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노이즈
White Noise
-
노아 바움백
올해 베니스 영화제의 개막작은 노아 바움백 감독의 <화이트 노이즈>다. 데뷔 이래 모든 작품을 자신이 직접 쓴 시나리오로 연출한 바움백은 처음으로 돈 드릴로가 1985년 발표한 소설을 각색해 <화이트 노이즈>를 만들었다. 지방대학에서 히틀러를 연구하는 교수이자 네 아이의 아버지인 잭 글래드니는 탱크차가 마을에 탈선하면서 유독물질에 노출돼 패닉에 빠진다. 바움백이 사랑하는 두 배우 애덤 드라이버와 그레타 거윅이 주인공 잭과 그의 아내 바베트 역을 맡았고 돈 치들과 (이제는 배우 활동이 더 많은) 래퍼 안드레 3000 등도 이름을 올렸다. 2000년대 초부터 '맨 인 블랙' 시리즈의 배리 소넨필드, <테슬라>의 마이클 알메레이다 등의 연출로 제작된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결국 노아 바움백이 완성하게 됐다. 바움백의 전작 <마이어로위츠 이야기>(2017), <결혼 이야기>(2019)와 마찬가지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밴시즈 오브 이니셔린
The Banshees of Inisherin
-
마틴 맥도나
2017년 <쓰리 빌보드>로 베니스 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마틴 맥도나의 5년 만의 신작 <밴쉬즈 오브 이니셔린> 역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맥도나 역시 그가 편애하는 배우이자 <킬러들의 도시>(2008)의 두 주역 콜린 파렐과 브렌든 글리슨이 두 주인공을 연기한다. 아일랜드 내전이 한창이던 1923년, 아일랜드 이니셔린 섬에 사는 콤(브렌든 글리슨)은 평생 친구였던 파릭(콜린 파렐)에게 하루아침에 의절을 선언("날 더 이상 귀찮게 할 때마다 가위로 내 손가락을 자를 거야!")하고, 파릭은 콤과의 우정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니셔린의 실제 모델이라 할 만한) 아일랜드 서쪽 끝에 위치한 이니시모어 섬에서 촬영됐다. 10월 21일 북미 개봉.
바르도
Bardo, falsa crónica de unas cuantas verdades
-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멕시코 출신의 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는 할리우드에서 만든 <버드맨>(2014)과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2015)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그의 필모그래피는 7년간 멈춰 있었다. 이냐리투의 새 영화 <바르도>는 데뷔작 <아모레스 페로스>(2000) 이후 20여 년 만에 고국 멕시코에서 만든 작품. 유명 저널리스트/다큐멘터리 감독인 주인공이 자신의 뿌리를 돌아보기 위해 고국인 멕시코로 돌아오는 이야기를 3시간에 육박하는 러닝타임에 그린 코미디라고. 로드리고 프리에토, 엠마누엘 루베즈키 등 명 촬영감독과 함께 해 온 이냐리투는 <세븐>(1995)과 <언컷 젬스>(2019)의 다리우스 콘지와 작업했다. 연말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블론드
Blonde
-
앤드류 도미닉
2007년 <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로 경쟁부문에 초청된 바 있는 앤드류 도미닉은 10년 만의 새 극영화 <블론드>를 9월 28일 넷플릭스에서 공개하기 앞서 이번 베니스 영화제를 통해 처음 선보인다. 할리우드 역사상 최고의 섹스심벌 마릴린 먼로의 일대기를 담은 조이스 캐럴 오츠의 소설 <블론드>를 영화화 했다. <나이브스 아웃>(2019)과 <007 노 타임 투 다이>(2021)의 쿠바 출신 배우 아나 데 아르마스가, 상처 가득한 어린 시절을 지나 마릴린 먼로라는 이름으로 1950년대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배우가 되지만 파란만장한 사생활을 감당해야 했던 노마 진 모텐슨을 연기했다. 도미닉이 2편의 다큐멘터리를 만든 닉 케이브가 오리지널 스코어를 작업했다. 스트리밍 서비스로 처음 공개되는 영화 중 최초로 NC-17 등급을 받았다.
