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이 만들어 낸 거대한 변혁의 에너지를 제도 정치권에서 제대로 완성하지 못한 예가 많다. 영화에서도 언급되었듯 4·19혁명과 87년 6월 민주항쟁이 5·16쿠데타와 김영삼·김대중 양 김(金) 분열로 빛을 잃은 것이 그랬다. 이번 탄핵 촛불 행동은 이전과 조금은 다른 양상이었던 게 있을까.
김의성 실패와 패배의 기억이 그렇게 끝난 게 아니라 경험으로 축적돼 왔던 것 같다. 세대를 많이 건너뛰긴 했지만 87년 6월 항쟁도 그렇고, 가까이는 광우병 집회도 그렇고.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었는데 그 경험들이 결국은 2016년 촛불 혁명의 씨앗이 됐던 게 아닐까 생각한다. 예전에는 싸워서 깨지고, 그래야 집에 가니까 그렇게 깨지기 바랐던 것 같은데 이제는 완전 다른 양상이었다. 끝낼 생각이 없이 끝까지 계속 사는 것, 그냥 모여 있으면 되고 더 많이 모이면 된다는 그런 생각이 가장 큰 변화가 아닐까.
주진우 패배주의에 빠졌고, 주저하고 외면하던 정치권이 결국엔 촛불의 힘에 밀려 국민의 뜻을 따르게 되지 않았나. 국민의 뜻을 따르는 정치가 성공한다는 것을 증명한 거다. 그러니까 촛불은 위대한 거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은 어쩌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었겠다는 생각을 했다. 만일 만났다면 어떤 질문을 던졌겠나.
주진우 리스트의 1번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무조건 1번.
김의성 우리 영화의 첫 번째 질문이 박근혜는 어떤 사람이냐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도 같은 질문을 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