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오디아르 영화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경계'다. 그의 영화 속에선 대개 이주민이 등장해 서사에 영향을 미친다. 서로 다른 두 영역의 경계에 있는 인물들이 겪는 곤경, 그리고 그 곤경을 딛고 일어서 느끼는 커다란 변화가 오디아르가 만드는 (그는 시나리오 작가로 커리어를 시작해, 모든 연출작의 시나리오까지 직접 쓰고 있다) 이야기의 중추를 이룬다. <내 심장이 건너뛴 박동> 역시 마찬가지. 아니, 차라리 그 사이에 놓인 인물이 감당하는 혼란이 영화 자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범죄와 예술, 폭력과 사랑,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남자와 여자. (아버지가 물려준) 범죄의 피로 물든 손으로 (어머니에게서 받은 재능을 통해) 피아노를 연주함으로써 새 삶을 지향한다. 남자의 세계에서 진창을 뒹굴던 몸은 여자의 품에서만 비로소 안식을 찾을 수 있다. 영화는 그렇게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나눠놓고, 거기에 토마스를 떨군 채 그가 어떤 방향으로 향해가는지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