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수지가 첫 단독 주연작으로 돌아온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는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수지는 거짓으로 점철된 위태로운 삶을 사는 안나를 연기한다. 총 8개의 에피소드로 이뤄진 <안나>는 오는 24일을 시작으로 매주 금요일 저녁 8시에 공개된다.


<안나>

믿는 순간 거짓도 진실이 된다

지방 소도시, 가난한 아버지와 장애가 있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유미(수지)는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도망치듯 서울에 올라온다. 자존심 때문에 무심코 한 거짓말로 유미는 가짜 대학생이 되고, 습관처럼 하던 거짓말은 어느새 자기 자신조차 진짜라고 믿게 될 만큼 강력한 진실이 된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면 나아질 거라는 믿음에 배반당하고 상대적 박탈감에 사로잡힌 유미는 안나로의 삶을 택한다. 이름, 가족, 학력, 과거까지 모든 것이 완전히 다른 안나의 삶을 누리게 된 순간, 예기치 못한 인물이 등장한다. “사람은 혼자 보는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씁니다”라는 티저 예고편 속 수지의 내레이션은 미묘한 긴장감을 조성하며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 전개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유미가 일했던 갤러리의 대표 현주(정은채), 안나와 화려한 결혼식을 올리는 지훈(김준한), 안나가 유일하게 믿고 곁을 내어주는 대학교 교지편집부 선배 지원(박예영)까지. 안나를 중심으로 네 사람의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가 펼쳐지며 몰입감을 선사한다.

<안나>

국민 첫사랑 수지의 연기 변신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유미는 <건축학개론>으로 ‘국민 첫사랑’ 신드롬을 일으킨 배우 수지가 연기한다. 수지는 영화 <백두산>, 드라마 <배가본드>, <스타트업>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흥행 연타석을 날리며 흥행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안나>는 수지의 첫 단독 주연작이다. 타이틀롤 안나를 맡게 된 수지는 1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까지 한 여자가 겪는 인생의 파고를 완벽하게 소화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삶에 지친 표정으로 힘없이 버스 창밖을 바라보는 모습부터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한 모습까지 상반된 면모를 지닌 유미와 안나 캐릭터를 생생하게 그려내며 지금껏 본 적 없는 연기 변신에 도전한다.

<안나>

오는 14일 공개된 <안나>의 메인 포스터는 거울을 두고 마주한 단출한 유니폼 차림의 유미와 화려한 골드 드레스를 입은 안나, 극과 극 인생을 사는 두 사람의 상반되는 모습을 함께 담겨 있다. 두 사람의 대비되는 표정과 거짓으로 점철된 인생을 살아가게 된 여자의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증을 자극하는 대목이다. “배우로서 쉽게 만나볼 수 없는 색다른 캐릭터”를 연기했다고 밝힌 수지는 “세월의 흐름과 함께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따라 인물의 심리 변화가 도드라지는 게 이번 작품의 특징인 만큼 <안나>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주연작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안나>

<안나>를 둘러싼 인물들

유미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며 극의 갈등을 고조시키는 인물 현주 역은 정은채가 맡았다. 정은채는 2013년 홍상수 감독의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을 통해 신비한 마스크와 탄탄한 연기력으로 주목받으며 그해 신인상을 휩쓸었다. 이후 드라마 <손 the guest>, <더킹: 영원의 군주>를 비롯 올해 초 공개된 애플TV 플러스 시리즈 <파친코>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하며 활약해왔다. <안나>에서는 유미의 전 직장 상사이자 배려도 악의도 없이 오직 자신의 우월한 인생을 즐기는 갤러리 대표로 등장한다.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유학을 다녀온 후, 아버지가 소유한 갤러리를 함께 운영하는 인물이다. 현주는 말단 직원이었던 유미가 전혀 다른 모습의 안나가 되어 나타나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 흥미로움을 더한다.

<안나>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짝사랑하는 교수에게 거침없이 직진하는 레지던트 의사 안치홍. 솔직하고 반듯한 매력을 발산하며 시청자들에게 설렘을 안겨준 배우 김준한은 안나의 남편 지훈으로 출연한다. 지훈은 젊은 나이에 자수성가한 벤처기업의 대표다. 남다른 야망으로 목표 지향적인 삶을 추구하는 지훈은 자신과 비슷한 면을 가진 안나와 사랑 없는 결혼을 선택한다. 그러나 곧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정함으로 안나를 몰아붙이며 극의 긴장감을 형성한다. 여기에 인기리 방영된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에서 왕작가 역으로 열띤 활약을 펼친 배우 박예영도 유미가 유일하게 믿는 선배로 등장해 극을 풍성하게 채운다.

<안나>

<싱글라이더> 이주영 감독과 한국 대표 음악감독 모그의 조합

영화 <싱글라이더>로 연출력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이주영 감독이 <안나>의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이주영 감독은 작품에 대해 “<안나>는 상대적 박탈감으로부터 시작한 거짓말로 결국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일부를 잃어버린 사람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쿠팡플레이의 김성한 총괄 디렉터는 쿠팡플레이 시리즈로 <안나>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안나>는 무엇보다 스토리의 흡입력이 탁월했다. 이주영 감독의 색다른 시선과 섬세한 연출로 선보일 배우 수지의 파격 변신이 기대된다. 2022년 모두가 주목할 화제의 작품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또한 <자산어보>를 통해 청룡영화상 촬영상과 편집상을 수상한 이의태 촬영감독과 김정훈 편집감독, <광해, 왕이 된 남자><수상한 그녀><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 한국의 대표적인 음악감독 모그까지 베테랑 제작진이 합류해 신뢰를 더한다.

<화차>

비슷한 작품들 뭐가 있을까

<안나>는 평단의 호평을 받은 정한아 작가의 장편 소설 <친밀한 이방인>을 원작으로 한다. 소설 <친밀한 이방인>은 한 소설가가 자신의 소설을 훔친 비밀스러운 인물의 행적을 추적해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소설에는 평생 신분을 속인 채 살다가 행방불명된 이유미가 등장한다. 이유미는 재수생 신분으로 가짜 대학생활을 하고, 명문 음대 출신인 척 피아노 학원에 취업했다가, 평생교육원 강사로 대학까지 간다. 일본의 미스터리 여왕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화차> 역시 ‘타인의 인생을 훔친다’는 설정을 모티브로 신용불량과 개인파산의 심각성을 일깨운 바 있다. 변영주 감독의 <화차>는 미야베 미유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캐치 미 이프 유 캔>

뛰어난 두뇌와 거짓말로 선생님이 되었다가 파일럿, 정부 비밀 요원 등으로 위장했던 프랭크 에버그네일 주니어의 실화를 다룬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도 있다. 거짓된 말과 행동을 상습적으로 하며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 믿게 되면 이는 리플리 증후군이라 부른다. 미국 소설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소설 <재능 있는 리플리 씨>에서 유래된 용어다. 리플리 증후군을 소재로 한 대표적인 작품에는 알랭 드롱 주연의 영화 <태양은 가득히>와 맷 데이먼, 주드 로의 영화 <리플리>가 있다.


씨네플레이 봉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