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3년째,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에도 세상 곳곳에서는 새로운 영화들이 제작되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만날 명감독들의 신작 소식을 모았다.


크리스토퍼 놀란

<오펜하이머>

Oppenheimer

크리스토퍼 놀란은 커리어 최초로 실존인물의 삶을 바탕으로 한 영화 <오펜하이머>를 준비 중이다. 핵무기 개발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물리학자 J.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평전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를 원작으로, 놀란이 평전의 두 저자 카이 버드와 마틴 셔윈과 함께 시나리오를 썼지만, 어떤 대목에 초점을 맞추는지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은 상태. 오펜하이머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던 시기로 가늠해보자면 놀란은 <덩케르크>에 이어 2차 세계대전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는 것 같다. (카메오 포함) 다섯 편을 놀란과 작업한 배우 킬리언 머피가 로버트 오펜하이머를 연기한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플로렌스 퓨, 맷 데이먼, 에밀리 블런트, 라미 말렉, 조시 하트넷 등 초호화 배우진이 <오펜하이머>에 출연한다. 전작 <테넷>(2020)의 촬영감독 호이터 반 호이터마, 음악감독 루드비히 고란슨 역시 참여했다.


웨스 앤더슨

<애스터로이드 시티>

Asteroid City

<기상천외한 헨리 슈거 이야기>

The Wonderful Story of Henry Sugar

<프렌치 디스패치>

우리 시대의 비주얼 마스터 웨스 앤더슨은 벌써 두 편의 신작이 확정된 상태다. 지난 8월부터 세 달 간 스페인에서 촬영을 마친 <애스터로이드 시티>는 현재 후반 작업 중. 빌 머레이, 틸다 스윈튼, 애드리언 브로디 등 앤더슨이 꾸준히 캐스팅 했던 배우들과 톰 행크스, 마고 로비, 스칼렛 요한슨 등 처음 앤더슨과 작업한 배우들이 어우러진 캐스팅이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원작자 로알드 달의 단편소설집 <기상천외한 헨리 슈거 이야기>를 각색한 또 다른 차기작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닥터 스트레인지 캐릭터와 <파워 오브 도그>(2021)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비롯 데브 파텔, 벤 킹슬리, 랄프 파인즈 등이 캐스팅 됐다. 이변이 있지 않다면 <프렌치 디스패치>에 이어 <애스터로이드 시티>에도 참여한 로버트 요먼이 촬영을, 알렉상드르 데스플라가 음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제임스 카메론

<아바타 2>

Avatar 2

<타이타닉>(1997)에 이어 전세계 흥행 역사를 다시 쓴 <아바타>(2009) 이후로, 제임스 카메론은 줄곧 <아바타> 속편 제작에 매달려 왔다. 그리고 드디어 올해 말 그 집념의 결과물이 공개될 예정이다. <아바타>의 배우들이 고스란히 기용된 가운데 케이트 윈슬렛, 빈 디젤, 양자경 등의 배우들이 새롭게 시리즈에 합류해 2017년 여름부터 무려 3년 동안 <아바타 2>와 <아바타 3>를 동시에 촬영했다. 2009년 개봉 당시 3D 영화의 붐을 일으켰던 <아바타> 시리즈가 13년 만에 돌아와 3D 열풍은 이미 사그라진 지 오래고 극장의 생존 위기마저 뚜렷해진 당대 영화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노아 바움백

<화이트 노이즈>

White Noise

<화이트 노이즈> 촬영 현장

노아 바움백은 1995년 데뷔작 <키킹 앤 스크리밍>부터 줄곧 본인이 직접 만든 이야기로 영화를 만들어왔다. <마이어로위츠 이야기>(2017), <결혼 이야기>(2019)에 이어 넷플릭스를 통해 올해 중 공개될 새 영화 <화이트 노이즈>는 바움백이 최초로 기존의 소설을 각색한 작품이다. 미국 소설가 돈 드릴로가 1985년 발표한 소설이 원작. 유독물질을 실은 탱크차가 탈선하면서 소도시 블랙스미스 전체가 검은 구름에 뒤덮히고, 대학에서 아돌프 히틀러에 대해 연구하고 가르치는 교수 잭은 오염 물질에 노출돼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떤다. 바움백과 세 작품을 같이 한 애덤 드라이버가 주인공 잭 역에, 바움백의 연인이자 뮤즈 그레타 거윅이 잭의 아내 바베트를 연기했다.


루카 구아다니노

<본즈 앤 올>

Bones and All

루카 구아다니노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7)의 주역 티모시 샬라메와 다시 뭉쳐 지난 여름 신작 <본즈 앤 올>의 촬영을 마쳤다. 구아다니노가 미국에서 찍은 첫 작품. 카미유 드 안젤리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본즈 앤 올>은 198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어머니에게 버림 받고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소녀 마렌과 그가 사랑에 빠지는 소년 리의 사랑을 그렸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중요한 설정이 추가된다. 결정적으로, 두 사람 모두 사랑하는 사람을 먹어야 하는 존재라는 것. <본즈 앤 올>은 인간이 인간을 먹는 카니발리즘(Cannibalism)을 다룬다. <아이 엠 러브>(2009),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등 사랑을 느끼는 자의 찬란한 마음을 섬세하게 그려낸 구아다니노이기에, 이 파격적인 설정의 로맨스를 어떻게 구현했을지 기대가 실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얼마 전 트렌트 레즈너와 애티커스 로스 듀오가 <본즈 앤 올>의 영화음악을 담당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스티븐 스필버그

<더 파벨만스>

The Fabelmans

최근 명작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영화화 하면서 범접할 수 없는 연출력을 여실히 보여준 스티븐 스필버그는 벌써 신작 <더 파벨만스>의 촬영까지 마치고 올해 11월 개봉을 앞두고 후반작업을 진행 중이다. 스필버그가 아리조나에서 성장한 자신의 유년시절을 토대로 만든 <더 파벨만스>는 본래 1999년에 ‘아일 비 홈’(I'll be home)이라는 제목으로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가 계속 미뤄졌던 프로젝트였다. 스필버그는 <A.I.>(2001) 이후 20년 만에 (여러 스필버그 영화를 집필한 토니 쿠쉬너와 함께) 직접 <더 파벨만스>의 시나리오를 쓸 만큼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어릴 적 스필버그를 해당하는 소년 새미 역엔 가브리엘 라벨이 캐스팅 됐고 폴 다노, 미셸 윌리엄스, 세스 로건이 각자 새미의 아버지, 어머니, 삼촌을 연기했다.


아리 애스터

<디스어포인트 블러바드>

Disappointment Blvd.

<디스어포인트 블러바드> 촬영 현장

<조커>(2019)로 명실공히 최고의 연기를 선보인 호아킨 피닉스가 <컴온 컴온>(2021) 다음으로 선택한 작품은 차세대 호러 거장 아리 애스터의 신작 <디스어포인트 블러바드>다. 정확한 시놉시스는 공개되지 않은 채 “역사상 가장 성공한 사업가의 내밀한 일대기”가 될 것이라는 설명만 전해지고 있다. 아리 애스터는 2년 전 한 행사에서 이 작품을 두고 러닝타임 4시간에 육박하는 “악몽 코미디”라고 언급한 바 있다. 장르가 호러일지 코미디일지도 확실히 알 수 없는 상태인 셈. 그럼에도 호아킨 피닉스, 아리 애스터, 그리고 배급사 A24의 ‘꿀조합’에 그저 기대를 쏟을 수밖에.


씨네플레이 문동명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