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개막을 알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 본격적으로 관객맞이를 시작한 BIFF는 다양한 행사로 영화인들과 관객들의 만남을 준비했다. 특히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진행되는 오픈 토크는 별도의 예매 과정 없이 현장의 팬들과 직접 만나는 행사이기에 방문객들이 많이 찾는 행사 중 하나. 오늘의 BIFF는 <썸데이>, <글리치>, <커넥트> 주역들의 오픈 토크를 진행했는데 그중 <글리치>와 <커넥트> 오픈 토크 현장에서 나온 다양한 이야기 중 핵심을 정리했다.


글리치

노덕 감독, 전여빈, 류경수

<글리치>

<글리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글리치>는 노덕 감독이 연출하고 전여빈, 나나가 주연을 맡아 사라진 남자친구를 찾기 위해 UFO 추적에 나선 홍지효(전여빈), 허보라(나나)의 이야기를 그린다. 언뜻 무게감 있는 SF가 연상되지만, 코미디가 가미돼 보다 재밌게 시청할 수 있는 미스터리에 가깝다. 오픈 토크 현장은 백은하 배우연구소 소장이 진행을 맡고 노덕 감독, 전여빈, 류경수가 참석했다. <글리치>는 7일 넷플릭스로 공개된다.

“양 선배님, 영화를 많이 사랑하는 사람인 걸 느꼈다”

-전여빈

<글리치> GV현장

전여빈은 이번 BIFF 개막식에 진행자로 참석했다. 그래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한 배우 양조위와도 개막식 이후 디너타임에서 만났다고 하는데, 양조위를 “양 선배님”이라고 불러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양조위를 만난 전여빈은 양조위에게 묻고 싶은 질문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 양조위는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것이 행운”이라며 “서로 도움을 주는 순간들이 모여 영화를 만드는 것 같다”는 말을 했단다. 전여빈은 그 얘기를 듣고 양조위가 영화와 영화 산업을 정말 많이 사랑하는 배우임을 느꼈으며 자신도 마인드 리셋하게 됐다고 전했다.

“대본을 읽으며 떠올린 1순위 배우들과 같이 했다”

-노덕 감독

<글리치> GV현장

연출을 맡은 노덕 감독은 <글리치>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SF를 코미디를 비롯한 다양한 장르로 풀 수 있다는 것”과 “그 안에 두 여성의 성장담을 제대로 담을 수 있겠다는 것”을 느꼈다. 무엇보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상상한 배우들을 정말 같이 할 수 있게 돼 이런 작품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생각했을 정도라고. <글리치>는 전여빈, 나나, 류경수를 비롯해 백주희, 전배수, 최수임 등이 출연한다.

“전여빈, 세계적인 배우가 될 것”

-류경수

<글리치> GV현장

두 여성을 돕는 경찰 김병조 역의 류경수는 전여빈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촬영 현장에서 직접 목격해서 좋았던 것을 묻자 류경수는 “전여빈 배우의 연기를 보는 것이 가장 놀라웠다”고 대답했다. 그는 전여빈의 연기를 보며 연기 폭이 정말 넓구나, 어떻게 이렇게 연기를 할 수 있을까 감탄했다고. 그러면서 그는 “전여빈이 세계적인 배우가 될 거라고 확신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오픈 토크의 막바지, “<글리치>는 믿음에 대한 드라마인데, 각자가 생각하는 믿음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도 류경수는 “믿음이란 전여빈 배우인 거 같다. 너무 믿음직하다”며 신앙심(?)을 고백하기도. 그 말을 들은 전여빈은 “바다 보니까 기분이 좋다더니 저한테 선심을 써주는 거 같다”며 폭소했다.

“나나야 사랑해!” “사랑해!” “파이팅!”

- <글리치> 일동

<글리치> GV현장

이번 드라마에서 전여빈과 가장 많이 호흡을 맞춘 나나는 촬영 일정으로 BIFF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래서 무대에서 오른 세 사람은 나나에게 애정의 메시지를 보내기로 했는데, 노덕 감독이 “나나야 사랑해!”를 외치자 이어 전여빈도 “사랑해!”를 외쳤다. 류경수만은 다소 쑥스러웠는지 “파이팅”이라고 외쳐 좌중을 웃음 짓게 했다. 류경수는 이어 “촬영 잘하세요!”라는 메시지를 덧붙였다.


