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신작 <모아나>가 베일을 벗었다. 바다가 선택한 소녀 모아나가 반신반인 마우이와 함께 저주 받은 섬을 구하기 위해 떠나는 모험을 담았다. 북미에서 <겨울왕국>의 오프닝 기록을 뛰어넘으며 국내에서까지 화제가 된 이 작품! <모아나>를 기대 중인 관객들, 특히 디즈니 팬이라면 주목하시길. 여기 <모아나>의 관람 포인트 다섯가지를 소개한다.
1. 디즈니가 선택한 새로운 배경, 태평양
<모아나>는 '모아나'의 할머니인 '탈라'가 부족의 전설을 이야기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주인공 모아나는 디즈니 영화상 두 번째 폴리네시아인(첫 번째는 <릴로 & 스티치>의 릴로다). 태평양 제도를 배경으로 이국적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이 영화는 그들의 문화와 전설, 역사와 전통을 담아내며 디즈니 기존의 영화와 확실한 차별점을 두는 데 성공했다.
할머니 '탈라'가 전해준 전설 속 주인공, 여신 '테파티'의 몸을 이루는 푸르른 잎을 비롯해 모아나의 부족이 머무는 섬에 촘촘히 자리잡은 화사한 꽃과 열매, 용암 괴물 테카의 비주얼까지. 자동 눈 정화되는 자연 본 모습이 가득한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영화의 주 배경이 되는 광활한 바다다. 이번에도 영혼을 갈아넣어 만든 듯한 디즈니의 CG! 러닝 타임 내내 감탄을 부르는 비주얼을 선보인다.
2. 이것만은 보장한다, 액션과 생동감
<모아나>는 '어드벤처 애니메이션'이란 자신의 장르에 충실한 영화다. 드넓은 바다에서 모아나의 배는 여러 번 뒤집힌다. 파도에 의해서든 전설 속 괴물들에 의해서든, 여러번 기우는 모아나의 배를 보고 있자면 놀이기구 타는 기분이 자동 소환! 금방이라도 스크린을 뚫고 다가설 것 같은 파도과 괴물들, 그 사이를 뚫고 요리조리 활약하는 모아나의 액션은 <주토피아>나 <빅 히어로> 못지않은 생동감을 자랑한다.
3. 디즈니가 내놓은 새로운 여성, '모아나'
'모아나'는 디즈니 프린세스 계보를 잇는 새로운 여성이다. 남성 캐릭터의 '결정적 한방'을 필요로 했던 디즈니의 전통적인 프린세스들과 달리, <모아나>는 영화의 모든 사건의 키를 '모아나'에게 맡기는 새로운 방향을 선택한다. 스스로 닻을 올리고 배를 모는 법을 배우며, 의지할 곳이 없어도 스스로 사건을 해결하고자 하는 모아나. 그녀는 부족을 구해야 하는 운명을 지닌 족장의 딸로서, '암초 너머의 세상은 위험하다'는 아버지의 경고보단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제 의지를 따른다. 매사에 뺀질한(!) 그녀의 조력자 마우이를 어르고 달래는 역할 또한 그녀의 것. 모든 사건에 앞장섬과 동시에 마무리까지 짓는 굳건한 여성 캐릭터가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모아나>는 주목할 만한 가치를 지닌다.
모아나의 조력자로 등장하는 마우이 또한 특유의 허세와 능청스러움으로 호감을 부르는 캐릭터다.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겨울왕국>의 '올라프'만큼 인상 깊은 신스틸러가 없다는 것. 활약을 예고할 것 같았던 애완 돼지 푸아는 단역급이고, 다소 색다른 컨셉을 잡은 닭 헤이헤이는 '민폐' 캐릭터와 신스틸러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캐릭터다.
4. 귀호강시켜주는 OST
<모아나>의 OST엔 뮤지컬 스타 린-마누엘 미란다와 그래미 상 3회 수상을 이룬 작곡가 마크 맨시나 등이 함께했다. 북미 개봉 이후 아이튠즈 앨범 차트 1위에 등극하며 그 저력을 과시한 OST! 모아나의 주제곡 'How Far I'll Go'는 제74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주제가상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여러 곡이 캐릭터만의 개성을 살려주며 극에 흥미를 더한다. 그간 디즈니에서 쉽게 볼 수 없던 폴리네시안만의 흥겨운 안무를 보는 것도 재미 포인트다.
5. '디즈니 클래식'을 벗어나지 못한 아쉬움
다만 단순한 스토리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하는 데 성공했으나 새로운 스토리를 만드는 덴 실패했다고 할까. 하나뿐인 혈육이 죽음의 위기에 닥친다거나(<겨울왕국>) 자신의 진정한 친구를 위험에 빠뜨린다거나(<주토피아>), 뒤통수를 치는 반전이 있다거나... <모아나>엔 그런 극적인 갈등을 비롯한 강렬한 한방이 없다.
주인공이 자신의 사명을 깨닫고 모험에 나서 적을 무찌르고 평화를 되찾는 과정은 이미 '디즈니 클래식'에서 여러번 반복되었던 스토리다. 스펙타클한 액션을 받쳐주지 못하는 단편적인 스토리는 모아나의 모험을 지루하게 만드는 위험요소다.
+ 보자마자 인생 단편 <내 몸속 이야기>
<모아나>를 극장에서 봐야하는 이유 중 하나는 영화가 상영되기 전 등장하는 단편 <내 몸속 이야기>를 놓쳐선 안되기 때문이다. <빅 히어로>, <주먹왕 랄프>의 스토리 아티스트 레오 마츠다의 연출 데뷔작인 이 작품은 한 남자의 몸 속, '뇌'와 '심장'의 갈등을 그렸다. 매뉴얼에 맞게 살아가야 하는 '뇌'와 순간의 감정에 충실하게 살아가야 하는 '심장' 사이의 갈등은 우리의 일상에도 늘 존재하는 것. 6분의 러닝타임 내내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불러내는 이 단편은 디즈니에 대한 감탄을 불러내는 수작이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코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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