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그곳, <신병>은 좋은 놈부터 나쁜 놈, 이상한 놈, 별별 놈들이 모두 모인 군대에 ‘군수저’ 신병이 입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병맛 더빙으로 유명한 유튜버 장삐쭈의 애니메이션 <신병>이 원작이다. <신병>은 유튜브에서 누적 조회수 2억 5천만 뷰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드라마화 소식 단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드라마 <신병>은 지난 22일(금)부터 올레tv와 seezn에서 동시 공개됐다. 또한 ‘우영우 채널’로 알려진 ENA에서도 <신병>을 선보였다. 채널 ENA에서는 23일(토)부터 매주 토요일 밤 11시에 방영된다.
병맛 더빙의 최강자, 인기 유튜버 장삐쭈
병맛 드립과 찰떡 같은 더빙 싱크로율, 한 편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편만 본 사람은 없을 ‘병맛 더빙’ 크리에이터. 장삐쭈는 구독자 수 316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장삐쭈’의 대표 크리에이터다. 고전 애니메이션에 1인 다역의 병맛 더빙을 입히며 주목받은 장삐쭈는 이후 여러 브랜드의 광고 콘텐츠에서도 활약하며 인기 유튜버로 자리매김했다. 드라마로 공개되는 <신병>은 장삐쭈의 실제 군생활의 경험을 담은 동명의 창작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한다. 원작자 장삐쭈가 직접 드라마의 극본에도 참여했다.
문득 군대 이야기를 콘텐츠로 만들어보고 싶어 작품을 처음 기획했다는 장삐쭈 작가는 성향상 계획적이고 규칙적인 생활이 어려워 군 생활은 힘듦의 연속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 때문인지 “군대에서의 하루하루는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다”라며 군 시절 스토리를 리얼하게 그릴 수 있었던 남다른 비결을 전했다. 장삐쭈 작가는 “우리 주변에 있는 다양한 인간상을 담아내고자 했다. 특별한 인물을 모델로 두고 한 것은 아니지만 몇몇 캐릭터는 군 시절에 만났던 주변 인물들을 일부 투영시키기도 했다”라며 “원작 팬들이 ‘캐릭터 중에 장삐쭈는 누구일까?’라는 질문을 많이 해주셨는데, 스스로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는 없다”라고 전했다.
제 아버지가 OOO입니다
철저한 계급 문화가 지배하고 있는 군대에 ‘군수저’ 신병이 등장하며 모든 질서가 무너져 버린다. 일명 ‘대혼돈의 멀티 계급’ 시대. 신병 박민석(김민호)은 무려 ‘사단장의 아들’이다. 범상치 않은 등장과 달리 선임들 앞에서 말이 꼬여 숫자 ‘18’을 내뱉으며 바르르 떨고, 이제 막 자대 배치를 받은 신병의 긴장감 가득한 모습으로 보인다. 곧이어 중대장의 입을 통해 박민석의 정체, 그가 ‘군수저’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박민석의 기강을 잡던 선임들은 대혼란에 빠진다. 사단장의 얼굴을 떠올리게 만드는 박민석의 여유 있는 미소와 군대라는 특수한 유니버스 안에서 존재하는 ‘군수저’가 군생활에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레전드 ‘군디컬’ 시리즈 <푸른거탑>의 민진기 감독 신작
<신병>은 군대 소재 콘텐츠로 군필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푸른거탑>의 민진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여기에 <SNL 코리아> 작가진, 원작자 장삐쭈의 극본 참여, 원작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캐스팅까지 공개되며 기대감이 높아졌다. <신병>의 연출을 맡은 민진기 감독은 <푸른거탑>, <푸른거탑 제로>, <푸른거탑 리턴즈>로 이어지는 일명 ‘군디컬’ 시리즈를 통해 드라마-예능이 결합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연출자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푸른거탑> 이후 오랜만에 군대 소재 드라마를 연출하게 된 민진기 감독은 “<푸른거탑>이 시트콤에 가까웠다면 <신병>은 좀 더 리얼리즘에 기반한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비롯된 웃음이 포진해 있을 것”이라며 <신병>만의 새로운 관전 포인트를 제시했다.
민진기 감독은 스튜디오 장삐쭈의 <신병>을 유튜브에서 접하고 장삐쭈 작가에게 드라마화를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진기 감독은 군대의 계급이 존재하는 한 시대가 바뀌고 상황이 바뀌어도 공감 포인트는 변함없을 것이라고 확신하며, “20대는 친구를, 30~40대는 동생을 바라보는 감정으로, 50~60대는 아들을 생각하며, 또 10대들은 상상 속의 공간으로 호기심을 가지고 볼 수 있는 곳이 군대”라고 <신병>의 세대별 공감 포인트에 대해 강조했다.
외모, 목소리, 말투까지 그대로! 원작 찢고 나온 배우들
<신병>에는 오리지널 캐릭터들의 외모와 말투, 목소리, 눈빛까지 200%의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 사단장 아들이면서 평범한 군 생활을 꿈꾸는 어리바리한 신병 박민석 역을 연기한 김민호는 푸근한 체격과 큰 뿔테 안경을 트레이드 마크로 한 외모부터 매 순간 긴장한 말투까지 박민석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표현해낸다.
더불어 프로불평러이자 강약약강을 실천하는 상병 최일구 역의 남태우, 1생활관의 살림꾼이자 선후임 모두 살뜰히 챙기는 츤데레 일병 김상훈 역의 이충구, 시종일관 무표정과 일정한 음절로 말하는 독특한 분위기의 이병 임다혜 역의 전승훈은 각 캐릭터의 특색 있는 생김새와 말투,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특별한 발성까지 똑같이 구현해 보는 이들의 재미를 한층 배가시킨다.
또 매사 의욕이라고는 1도 찾아볼 수 없는 말년 병장 심진우 역의 차영남은 제대를 코앞에 둔 말년 병장 특유의 ‘귀차니즘’을 온몸으로 뿜어내는가 하면, 원리원칙만을 따지는 융통성 제로의 FM빌런 소대장 오석진 역의 이상진은 하이톤의 목소리와 잔뜩 힘이 실린 눈빛, 특유의 제스처를 적재적소에 선보이며 원작 속 강렬한 캐릭터가 현실로 튀어나온 듯한 느낌을 안겨준다.
이와 더불어 부대 내 각종 사건사고의 시작점인 트러블메이커 상병 강찬석 역은 강렬한 존재감의 배우 이정현이, 이유 없이 강찬석의 타깃이 되어버린 일병 김동우 역은 안정된 연기력의 장성범이 분해 풍성한 드라마를 그려낸다. 특히 김동우는 원작에 없는 새로운 캐릭터로, 원작의 재미에 무게감 있는 스토리를 더하며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MZ세대 취향저격하는 유튜브 원작
웹툰, 웹소설, 유튜브를 원작으로 한 콘텐츠가 최근 MZ 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동명의 유튜브 콘텐츠를 드라마화한 <신병>이 그 열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 유튜브에서 먼저 선보인 애니메이션 <신병>은 장삐쭈 작가의 군생활을 소재로 한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개성 넘치는 스타일의 작화와 더빙이 어우러져 MZ 세대들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여기에 드라마 <신병>은 원작에서 현실로 소환된 듯한 리얼리티와 배우들의 개성 넘치는 열연이 더해져 흥미를 돋운다.
씨네플레이 봉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