커넥트

미이케 다카시 감독, 정해인, 고경표, 김혜준

<커넥트>

<커넥트>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커넥트>는 다소 독특한 작품. 동명의 한국 웹툰을 원작으로 정해인, 고경표, 김혜준이 출연하지만 일본 영화감독 미이케 다카시가 작품을 이끄는 연출직을 맡았다. 한국 이야기에 한국인 스태프, 한국인 배우에 일본 감독이란 조합이 낯설면서도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죽지 않는 몸을 가진 동수(정해인)가 습격을 받아 오른쪽 눈을 잃고, 그 오른쪽 눈을 이식받은 진섭(고경표)이 보는 것을 그대로 보게 되면서 그가 연쇄살인마임을 알아챈다. 동수는 이랑(김혜준)의 도움을 받으며 진섭을 추격하게 된다. <커넥트>의 독특한 스토리는 기이하고 폭력적인 분위기를 잘 끄집어내는 미이케 다카시의 장기와도 맞닿아있다. 오픈 토크 현장은 송경원 씨네21 기자의 진행으로 미이케 다카시 감독, 정해인, 고경표, 김혜준이 참석했다. <커넥트>는 디즈니플러스에서 12월 공개 예정이다.

“영화인으로서 아시아의 큰 영화제에 참석해 영광”

-미이케 다카시

<커넥트> GV현장

<커넥트>의 주역들은 BIFF에 처음 초청된 이들이 많다. 고경표와 김혜준은 공개 전 작품으로 초청을 받은 것이 처음이라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가장 의외인 건 미이케 다카시 감독 또한 BIFF의 첫 발걸음이란 것. 그동안 부천판타스틱영화제 등으로 내한한 적은 있으나 BIFF에는 작품을 상영한 적은 있어도 초청이 처음이라고. 그는 영화인으로서 아시아의 큰 영화제에 초청받아 감사하고, 이런 기회가 또 만들어져 다시 뵐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혜준, 힘을 북돋아주는 에너지가 있는 배우”

-고경표

<커넥트> GV현장

<커넥트> GV현장

이랑 역을 맡은 김혜준은 원작과 캐릭터가 가장 많이 달라서인지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말을 아끼곤 했다. 그러자 고경표가 대신 첨언해주겠다면서 “김혜준 배우가 액션을 하느라 고생이 많았다. 추운 날 촬영이기도 했고. 저는 (김혜준과) 처음 호흡을 맞췄는데, 감사 인사를 했었다. 지칠 수 있는 순간에 혜준의 힘을 북돋아주는 에너지가 많이 와닿아서 촬영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라고 그에게 재차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고경표, 아픈 스태프 둘러업고 응급실까지 챙겨”

-정해인

<커넥트> GV현장

고경표의 발언을 시작으로 <커넥트> 오픈 토크 현장은 미담 공개가 이어졌다. 정해인은 극에서 대립각을 세우는 고경표에 대해 “역할이 어둡고 냉소적이라 힘들었을 텐데 그 와중에도 주변 스태프를 챙기는 모습을 봤다. 참 좋은 배우이자 참 좋은 사람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또 정해인은 “당시 코로나19가 심했을 때다. 의상 팀장님이 몸이 안 좋으셨는데, 경표 배우가 둘러업고서 응급실까지 그분을 챙겼다”는 훈훈한 일화를 전했다.

“무슨 일이 있든 감독님 편이라는 정해인의 말이 힘이 됐다”

-미이케 다카시 감독

<커넥트> GV현장

이 미담 릴레이는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발언으로 이어졌다. 미이케 감독은 “첫 미팅을 화상통신으로 진행했다. 그때 정해인이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감독님 편에 있겠다, 지시하시는 대로 할 테니 다 같이 파이팅해서 잘 찍자’는 말을 했다. 그 말이 큰 힘이 됐다”고 회상했다. 이에 정해인은 “그때 기억이 선명한데, 감독님께서 저를 보고 수줍게 웃으셨다. 배우나 스태프가 한국인이니까 감독님께서 현장에서 답답해하시거나 어려워하실 것 같아 조금이나마 힘이 돼드리려고 그런 말을 했다. 기억해주시니 감사하고 부끄럽기도 하다”고 미이케 감독의 말에 화답했다.

“고경표의 살, CG 아냐”

-미이케 다카시 감독

<커넥트> GV현장

막바지에 다다른 <커넥트> 오픈 토크 현장을 웃음으로 채운 건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농담이었다. 미이케 감독은 “작품을 보면 아시겠지만, 고경표 배우가 지금보다 살이 좀 더 있다. CG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라”는 농을 던졌다. BIFF에서 오랜만에 재회한 <커넥트> 주역들은 고경표를 보고 그때보다 살이 빠졌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고. 오픈 토크 현장에서 다소 진지한 태도를 유지하던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생각 못 한 한마디에 배우와 관객들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글=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