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발사 장면, @조선일보

많은 사람의 열정과 노고가 담긴 누리호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대한민국 하늘을 가르며 드넓은 우주로 향하는 발사체라니. 그 모습을 보며 진한 감동을 느낀 게 나뿐만은 아닐 거라 생각한다. 어릴 적부터 마음 한편에 마련해놨던 우주를 향한 열망이 현실로 펼쳐진 듯했다. 현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고무적으로 와닿을 수밖에 없는 소식이다. 누리호 성공의 여운을 오래 느끼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우주 탐사 관련 다큐멘터리 추천작을 꾸려봤다.


<마스 제너레이션>

넷플릭스

<마스 제너레이션>

'마스 제너레이션'이 무얼 의미하는지 아는가? 어렸을 때부터 화성 탐사의 필요성을 인지한 지금의 10대를 '마스 제너레이션'이라 부른다. NASA는 '마스 제너레이션'의 등장을 적극적으로 환영하듯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스페이스 캠프를 만들었다. 함께 우주 탐사에 대해 연구하고 논의할 수 있게끔 말이다. 10대라면 세상이 삐딱하게만 보일 나이인데 스페이스 캠프 속 아이들은 다르다. 대화에 적극적이며 건강한 마음을 지녔다. 화성에 한발 내딛기를 꿈꾸는 아이들의 인터뷰를 보고 있으면 지구의 앞날이 밝게만 느껴진다. <마스 제너레이션>은 스페이스 캠프의 아이들을 조명하고 있긴 하지만 우주 탐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이들을 위한 길잡이 역할도 한다. 최초의 달 착륙이 가능했던 역사적인 배경을 오목조목 짚어 설명한다. 우주 비행사를 꿈꿨던 동심을 되찾아올 기회가 아닐까. 넷플릭스에서만 시청할 수 있다.


<카운트다운: 인스퍼레이션 4, 우주로 향하다>

넷플릭스

<카운트다운: 인스퍼레이션4, 우주로 향하다>

일론 머스크가 우주 관광 산업을 만들었다는 소식,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당시 여론의 반응은 당연하게도 좋지 않았다. 아무래도 허풍 같았으니까. 우주여행이라니? 그건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단언했다. 사람들의 비관적인 반응을 뒤로 한 채 일론 머스크는 지원자를 모집했다. 그리고 세 번째 우주 관광단 '인스퍼레이션 4'를 무사귀환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이제 우리는 받아들여야 한다.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면 우주로 놀러 갈 수 있는 세상이 왔다.

'인스퍼레이션 4'는 순수 민간인 4명으로만 이뤄진 우주 궤도 비행단이다. 가장 먼저 탑승이 확정된 후원자 겸 사령관 '재러드 아이잭먼'은 시프트 4 페이먼트의 창업주이며 그 외에 3명의 멤버도 특별한 사연을 가졌다. 사실 큰 돈이 있어야만 우주여행 티켓을 얻을 수 있는 건 맞지만 아무나 참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우주여행에 참여하기 위해선 그전에 혹독한 테스트 과정이 필요하다. 큰 용기와 집념을 가진 탐험가들만 이 과정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해놓았다. 넷플릭스 <카운트다운: 인스퍼레이션4, 우주로 향하다>에서 멤버 선별 과정과 그들이 훈련받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리턴 투 스페이스>

넷플릭스

<리턴 투 스페이스>

이쯤 되면 사업가인 일론 머스크가 어떻게 우주 사업에 성공한 건지 궁금한 사람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경제 성장률이 낮아진 시점에 NASA의 우주 개발 사업이 후 순위로 물러난 적이 있었다. 그때 일론 머스크가 스페이스 X를 창업하여 로켓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금액이 들어가는 로켓 개발이 좀 어려운가. 계속되는 실패와 좌절, 자금난에 일론 머스크와 스페이스 X의 직원들은 큰 압박감을 느꼈다. 이런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스페이스 X는 결국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 NASA에서도 어렵게 하는 일을 민간 기업에서 이뤄낸 것이다.

일론 머스크의 몇몇 발언이나 해괴한 연애사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말에 공감한다. (개인적으로 첫아이 이름이 아직도 충격적이다.) 그보다 일론 머스크가 사업가로서 어떤 행보를 밟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리턴 투 스페이스>를 추천한다. 이 다큐멘터리를 감상하고 나면 일론 머스크가 왜 혁신을 추구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그는 우주를 향한 발돋움이 잦을수록 내다볼 미래가 많아질 거라 생각한다. 현재 일론 머스크의 주장엔 의견이 분분하지만 그의 도전 정신이 멋지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우주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의 열정과 진실된 마음이 담긴 다큐멘터리다.


<우주 속으로>

디즈니+

<우주 속으로>

다큐멘터리 <우주 속으로>는 나사의 우주 비행사 '크리스 캐시디'의 이야기다. 총 6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우주 속으로>는 '크리스 캐시디'의 마지막 임무를 담고 있다. 마지막 임무는 20억 달러의 과학 실험 기구 '알파 자기분광계'를 수리하기 위해 여러 번의 우주 유영을 하는 것. 그 과정에서 '크리스 캐시디'는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다. 임무를 성공적으로 해내기 위해선 기술자들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 4번에 거친 우주 유영이 성공적으로 끝난 뒤엔 마지막으로 국제우주정거장으로 복귀하여 유일한 미국 우주비행사로서 훈련을 받는다. 지구로 돌아온 '크리스 캐시디'는 햇빛 아래서 바다 냄새를 맡으며 산책한다. 현재 <우주 속으로>는 디즈니 플러스에서만 시청할 수 있다. 우주 비행사가 멋있는 직업인 건 알고 있지만 무슨 일을 하는지 자세히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추천한다.


<화성 탐사 로봇 생존기>

디즈니+

<화성 탐사 로봇 생존기>

현실판 '월-E'가 여기에 있다. 화성 탐사선 스피릿과 오퍼튜니티는 화성을 정복한 전설적인 탐사 로봇이다. 처음에 NASA는 스피릿이 화성에 무사히 착륙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고 한다. 1년 동안 연구를 했지만 가장 첫 단계인 착륙조차도 고비였던 것. 각고의 노력 끝에 스피릿은 화성에 무사히 도착했고 모래사막을 누비고 다녔다. 고해상도 카메라로 알 수 없는 바위들을 촬영하고 과학자들은 사진의 정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수십억 년 전 물이 화성에 존재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지금은 모래사막과 바위, 그리고 용암으로만 가득한 화성에게도 물이 있었다니.

과학자들은 스피릿을 조종하면서 단순히 원격 로봇을 다룬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자신들이 화성에 서있는 기분으로 스피릿을 움직였다고 한다. 화성에서 고작 몇 달만 버틸 수 있을 거라 예상했던 로봇은 몇 년씩이나 건재했다. 화성에 물의 흔적이 있다는 걸 발견했으니 이제 스피릿이 고장 나지 않도록 조종하는 게 관건이다. 거대한 모래 폭풍을 견디며 살아남은 스피릿과 오퍼튜니티.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화성 탐사 로봇 생존기>로 확인하길 바란다.


씨네플레이 김다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