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가족>

<카터>, <서울대작전>과 함께 올여름 넷플릭스 기대작으로 꼽히는 <모범가족>은 파산과 이혼 위기에 놓인 평범한 인물 동하가 우연히 죽은 자의 돈을 발견하고 범죄 조직과 처절하게 얽히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물 드라마다.

<모범가족> 출연진을 살펴보면 왜 이 드라마가 기대작으로 꼽히는지 자연스레 납득갈 것. <응답하라 1994>에서 쓰레기 역을 연기해 선풍적 인기를 끈 배우 정우와 <마이네임>에서 최무진 역을 맡아 (설경구에 이어) ‘지천명 아이돌'이란 애칭을 얻은 배우 박희순이 <모범가족>의 주연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여기에 더해 <비스티 보이즈>의 윤진서, <붉은 단심>의 박지연 역시 출연진에 이름을 올리며 스케일을 한층 확장시켰다.


<모범가족>

아들의 심장 수술비를 허망하게 날리고 절망하던 동하(정우)는 우연히 죽은 자의 돈을 발견,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결국 손을 대고야 만다. 사라진 돈 가방을 쫓다가 결국 동하에게 닿은 마약 조직의 2인자 광철(박희순)과 유약한 남편을 대신해 가족을 지탱해온 동하의 아내 은주(윤진서) 그리고 마약 조직을 노리는 마약 수사팀장 주현(박지연)까지. <모범가족>은 이 네 사람이 각자 지키고 싶은 목표로 인해 지독하게 얽히는 이야기를 다룬다.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 2>, <슈츠>, <추리의 여왕>의 김진우 감독이 <모범가족> 연출을 맡았다. 김진우 감독은 <모범가족> 시청자가 인물의 심리에 자연스레 빠져들어 극도의 몰입감을 느낄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극적인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사실적인 우화'라는 이미지 표현에 적합한 재료들을 찾으려고 노력했다"며 "갈대숲의 휑한 도로, 폐염전, 호숫가와 버스정류장, 광철의 은신처, 동하의 서재, 은주가 독립적으로 사용하는 침실 등 다양한 공간을 통해 평범했던 일상과 멀어지는 인물들의 감정을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실제 황혼 시간이나 새벽 시간에 맞춰 촬영을 진행, 배우들이 현장에서 피부로 느껴지는 분위기와 텐션을 그대로 표현해낼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김진우 감독의 이토록 섬세한 연출 방식은 음악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갈대숲의 바람 소리, 매미 소리, 한밤의 숲 소리 등을 통해 장면의 분위기나 인물의 감정을 채워주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클라이맥스로 치달을 때는 몰입감을 끌어올리는 음악보단 상황과 대비되는 담담하고 관조적인 음악을 사용해 색다른 매력을 전할 수 있도록 섬세하게 구조를 짰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동하 역 - 정우

<모범가족>

8년간 시간 강사 일을 하고 있지만 교수의 꿈을 놓은 적 없는 소심한 성격의 동하는 평생 교통법규를 단 한번도 어긴 적 없을 정도로 모범적인 인물이다. 그런 동하가 아들의 심장 수술비를 날린 뒤 아내 은주와 이혼할 위기에 처하게 된다. 벼랑 끝에 내몰린 그는 우연히 발견한 의문의 돈 가방에 손을 대고야 만다. 찰나의 잘못된 판단으로 사랑하는 가족과 자신을 위기에 빠뜨리게 된 동하. 평범한 인물이 마약 배달부가 되어가는 과정을 연기한 정우는 "교과서적인 인물이지만 마음속에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갈수록 수렁에 빠지는 인물의 심리적 갈등과 변화를 그려냈다”고 밝혔다.

정우는 올해 3월에 개봉한 영화 <뜨거운 피>에 이어 8월에는 드라마 <모범가족>으로 대중 곁에 돌아올 예정이다. <모범가족>에 이어 tvN 드라마 <멘탈코치 제갈길>에 출연하는 등 연말까지 다양한 배역으로 꾸준히 우리 곁에 찾아올 것을 예고했다. 촬영 시기를 기준으로 나열하면 <뜨거운 피>, <이 구역의 미친 X>, <모범가족>, <멘탈코치 제갈길>인데 이를 두고 정우는 '단짠단짠'이라고 표현했고 "어떤 작품에서는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반면에 또 어떤 작품에서는 에너지를 받는다"며 “에너지를 쏟는 작품과 받는 작품에 상관없이 모든 작품이 제 손가락처럼 다 애정이 있다”고 덧붙였다.


