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원조 격인 <하트시그널>이 쏘아 올린 공(?)으로, 방송사는 많은 일반인이 등장하는 연예 예능을 선보였다. 여러 명의 남녀는 같은 집에서 지내고 데이트하며 서로를 알아간다. 중간에 새로운 인물이 나오거나, 마지막 최종결정을 통해 커플이 탄생되기도 한다. 연애 버라이어티들은 예능의 홍수 속에서 다양한 요소들을 추가해 독특한 재미를 건넨다. 출연자들이 해변에서 수영복을 입고 핫바디를 자랑하거나, 이혼한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새로운 출발을 이끌기도 한다. 장마가 계속되는 여름, 연애의 설렘을 느끼고 싶은 분들을 위해 OTT에서 볼만한 러브 버라이어티 추천작을 꼽아본다.
솔로지옥 – 한국판 투 핫, 뜨거운 여름의 파라다이스 시즌 2 제작
핫한 SNS 스타들이 출연해 화제가 된 <솔로지옥>이 시즌 2를 예고했다. <솔로지옥>은 매력적인 싱글 남녀가 무인도에 갇혀, 서로를 커플로 지목해 지옥도를 탈출하는 여정을 그린 예능이다. 솔로들은 무인도에 남아 자급자족을 통해 살아 남아야 한다. 이 작품은 뜨거운 여름, 외딴 섬에서 촬영했는데, 출연진들의 가벼운 옷차림이 예고편에서부터 시선을 끌었다. 넷플릭스는 기존처럼 한 시즌을 한꺼번에 공개하는 방식이 아닌, 매주 두 편의 에피소드를 선보이는 수단을 선택했다. 덕분에 시청자의 애간장을 녹였다.
<솔로지옥>의 선풍적인 인기로 프로그램 종영 이후 출연진들은 연예계 활동을 예고했다. 신지연씨는 이미지나인컴즈라는 소속사에 합류했고, 강소연씨는 싱글 앨범을 발매했다. 시즌 1의 인기를 차기작이 능가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넷플릭스는 지난 4월 시즌2 제작 소식과 함께 출연진 공고 모집 영상을 공개했다. 다시 돌아올 <솔로지옥>을 기다려보자. (넷플릭스)
투 핫! (Too Hot To Handle) – 유교국가에서는 상상도 못한 아메리카의 맛
한국에 순한 맛 <솔로지옥>이 있다면, 미국에는 제목부터 뜨거운, 진짜 매운맛 <투 핫!>이 있다. 섹시한 싱글들이 해변에 모였다. 참가자들은 자유롭고 불타는 연애를 기대하지만, 스킨십을 하면 상금에 페널티가 주어진다. 자극적인 소재로 넷플릭서들의 시선을 끈 이 리얼리티 시리즈는 엄청난 인기를 모으며 시즌 3까지 공개되었다. 브라질과 라틴 아메리카 편까지 선보일 정도로 세계적인 관심도 끌었다. 단순히 수영복을 입은 장면만 보여준 한국의 러브 버라이어티와 다르게 <투 핫!>은 진짜 이들의 신체 접촉(?) 애정 행각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심지어 시즌 3에서 여러 번의 스킨십으로 20,000달러라는 상금에서 0달러가 된 참가자도 있을 정도다. 그만큼 수위가 비슷한 장르의 다른 프로그램과 차원을 달리한다.
특히 출연자들이 틱톡, 유튜브 스타라서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 근황을 알 수 있는 점이 흥미롭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밝힐 수 없지만, SNS에서 사귐과 헤어짐을 반복하고, 바람을 피우는 등 막장 드라마와 같은 일상이 부지기수다. 그래서인지 프로그램이 종영된 뒤에도 출연자를 향한 시청자의 관심이 뜨겁다. <투 핫!>은 현실적인 연애와 사랑의 방식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점점 더 자극적인 것을 찾는 대중들의 입맛을 철저히 노린다. 국내 러브 버라이어티들이 홍보할 때 ‘한국판 투 핫!’이라는 문구를 사용하고 있을 정도인데, 원조를 관람하고 그 인기와 영향력을 확인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넷플릭스)
환승연애 – 전 남친, 여친의 연애를 당신은 지켜볼 수 있는가
헤어진 구 애인과 다시 만난다면 어떨까? <환승연애>는 화끈한 제목과 파격적인 연출로 이목을 끌었다. 결별한 네 커플이 동고동락하며 타인의 전 연인과 데이트한다는 설정은 그 자체로도 대중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패널들은 출연한 커플들이 서로 모르는 척에 성공, 새로운 만남을 이어갈 수 있는지를 지켜보며 보는 이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환승연애>는 분명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막상 보면 동성 출연진들의 관계와 매력에 더 빠져든다. 오랜 연애를 끝내고 전 남자친구를 마주해 이별을 실감하고 눈물을 터뜨리는 출연진을 달래준 것은 다른 동성 출연자였다. 추후에 전 연인(일명 X)과 대화를 통해 관계를 정리하는 모습도 나오지만, 힘들 때 곁을 지켜준 것은 또 다른 여성 출연진이다.
과거 연애 버라이어티는 이러한 관계를 조명하지 않았다.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 <강호동의 천생연분>을 기억하는가? 무조건적인 커플 매칭에만 집중해 동성 출연진들은 연적의 관계로만 취급됐다. 물론 이 작품은 질투라는 연애에 필연적인 감정을 배제하지는 않는다. 밤마다 문자로 가장 마음에 드는 상대에게 익명의 문자를 보내고, X가 나를 지목했는지를 알려준다. 매일 X에게 지목을 받던 한 출연자는 문자를 받지 못하자 혼란스러워하는 표정을 짓는다. 여타 연애 리얼리티와 같이 <환승연애>도 마지막에 최종 커플이 탄생할 지가 주요 포인트다. 또한 출연진들의 SNS를 통해 프로그램 이후의 삶을 관찰하는 재미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작품의 인기는 계속되는 중이다. 7월 15일 시즌 2로 돌아오는데, 이번에는 어떤 매력적인 출연진들이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궁금하다. (티빙)
연애 실험: 블라인드 러브 (Love is Blind) – 외모 지상주의를 정면으로 비판한다
연애할 때 외모는 중요한 요소이다. ‘저 외모 안 봐요’라고 말해도 다들 믿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편견을 깬 예능이 있다. <연애 실험: 블라인드 러브>는 결혼을 목표로 진정한 짝을 찾기 위해 외모라는 변수를 제거하는 실험을 수행한다. 밀폐된 공간에서 상대를 보지 못한 채 남녀는 대화를 나눈다. 수십 명의 이성과 대화를 나눈 뒤 자신과 평생 함께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약혼을 한다. 결혼을 약속한 커플은 여행을 떠나 첫날밤을 보내고 서로를 탐색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후 서로의 가족을 방문하고 결혼식을 올려 4주간의 실험을 마무리한다.
<연애 실험: 블라인드 러브>는 최종결정은 했으나, 실제 커플이 되지 않기도 하는 여타 프로그램과 다른 시선을 보여준다. 이 작품의 특이한 점은 출연진들의 결혼 이후도 그린다는 것이다. 결혼 후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실험 뒷이야기와 근황을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대다수 출연자가 인플루언서인 타 프로그램에 비해, 진짜 평범한 일반인이 나온 점도 시청자의 공감을 얻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악마의 편집처럼 대중의 관심을 끌려고 낚시를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만약 나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불러일으키며 보는 이의 참여를 유도한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현실적인 커플 매칭으로 결혼까지 이르게 한, 시청자가 원하던 진짜 연애 프로그램이 아닐까? (넷플릭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