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습한 올여름. 약속 장소에 가려고 집 밖을 나서면 10초 만에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약속 잡았지’란 생각이 절로 드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 같이 더운 여름날엔 에어컨 아래에서 좋아하는 음식 먹으며 OTT 작품 정주행하는 게 최고의 주말을 보내는 방법 아닐까! 식을지 모르는 인기로 쭉 상한가 달리고 있는 <시멘틱 에러>를 포함, 정주행하기 딱 좋은 왓챠 오리지널 시리즈 4편을 만나보자.


시맨틱 에러

<시맨틱 에러>

2022년 2월 16일 공개된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 <시맨틱 에러>는 극과 극인 컴공과 '아싸' 추상우와 디자인과 '인싸' 장재영의 캠퍼스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저 둘 만큼은 절대 사랑에 빠지지 않겠는데' 싶을 만큼 지독한 악연으로 시작된 두 사람. 교양수업 조별 발표에서 추상우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과제에서 빠진 조원들의 이름을 빼고 발표를 진행, 결국 팀원들 모두 F 학점을 받게 된다. 학점 미달로 졸업이 취소된 장재영이 남은 1년 동안 추상우를 지독하게 따라다니겠노라 마음먹으며 둘의 로맨스는 시작된다. 추상우 역은 박재찬 배우가 장재영 역은 박서함 배우가 맡아 연기했고 앞서 두 사람이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원작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비주얼에 팬들은 환호성을 내지르기도 했다.

<시맨틱 에러>

<시맨틱 에러>는 2018년 리디북스 BL 부문 대상을 수상한 동명의 소설을 영상화한 작품이다. 웹 소설 영상화 소식이 전해지며 기존 팬들은 '망작'이 되는 건 아닐지 마음 졸였지만, 우려와는 달리 <시맨틱 에러>는 공개와 동시에 8주 연속 왓챠 시청 순위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해당 작품은 BL 장르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는 호평을 받으며 공개 시점으로부터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왓챠 시청 순위 TOP 10 상위권에 머물러 있다. 이 기세에 이어 <시맨틱 에러> 극장판도 곧 공개될 예정이라고. 드라마에선 볼 수 없던 장면들이 추가된 극장판은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며 오는 8월 CGV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좋좋소

<좋좋소>

현재 시즌5까지 공개된 <좋좋소>는 중소기업의 열악한 현실을 담은 블랙 코미디 웹드라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 '내 이야기 같아서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오는 느낌'이라 입소문 나며 인기를 끈 <좋좋소>는 2021년 유튜브 채널 '이과장'에 업로드되며 시작됐다. 1화 중소기업 면접 편이 업로드 2주 만에 조회수 100만 뷰를 돌파, 회가 거듭될수록 이과장 채널의 화제성이 급증했다. 이런 흥행을 주목한 왓챠는 시즌2와 시즌3 공동 제작사로 참여했으며 시즌4부터는 왓챠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 후 단독 공개 중에 있다

<좋좋소>는 만년 취준생인 조충범이 중소기업인 ‘정승 네트워크’에 입사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정승 네트워크로부터 당일 면접을 볼 수 있냐는 전화를 받은 조충범. 사장의 사적인 이야기를 경청한 뒤 노래 한 곡 불렀을 뿐인데 덜컥 합격 통보를 받게 된다. 회식은 더치페이, 복지(?)는 냉장고, 온수, 전자레인지가 전부인 회사. 계약서는 언제 쓰냐는 조충범의 질문에 사장은 "아이 뭐 그런 거는 믿음으로 가는 거지"라는 희대의 명대사를 외친다.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리얼함에 시청자들은 고통을 느끼면서도 그들의 유쾌함에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좋좋소>는 2022년 4월에 열린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비경쟁 부문에 국내 웹드라마 최초로 초청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언프레임드

<언프레임드>

<언프레임드>는 네 명의 배우가 프레임을 벗어나 마음속 깊숙이 품고 있던 이야기를 직접 쓰고 연출한 왓챠 오리지널 숏필름 프로젝트이다. 박정민, 손석구, 최희서, 이제훈이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서 각각 <반장선거>, <재방송>, <반디>, <블루 해피니스>를 연출했다. 먼저 박정민이 연출한 <반장선거>를 살펴보자.