광철 역 - 박희순

<모범가족>

광철은 사라진 조직의 돈 가방을 쫓아 끝내 동하에게 닿는 마약 조직의 2인자이다. 광철은 모범 시민인 동하를 보고 경찰의 눈을 피하기도 좋고 배신할 수도 없다고 판단, 마약 배달원이라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며 그를 궁지로 몰아간다. 배우 박희순은 광철에 대해 "조직을 가족이라고 여기고 충성을 다했지만, 실제 가족과는 다르다는 걸 알고 외로움과 허무함에 삶의 의지를 잃은 인물"이라고 밝혔다. 광철 역은 원래 배우 소지섭에게 먼저 캐스팅 요청이 들어갔지만, 그가 최종적으로 해당 역을 고사하며 캐스팅이 불발됐다고. 이로 인해 대중들은 ‘지천명 아이돌’ 박희순이 만들어내는 쫄깃한 악역 광철을 만날 기회를 얻은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네임>을 통해 '지천명 아이돌'이라는 수식어를 얻게 된 배우 박희순이 또 한 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돌아온다. “최근 팬이 많이 늘었다”고 밝힌 그는 본인을 향한 인기와 관심에 대해 “신기하고 감사하면서도 연기에 대한 마음가짐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다”고 말해 감탄을 자아낸 바 있다. 촬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대본 리딩을 하면서도 펑펑 운다는 박희순. 32년의 연기 경력에도 불구하고 매사 연기에 대해 진심을 다하는 성미 덕분에 그 인기가 더욱 탄탄해지는 건 아닐까 짐작해본다.


은주 역 - 윤진서

<모범가족>

무능한 남편 동하, 사춘기 딸, 병에 걸린 아들을 돌보며 힘겹게 가족을 지탱해 온 은주를 연기한 배우 윤진서. 그는 “은주는 불신과 불안 그리고 안타까움으로 인해 무기력증에 처한 인물이다. 그러다 동하가 얽힌 사건을 알게 되고 할 일이 생겼다는 듯 그 사건에 뛰어든다"고 밝혔다. 가정과 일에 치여 생활의 고단함을 어깨 가득 짊어졌지만, 어떻게든 상황을 타개하려는 은주는 가족들에게 말하지 않은 어떤 비밀을 간직하고 있기에 더욱 입체적인 인물이라고.

<올드보이>를 통해 대중들에게 강렬한 눈도장을 찍은 배우 윤진서는 데뷔 이후 매년 작품 촬영을 하며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다 <드라마 스테이지 - 통화권이탈>을 끝으로 휴식기를 가졌다. 그런 그가 고심해서 고른 복귀작이 바로 <모범가족>이라고. 2016년부터 제주살이를 시작, 현재 제주도에서 요가원 원장으로 일하는 중인 윤진서는 “충분히 쉰 만큼 앞으로 더 열정적으로 작품활동에 임할 것"이라고 복귀 소감을 밝혀 많은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주현 역 - 박지연

<모범가족>

마약 수사팀 팀장 주현은 마약 조직에 잠입한 동료가 경찰과의 연락이 끊긴 이후 느끼는 불안한 감정을 섬세하게 따라가는 인물이다. 그러다 광철의 옆에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동하가 있는 것을 목격하고는 그들의 행동을 주시한다. 주현 역을 맡은 배우 박지연은 "강해 보이기 위한 강함이 아니다. 진짜로 주현이 갖고 있는 고민들에 파묻혀 그 목적만을 생각했다. 외적으로도 오히려 평범함을 추구했다"며 캐릭터에 대한 깊은 고찰을 밝혔다.

그는 2010년 뮤지컬 <맘마미아>로 데뷔, 이후 <미남이시네요>, <레 미제라블>, <드라큘라>, <레베카> 등에 출연해 뮤지컬에서 탄탄한 입지를 쌓은 배우이다. 또한 박지연은 2017년에 방영한 드라마 <안단테>를 시작으로 브라운관에 등장했으며 <더킹 : 영원의 군주>, <비밀의 숲> 시즌 2, <붉은 단심>을 통해 편안하고도 뚜렷한 연기를 보여주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다지고 있다.



씨네플레이 김성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