본즈 앤 올
Bones & All
-
루카 구아다니노
<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7)의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처음 미국에서 촬영한 <본즈 앤 올>로 <아이 엠 러브>(2009), <비거 스플래쉬>(2015), <서스페리아>(2018) 등에 이어 다시 한번 베니스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카미유 드 안젤리스의 소설을 오랜 시나리오 파트너 데이비드 카이가니치가 각색한 영화는 레이건 시대 미국의 두 청춘의 사랑 이야기를 펼친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일등공신이었던 티모시 샬라메가 자신을 욕망하는 사람들을 먹는 소녀 매런(타일러 러셀)를 사랑하는 리 역을 맡았다. 톰 요크, 사카모토 류이치, 블러드 오렌지 등을 오리지널 스코어를 청한 바 있는 구아다니노는 <소셜 네트워크>(2010)와 <소울>(2020)로 오스카 음악상을 두 번 수상한 트렌트 레즈너/애티커스 로스 듀오를 음악감독으로 초대했다.
커플
Un couple
-
프레드릭 와이즈먼
90세가 넘는 고령에도 부지런히 필모그래피를 확장하고 있는 다큐멘터리 감독 프레드릭 와이즈먼은 극영화를 선보인다. 제목이 지칭하는 커플은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와 아내 소피아 톨스타야. 두 사람은 36년 동안 한 집에 살면서도 종종 서로에게 편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 배우 나탈리 부티퓨가 톨스타야를 연기하고, 시나리오도 썼다. 현재까지 공개된 스틸컷과 배우 목록으로 보건대 카메라가 톨스타야만을 쫓아가는 형식일 것 같다. 64분의 러닝타임은 3시간이 넘는 와이즈먼의 근래 다큐멘터리를 떠올리면 차라리 단편처럼 느껴지는 분량이다.
더 선
The Son
-
플로리안 젤레르
극작가 플로리안 젤레르는 2014년 처음 상연된 연극을 직접 영화로 연출한 <더 파더>(2020)로 성공적인 영화감독 신고식을 치렀다. 두 번째 영화 <더 선> 역시 자신의 연극을 영화화 했다. 2019년 선보인 <더 선>은 <더 파더>와 <더 마더>에 이어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 새로운 가족들과 함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피터(휴 잭맨)는 전처 케이트(로라 던)가 데려온 아들 니콜라스(젠 맥그레스)와 같이 살게 된다. 주인공 피터 역을 휴 잭맨이 맡는 가운데 로라 던, 바네사 커비, (전작 <더 파더>에서 명불허전의 연기를 보여준) 안소니 홉킨스 등이 출연한다. 11월 11일 미국 개봉 예정.
더 웨일
The Whale
-
대런 아로노프스키
<마더!>(2017) 이후 5년 만에 신작을 발표하는 대런 아로노프스키 역시 오랫동안 떨어져 산 가족과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남자의 이야기로 돌아왔다. 찰리(브랜든 프레이저)는 동성애자 애인과 살기 위해 가족을 떠났고 그 죄책감으로 폭식을 하다가 272kg에 달하는 거구를 갖게 됐다. 애인이 세상을 떠나고 찰리는 17살 난 딸과 다시 가까워지기 위해 애쓴다. '미이라' 시리즈의 브랜든 프레이저가 확 불어난 몸집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2008년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더 레슬러>로 왕년의 미남 배우 미키 루크에게 새로운 전성기를 안겨준 바 있는 아로노프스키의 신작을 통해 프레이저가 어떤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까. 찰리의 딸 엘리는 <기묘한 이야기>의 맥스 세이디 싱크가 연기했다.
씨네플레이 문동명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