘뺀 연기를 보고 싶다면 에디터는 드라마 <굿바이 솔로>를 추천합니다. 장애인 부모와 동생을 돌보며,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주변 사람들을 배신하고, 주인공한테 여친도 뺏기고...
(어쨌든 또 '기승전짠'이라고 한다.)

똘끼는 짤로 가볍게 넘어갑니다

2.
가명 '이한'

가명을 쓰는 연예인들 대부분 이름을 바꿔서 더 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김남길은 강남길과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이한'이라는 가명을 썼는데요.  

<내 이름은 김삼순>, <연인>

그래서 찾아본 가명 시절 김남길. 당시 국민 드라마였던 <내 이름은 김삼순>에도, 스타 작가 김은숙 작가의 <연인>에도 단역으로 등장했습니다. 풋풋한 현빈과 이서진은 덤.  그러나 임팩트 없는 가명과 인상은 그를 그저 그런 단역에 머물게 했습니다.

<굿바이 솔로>, <강철중: 공공의 적 1-1>

물론 <굿바이 솔로>에서는 사연 있는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었지만 시청률이 낮아 이름을 알리는 데는 실패했구요. 강우석 감독이 <강철중: 공공의 적 1-1>의 엔딩크레딧을 만들다가 "본명이 더 좋은 것 같다"고 한 말에 이때부터 본명으로 활동하기 시작, 이후 승승장구하게 됩니다. 


3.
문화예술 NGO '길스토리' 대표

인생 캐릭터 '비담' 이후로 반짝 스타로 끝나나 싶었습니다. 그러나 영화에서의 꾸준한 활동과 더불어 NGO '길스토리'를 설립해 대표를 겸하며 반짝 스타가 아닌 남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길스토리'는 문화예술 캠페인을 통해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비영리단체로, 작가, 화가, 사진작가, 번역가 등 1백여 명의 문화예술가들이 재능 기부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2010년 <세계와 나, W>를 통해 인도네시아 지진피해 봉사활동에 참여한 이후, 셀러브리티의 영향력을 좋은 곳에 쓰고 싶다고 생각해 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보여주기식이나 홍보용 활동이 아닌 지속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죠.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재난구호 캠페인 <Hope! Philippines>, 문화예술 창작자들이 창작물을 공유하는 <Creative Lab>, 김남길의 꿀성대로 들을수 있는 서울 길 오디오 가이드, 김남길이 직접 연재한 <한양도성>의 역사 이야기, 문화유산을 알리는 스토리펀딩 등이 있습니다.


4.
꿀성대

포스팅을 쓰며 김남길의 오디오 가이드를 듣고 있자니, 매력적인 목소리의 꿀성대를 빼먹을 수 없겠네요. 김남길은 내레이션과 발라드가 잘 어울리는 목소리톤을 갖고 있는데요.

<아마존의 눈물>(2009)

예전 <선덕여왕> 직후 MBC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 내레이션을 맡아 화제가 되었죠. 당시 지상파 다큐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 3부까지 계약이었는데 호응이 좋아 5부작 전부 내레이션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후로 '눈물 시리즈' 다큐 내레이션은 가장 핫한 배우들(현빈, 송중기)이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에도 그는 다큐멘터리 영화 <누구에게나 찬란한>에 내레이션 재능기부를 하기도 했습니다.

안정환이 보이는 건 저뿐인가요ㅋㅋㅋ

목소리 좋은 배우라면 노래 실력도 빼먹을 수 없습니다. 작곡가가 <선덕여왕> 마지막회를 보자마자 쓴 곡을 김남길에게 줍니다. 일찍이 팬미팅을 통해 노래를 잘 부른다고 소문난 김남길. 그 곡으로 싱글 앨범을 내게 되죠. 또한 본인이 출연하지도 않은 <야왕> OST도 녹음하게 됩니다. (이쯤 되면 <복면가왕>에 한번 나와줬으면ㅋㅋㅋㅋ)


5.
영화제작자

출처: 씨네21

김남길은 다큐멘터리 클래식 영화 <앙상블>의 제작자로 깜짝 변신을 했습니다. 젊은 클래식 아티스트 7명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였는데요. 당시 이들이 활동하던 '올림푸스 앙상블'의 힐링 콘서트를 보고 영화로 만들기로 했다는군요.

<앙상블>(2012), <도리화가>(2015)

<앙상블>을 연출했던 이종필 감독의 <도리화가>에 특별출연하며 훈훈한 의리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아쉽게도 두편 다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지금도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제작 지원을 해주자는 뜻에서 청년 단편영화 지원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네요.


지금까지 다섯가지 키워드를 통해 김남길의 별별 매력들을 알아보았는데요! 이젠 짠내나는 캐릭터 말고 밝은 캐릭터로 돌아오길 바라며 덕밍아웃 에디터는 이만 물러갑니다 뿅!

씨네플레이 인턴 에디터 조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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