<반장선거>

<반장선거>는 초등학교 5학년 2반 교실의 반장선거 풍경을 담은 '초등학생 누아르'라 할 수 있다. 어른의 세계만큼 치열한 아이들의 세계를 그린 작품으로 아이를 동심의 대상으로 포장하지 않은 시선이 흥미를 일으킨다. 박정민은 "초등학생 시절 반장선거에 진심인 두 친구와 그 아이들의 친구들을 보면서 느꼈던 공포심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렇게 세월이 지나 주변을 살펴보니 어른들도 그와 별반 다를 게 없는 것 같다는 생각에 시나리오를 쓰게 됐다"라고 밝힌 바 있다.

<재방송>

손석구의 <재방송>은 결혼식장에 동행하게 된 이모와 조카의 성가시지만 애틋한 하루를 그린다. 멀다고 하기에는 가깝고, 가깝다고 하기엔 먼 이모와 조카 사이의 데면데면한 관계성을 사실적이고 섬세하게 담아냈다.

<반디>

최희서 감독의 <반디>는 지금까지 말하지 못했던 비밀을 밝히기로 결심한 싱글맘 소영과 아홉 살 딸 반디의 이야기를 담았다. 최희서 감독의 말에 따르면 <반디>는 3년 전에 쓴 시나리오였다고. 또한 <언프레임드>의 네 명의 감독 중 유일하게 연기와 연출을 병행한 감독으로 <반디>에서 싱글맘 소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블루 해피니스>

마지막으로 이제훈의 <블루 해피니스>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고민을 마주한 채 평범한 삶을 꿈꾸는 취준생 찬영이 아무리 애써도 잡히지 않는 행복을 좇는 이야기를 그린다. 정해인 배우가 취준생 찬영 역을 맡아 연기했다. 이에 이제훈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정해인 배우를 떠올리며 썼다. 정해인 배우가 시나리오를 읽고 너무 좋다며 흔쾌히 출연을 승낙해줘서 날아갈 듯 기뻤다”고 밝힌 바 있다. <언프레임드>는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한국 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초청되어 관객과의 첫 만남을 성황리에 마쳤으며 2021년 12월부터 왓챠에 공개된 상태다.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는 리빌딩 첫해를 맞이한 프로야구단 한화 이글스 프론트와 선수단의 변화를 담은 왓챠 오리지널 다큐멘터리다. 왓챠가 만든 첫 번째 다큐멘터리이기도 한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는 2020년 리그에서 꼴찌를 기록한 한화 이글스가 새 시즌을 맞아 변화를 선언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한화의 심장이라 불렸던 김태균 선수의 은퇴식 이후 20대의 젊은 선수들로 팀을 꾸리고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한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새롭게 영입, 2021년 열린 한화 이글스의 144회 전 경기를 세세하게 기록했다. 새 감독으로 선임된 카를로스 수베로는 패배에 익숙해진 선수들에게 '실패할 자유'를 보장하겠다고 말하지만, 매번 실패만 했던 선수들은 압박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작은 실패에도 쉽게 움츠러든다.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

결과로만 이야기하면 한화 이글스는 2021년에도 꼴찌를 면하지 못했다. 이렇듯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는 다른 숱한 야구 작품과는 달리 기적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저 그들의 솔직한 이야기와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그릴 뿐이다. 지난 3월 24일에 공개된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는 공개와 동시에 왓챠 시청 순위 TOP10 상위권에 안착하며 웰메이드 다큐멘터리 작품이라는 평을 들었다.


씨네플레이 김성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