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트 아담이란 인물은 마법사의 선택을 받고 마이티 아담이라는 슈퍼히어로가 되었다. 그러나 힘에 취해 타락하자, 샤잠은 그가 수치스러운 존재라며 마이티가 아닌 ‘블랙 아담’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이 안티히어로는 이제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인 드웨인 존슨의 연기로 그 강력함을 보여줄 때를 기다리고 있다. DCEU의 재도약을 위한 중요한 역할인 블랙 아담에 대해 알아두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래서 정리해본다. 블랙 아담의 모든 것!
블랙 아담의 다양한 기원
1945년, 포셋 코믹스에서 출발한 블랙 아담은 이집트 왕자라는 설정이었다. 약 5,000년 전에 마법사인 샤잠이 테트 아담 왕자를 마이티 아담으로 변신시켜주었으나, 신의 힘을 얻은 그는 타락하여 파라오를 죽이고 스스로 왕이 되었다. 슈의 체력, 헤르셰프의 힘, 아몬의 파워, 제후티의 지혜, 안푸의 스피드, 멘투의 용기를 갖고 세상을 지배하려는 아담의 힘을 빼앗을 수 없었던 샤잠은 지구 밖으로 추방해버렸다.
포셋 코믹스가 DC 코믹스로 흡수되고 나서, 1994년에야 DC 유니버스에 등장한 블랙 아담의 설정도 역시 마법사의 선택을 받은 것은 동일하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샤잠의 딸인 블레이즈가 세트 신과 계약을 맺고 아담에게 신의 능력을 주었다. 이때 능력을 준 신의 목록은 이전과는 달라졌는데, 슈의 체력, 헤루의 신속함, 제후티의 지혜, 아톤의 파워, 메헨의 용기였다. 수천 년 간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해온 아담이 가족이 살해된 뒤에 칸다크라는 국가를 정복하자, 샤잠은 자신의 딸 때문에 타락했다고 생각해서 아담의 영혼과 능력을 풍뎅이모양 유물 속에 가두어버렸다.
2012년의 버전은 왕자가 아닌, 독재자에게 가족을 잃은 노예였다. 유일하게 남은 가족인 조카 아만이 아직 숨이 붙어 있는 아담을 데리고 탈출하다가 마법사 샤잠을 만났다. 소년에게서 고귀함을 본 샤잠은 신의 능력을 주었고, 아만은 삼촌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힘을 나누어주었다. 솔로몬의 지혜, 헤라클레스의 힘, 아틀라스의 체력, 제우스의 파워, 아킬레스의 용기, 머큐리의 스피드로, 이번엔 그리스 신들 쪽으로 바뀌었다. 그 뒤, 샤잠의 마법 전사가 되어 두 사람은 조국 칸다크를 독재자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출발했다. 그러나, 폭력적인 방법으로 복수를 하며 독재자를 몰아내려는 아담은 용서와 화해로 평화롭게 사태를 해결하려는 아만의 사상이 틀렸다고 믿고, 조카를 죽여 그 힘을 전부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결국, 아담은 샤잠에 의해 봉인되었다. 이후, 시바나에게 발견되어 부활한 뒤에는 샤잠의 힘을 버리고, 이집트 신들로부터 새로운 힘을 얻었다. 슈의 체력, 호루스의 스피드, 아문의 힘, 제후티의 지혜, 아텐의 파워, 메헨의 용기가 그것이다.
올해 코믹스로 출간된 영화 설정에 따르면, 드웨인 존슨의 영화에서도 아담은 노예였던 것으로 되어 있다. 아내와 아들을 두고 힘겹게 살다가 마법사로부터 신의 능력을 얻고 칸다크를 해방시켰으나, 다른 곳을 위해 싸우느라 정작 지켜야 할 자신의 가족을 잃고 말았다. 이에 분노한 아담은 많은 생명과 문명을 파괴한 끝에 마법사에 의해 매장되었다.
샤잠과의 비교
마법사 샤잠이 일선에서 물러난 후에 지명한 마법 전사가 블랙 아담, 그 다음이 빌리 뱃슨의 샤잠이다(영화에선 그 사이에 시바나가 자리하고 있다).
눈에 띄는 차이점이라고 하면, 똑같이 “샤잠!”을 외치지만 그 힘을 주는 신들이 다르다. 아담도 빌리 뱃슨처럼 그리스 신들로부터 힘을 받았었지만, 마법사와 관계를 끊고서는 자신의 고향에서 널리 퍼진 이집트 신들로부터 힘을 얻고 있다.
그렇다면 거의 동일한 크기의 능력을 가진 두 사람 중 누가 더 강할까? 어린 소년인 빌리 뱃슨에 비해 블랙 아담은 인생경험과 전투경험이 훨씬 풍부하다. 따라서 조건이 같다면, 더욱 능숙하고 노련하게 사용할 수 있는 블랙 아담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빌리는 형제들에게 힘을 나누어주기까지 하면 더욱 약화되니까.
히어로인가 빌런인가?
DC의 대표적인 안티히어로라고 많이들 소개하지만, 실상은 빌런다운 면모를 더 많이 보여줬다. 그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대상은 자신이 다스리는 칸다크와 동맹들뿐, 자신이 보호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서는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며 싸운다. 따라서, 자국 내에서는 신이나 다름없는 추앙을 받지만 외부에서 볼 때엔 그저 사악한 독재자일 뿐이다.
변덕스럽게도, 예전 버전에서는 저스티스 소사이어티 오브 아메리카, 줄여서 JSA라고 하는 슈퍼히어로 팀에 합류하기도 했고, 지금은 저스티스 리그에 소속되어 있다. 과격한 스타일의 아담을 보는 세상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피스메이커나 퍼니셔 같은 안티히어로처럼 ‘자신만의 정의’를 위해 움직이지만, 빌런들의 연합에 자주 가담하며 히어로들과 사이가 좋지 않은 모순적인 존재다.
아담의 패밀리
아담은 아내와 아들이 죽은 후에 오랫동안 혼자 지내다가 아드리아나라는 노예를 만나 재혼했다. 따뜻한 마음씨와 지혜와 용기를 갖춘 아드리아나에게 파라오 하트솁수트의 마법 부적을 주어, “나는 이시스다.” 라고 말하면 여신의 능력을 갖게 되는 이시스로 변화시켰다. 이시스는 블랙 아담과 비슷한 능력에, 자연의 성질을 조종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었다. 아내의 선한 영향력에 감화된 아담은 보다 온화한 방식을 택했으며, 인터갱이라는 범죄조직에 잡혀 있던 아드리아나의 동생 아몬도 구출해냈다. 이때 아몬이 너무 심하게 다친 상태라 아담은 자신의 힘을 나누어주었는데, 아몬은 “블랙 아담!”을 외치면 아담의 힘을 가진(그러나 더 약한) 오시리스로 변신할 수 있게 되었다. 셋은 세간의 의혹 어린 시선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히어로다운 활동을 이어갔지만, 아몬과 아드리아나가 차례로 살해되면서 아담은 다시 차갑고 잔인한 인물로 돌아갔다.
얼마 전엔 다크사이드와의 전투로 인해 죽어가는 아담이 자신의 후손을 찾아갔다. 미국에 살고 있는 의대생인 말리크 아담 화이트는 아담으로부터 후계자로 지목받고 “샤잠!”을 말해 신의 힘을 받았는데, 아담은 그에게 화이트 아담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말리크가 그 이름을 거부하긴 했지만, 새로운 마법 전사가 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 코믹스 칼럼니스트 김닛코